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정진경 칼럼니스트] 우리은행과 선두 경쟁을 펼치던 ‘디펜딩 챔피언’ KB스타즈에 큰 악재가 닥쳤다. 전력의 절대 지분을 차지하는 박지수의 부상이다. 박지수는 우측 둔부와 대퇴부 사이 근육파열로 최대 4주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지수는 루키 시즌, 청소년 대표팀에서 입은 부상으로 인해 프로 데뷔가 늦었던 것을 제외하면 단 한 경기도 결장이 없었다. 2016년 12월 17일 이래로 박지수 없이는 단 한 경기도 치른 적 없는 KB에게 최대 한 달간의 시련이 닥쳤다.

박지수의 예견된 부상?
박지수는 입단 시즌인 16-17시즌 데뷔 경기부터 팀이 챔피언에 등극한 지난 시즌까지 큰 부상 없이 평균 32~35분가량 출장하며 전 경기를 소화했다. 

쉴 시간도 없었다.

박지수로서는 WKBL 2016-17시즌을 마친 후 휴식기를 가진 것이 한국 여자농구 선수의 일반적인 휴식 패턴의 마지막이었다. 비시즌 훈련과 WKBL 2017-18시즌을 치렀고 이후 WNBA에 지명되어 트레이닝캠프를 거쳐 WNBA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국가대표로 활약한 후 다시 WKBL에서 뛰는 일정이 반복됐다.

2017-18시즌을 앞둔 비시즌 훈련이 2017년 6월에 시작됐다고 보면, 약 2년 6개월간 꾸준히 농구만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WNBA 훈련양이나 게임 출장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크게 우려가 안 되지만, 체력이나 신체 밸런스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국내 시즌에 합류하는 상황은 부담이다. 대표팀에서도 합류 후 바로 경기에 투입되어, 거의 35분 이상을 소화해야했다.

선수의 부상은 대부분 선수가 피로가 누적되었을 때, 깨진 신체 밸런스와 함께 집중력도 떨어지며 당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와 우연한 접촉에 의한 부상이어도 컨디션이 좋을 때는 충분히 큰 부상을 피할 수 있다. 예민하게는 선수가 발에 불편한 새 신발을 신었을 때, 습관적으로 쓰지 않던 근육을 쓰면서 피로가 누적되고 무리를 해서,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박지수는 도쿄 올림픽 프리 퀄리파잉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뉴질랜드전에서 왼쪽 대퇴부 쪽 부상을 당하면서, 상당한 고통을 호소했다. 벤치로 물러난 후 앉지도 못하고 누워 있어야 했지만 대표팀에 위기가 닥치자 자진해서 다시 코트로 복귀하는 투혼을 보였다. 경기가 끝난 후, 동료의 등에 업혀서 눈물을 보였다.

다행히 대퇴부 타박으로 큰 부상은 아니라는 진단이었지만, 그 정도 통증을 호소할 상황이었으면 선수 본인에게 상당한 충격이 있었을 것이다. 

이번 박지수의 부상 부위는 뉴질랜드전과는 반대인 오른쪽이다. 부상 원인에 대해서는 피로 누적보다는 가격 및 타박 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들었다. 하지만 누적된 피로가 전혀 영향이 없지는 않았을 것 같다.

뉴질랜드 전에서 다친 부위는 시간이 지나 차츰 나아졌어도, 회복 기간 중 의식적으로 반대쪽에 힘을 더 쓰게 되고, 근육 사용도 반대쪽이 더 늘기 때문에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해당 부위에 부하가 더 걸렸을 것이다. 

하체의 경우, 부상으로 인해 한쪽을 수술하거나 치료를 길게 받았던 선수들이 복귀 후 의식적으로 반대쪽에 더 힘을 싣다가 양쪽을 다 다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무릎이나 발목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겪는 악순환이다.

박지수의 경우, 상대팀의 견제가 매 시즌 강해지고 있다. 힘 자체가 국내 선수들과는 완전히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의 일대일은 물론, 상대 수비의 더블팀은 일상이 되었고, 이번 시즌에는 세 명이 박지수에게 달려드는 수비가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의 상대 수비는 집요하고 거칠고 공격적일 수 밖에 없다. 박지수에게 밀리면 경기를 내주게 되니, 당연히 박지수를 더 강하고 적극적으로 괴롭히라는 주문이 있을 것이다. 

박지수를 상대하는 작은 신장의 선수들은 장신의 박지수를 막기 위해 자세를 더 낮춰서 팔(혹은 팔꿈치)로 박지수의 허벅지나 하체를 지속적으로 밀어내게 된다. 팔로도 안 되면 무릎을 넣기도 하고, 때로는 파울을 감수하고 온 몸으로 공략하기도 한다. 박지수의 하체를 강력하게 압박하고 밀어내는 것은 키 작은 선수들의 필수적이고 가장 집요한 방어법이다. 

