[루키] 이민재 기자 = NBA는 올스타전을 기점으로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눈다. 특히 후반기는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과 함께 마지막 전력을 가다듬는 시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 2년간, 후반기 승률 1위를 기록한 팀이 NBA 챔피언십을 따냈다. 후반기의 중요성을 알 수 대목.

그렇다면 후반기에 불타오르고 있는 팀은 어디일까? 팀마다 주전 5인방의 공격/수비 효율성(각각 100번의 공격/수비 기회에서의 득점/실점 기대치)의 마진을 바탕으로 후반기를 살펴보았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지난 2014 NBA 챔피언십을 따낸 후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을 당하며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특유의 톱니바퀴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다. 불가능해 보였던 ‘16시즌 연속 50승 이상’ 기록에도 어느새 단 3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편, 후반기 들어 스퍼스 특유의 모션 오펜스가 물이 올랐다. 3월 14경기에서 기록한 공격 효율성이 무려 114.0점으로, 시즌 평균(105.5점)보다 8점 이상 높았다. 이는 토니 파커의 활약과 연관되어 있다. 파커는 전반기에 부상으로 자주 결장하며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20경기에 모두 출장해 평균 15.6점, 2.5리바운드, 5.4어시스트, 1.1스틸, FG 49.2%로 팀을 이끌고 있다.

현재 샌안토니오는 47승 26패(64.4%)로 서부 컨퍼런스 6위에 올라있다. 4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승차는 단 0.5게임 차이로,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 지금 기세대로라면 불가능은 없어 보인다.

지난 2월, LA 클리퍼스의 주축 선수인 블레이크 그리핀이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그리핀이 결장하면서 팀 생산성은 극히 떨어졌고, 2월 11경기에서 5승 6패(45.5%)로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3월 그리핀 복귀 이후 팀은 11승 4패(73.3%)를 기록, 예전과 같은 강력함을 되찾았다.

클리퍼스는 2월 성적은 부진했지만 수확은 있었다. 바로 디안드레 조던의 성장세다. 그리핀의 공백을 혼자 메우며 공수를 막론하고 엄청난 역할을 수행한 것. 이제 조던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내기 시작했다.

또, 클리퍼스는 점차 우승 후보로서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후반기에 기록한 수비 효율성은 리그 3위(99.3점)에 해당한다. 전반기 19위(104.4점)에 불과했던 수비 효율성보다 훨씬 나아졌다. 클리퍼스의 공격 화력은 언제나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수비 조직력까지 자리를 잡았다. 클리퍼스는 막판 서부 컨퍼런스 순위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약점을 메우기 위해 실시한 두 번의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가 됐다. 티모페이 모즈고브, JR 스미스, 이만 셤퍼트를 영입하며 공수 균형을 맞추게 된 것. 팀 경기력 또한 몰라보게 좋아져 후반기 승률 2위(75.0%)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비의 변화가 경기력 향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 데이비드 블렛 감독은 상대의 2대2 게임에 대한 수비 전략으로 ‘헷지 디펜스(Hedge Defense)’를 선택했다. 볼 핸들러를 압박해 골밑 침투를 막고자 한 것이었다. 골밑에서 상대의 높이를 막아낼 빅맨 자원이 없어 선택한 불가피한 전술이었다.

하지만 모즈고브를 영입하면서 골밑에서 상대 높이에 대한 불안함이 사라졌다. 이에 블렛 감독은 후반기 들어 헷지 디펜스보다 페인트존을 묶는 수비를 펼치고 있다. 모즈고브의 골밑 수비와 스미스와 셤퍼트의 외곽 수비가 더해져 강한 압박이 가능해졌다.

이민재 기자(alcind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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