박지수도 온 힘을 다해 이런 수비에 맞서게 되는데, 더블팀 혹은 트리플팀까지 붙는 상황이 되면 미처 예상치 못한 쪽에서 부딪혀오는 상대들과의 몸싸움에서 강한 충격을 받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일부 팬들은 박지수가 하체가 부실해서 휘청거리고 넘어진다고 비판할지 모르겠지만, 거기에는 이런 이유도 있는 것이다. 

박지수의 높이가 다른 국내 선수들보다 월등한 만큼, 그 어떤 장신선수들보다 이런 상황을 지속적으로 빈번하게 겪게 된다.

박지수의 부상이 피로 누적보다 타박에 의한 가능성이 높다는 의사의 소견을 감안하면, 아마도 이것이 박지수 부상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다.

일련의 종합적인 상황들은 박지수를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지치게 했다고 본다. 

박지수의 부상은 큰 악재다. 하지만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엄청난 피로를 안고 상상 이상의 부담과 싸워왔던 박지수를 생각하면,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부분은 차라리 다행이라 할 수도 있다. 

예후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최대 4주간 결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4주라는 기간이 소속팀인 KB에게는 정말 긴 공백이겠지만, 그래도 박지수가 이보다 더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고, 적절한 휴식이 보장된다면 부상 이전보다 더 좋은 상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려했던 KB의 경기력
사실 시즌 초부터 KB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의 여유라고 생각했지만 우리은행과의 맞대결 2연패는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두 경기 모두 초반에 상대에게 기선을 제압당했던 모습은 ‘챔피언의 위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결과에서는 큰 점수차로 이기더라도 내용 면에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박지수-카일라 쏜튼의 조합이 지난 시즌만큼의 폭발력이나 다른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2라운드 이후, KB의 이런 모습은 연습 부족에 의한 체력과 집중력의 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런 평가는 코칭스태프나 선수들로서는 상당히 억울하거나 화가 날 수 있는 부분이다. 비시즌 훈련을 고되게 하지 않는 팀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지수가 WNBA 일정을 소화했고, 강아정과 염윤아 등의 부상으로 인해 주력 선수들의 비시즌 훈련이 충분치 않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대표 차출도 많아 KB는 비시즌에 주력 선수들의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팀 연습이 부족했다는 점은 분명 사실일 것이다.

또한, 상대팀의 대비도 이유일 수 있다.

‘박지수+쏜튼’은 지난 시즌 KB의 V1을 완성한 가장 핵심 조합이었다. 2018-19시즌 내내 KB와의 경기에서 이 조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상대들은 충분한 대비과 다양한 대응책을 준비했을 것이다. 더불어 외곽 찬스의 타이밍도 조금씩 늦어지면서 완벽하고 쉬운 오픈 찬스를 만들기도 더 어려워 진 부분이 KB에게 있었던 것 같다.

박지수의 부재 
박지수의 부상은 KB에게 분명 엄청난 위기다.

박지수가 KB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리그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쏜튼도 대단한 선수지만, KB를 상대하는 다른 팀 사령탑들 모두가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쏜튼이 아닌 박지수다. 그렇기에 KB가 박지수 없이 얼마나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결과적으로 KB는 박지수가 빠진 후 2경기 모두를 이겼다. 경기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이번 시즌 들어 KB가 보여준 가장 좋은 경기력이었다.

물론, 고려해야할 부분도 있다.

KB가 이긴 두 팀은 삼성생명과 하나은행이었다. 삼성생명은 리네타 카이저와 김한별이 부상으로 못 뛰었다. 하나은행은 높이의 약점이 있는데다가 외국인 선수 마이샤 하인즈 알렌의 키가 185cm로 쏜튼과 함께 외국인 선수 중 최단신이다. KB는 박지수의 공백으로 발생한 높이의 고민이 가장 드러나지 않는 상대들과 경기를 치렀다. 

따라서 두 경기의 승리가 마냥 고무적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박지수 없는 농구’가 익숙하지 않은 여건. 심지어 경기 중 잠깐 박지수가 빠졌을 때도 우위를 유지하는 데에 안정감이 부족했던 KB가 지난 두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분명 칭찬 받을 만했다.

선수들의 공간 활용이나 움직임이 더 넓어지고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옵션을 보여줬다.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는 3점슛을 무려 13개나 성공하며 50%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WKBL에서 ‘양궁농구 본가’가 KB였음을 오랜만에 다시 증명했다.

박지수가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막히고 플레이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함께 뛰는 선수들도 당황하고 불안해 질 수 있다. 박지수가 부진할수록 ‘오늘 경기가 잘 안 되네’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박지수가 있으니 제공권의 우위로 결국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여유’의 정체가 사실은 박지수에 대한 ‘의존’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명에 대한 의존은 다른 선수들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어쩌면 ‘기대 이하’라고 했던 경기 내용의 정체가 이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박지수가 없었던 지난 2경기에서는 ‘수동적’이라는 단어가 지워졌다.

‘박지수-쏜튼’의 위력이 중심에 있었지만, 이것만으로 KB가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아니다. 강아정의 리더십과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역할, 우승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이 되었던 염윤아의 활약, 심성영의 성장과 확실한 식스맨이었던 김민정 등 선수 각자의 역할과 조합이 함께 어우러졌다.

올 시즌 좀처럼 보이지 않던 KB의 이런 장점들이 지난 두 경기에서 다시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

함께 타이틀을 차지했던 경험이, 그리고 챔피언의 이름을 달고 뛰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존심이 박지수의 부재와 함께 본격적으로 선수들을 달리게 만든 것 같다. 책임감을 나누어 가지며 활동량이 늘어났고, 기본적으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박지수가 없었던 지난 2경기에서 KB는 평균 75.0득점, 58.5실점 속에 3점슛 야투율 43.6%, 2점슛 야투율 52.4%를 기록했다. 경기수와 상대팀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지만 이전보다 득점은 늘고 실점은 줄었다. 야투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박지수 없이 이런 수치를 만들었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런 경기가 거듭되면 선수들 각자가 본인의 역할을 제대로 찾아갈 것이고, 박지수가 돌아온 뒤의 위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KB를 상대하는 다른 팀들도 생각을 다르게 해야 한다.

그동안 다른 팀 선수들에게 박지수는 좋은 핑계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절대적인 높이의 대체 불가 선수’인 박지수가 있기 때문에 KB에게 지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는 핑계다. 박지수만 아니면 이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본다. 부질없는 자기 위로이자 의미없는 정신 승리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승은 어느 한 명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특출한 에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우승은 결국 팀원 모두에 의해 만들어진다. 박지수가 시즌아웃을 당한 것도 아니기에, KB 선수들은 박지수가 돌아오기 전까지 최대한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상당할 것이다. 

이런 KB를 쉽게 생각하고 덤볐다가는 오히려 허를 찔리게 되고, 당황하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계산과 생각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경기의 흐름이 자신들이 준비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선수들은 가장 흔들린다.

‘박지수의 결장’은 KB는 물론 다른 팀들도 ‘철저한 준비’의 범위를 더 넓혀야 하는 공통 과제다.

KB, 더 중요해 진 두 선수의 활약
박지수가 없는 기간 동안 KB에서는 더욱 활약이 중요해진 두 선수가 있다. 쏜튼과 김소담이다.

쏜튼은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36점 20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이 경기에서 3점슛 시도는 단 1개뿐이었다. 모든 득점이 인사이드에서 나왔다.

반면 하나은행과의 경기(25점 13리바운드)에서는 상대 외국인 선수인 마이샤를 데리고, 인 앤드 아웃으로 활발히 움직이면서 3점슛 5개를 시도해 3개를 성공했다. 2점슛도 57.1%(8/14)로 안정감을 보여주며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했다.

쏜튼은 경기 자체의 좋고 나쁨을 주도하는 리더 성향의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분위기를 굉장히 잘 타는 선수다. 팀원들의 좋은 활약이나 분위기를 느끼면 본인의 ‘손맛’까지 살아나면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발력을 자랑한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약점이 있는데, 이런 분위기에 공격이 잘 되면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적극성을 보여준다. 

현재 WKBL에 있는 외국인 선수 중 쏜튼보다 작은 선수는 없다. 반대로 쏜튼보다 빠른 선수도 없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쏜튼은 상대팀의 국내 선수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쏜튼이 누린 ‘박지수 효과’다. 그러나 박지수 없는 기간 동안은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 되는 경우가 더 늘어날 것이다.

자신의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빅맨들을 내외곽으로 끌고 다니며 이용하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또한 KB의 동료 선수들 역시 지난 두 경기처럼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통해 쏜튼이 소위 ‘미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한편, 김소담은 시즌 중 김진영과 1대1 트레이드로 KB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이적 후, 팀 적응기를 가지며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지만, 박지수가 없는 두 경기에서는 평균 28분 정도를 뛰며 10.0점 3.5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소담의 주 포지션은 4번이지만 인사이드보다는 외곽, 골밑보다는 미드레인지를 선호한다. 슛 거리도 길어서 지난 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3점슛을 종종 시도하는데 정확도도 좋은 편이다. 184cm의 장신 선수로, 힘이 없는 스타일도 아니기 때문에 수비에서는 충분히 인사이드를 지킬 수 있다.

김소담은 과거 KDB생명 시절부터 팀이 미래 핵심자원으로 분류하고 애지중지했던 선수다. 일찌감치 국가대표 경력도 쌓았다.

하지만 끝내 주변의 기대에 응답하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의욕이 떨어지는 플레이를 반복하다 벤치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김소담의 성장 정체는 기량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에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소담에게는 지금이 기회다.

팀을 옮기면서 분위기도 바뀌었고, 마음을 털고 자기가 잘하는 것을 통해 스스로를 보여줄 수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지 얼마 안됐음에도, 지난 두 경기에서 김소담은 KB 기존 선수들과 유기적인 모습을 보였고, 하나은행 전에서는 리바운드에서도 적극성을 가져갔다.

박지수가 없는 지금 김소담의 활약은 KB에게 무척 중요하다.

김소담이 이 기간 동안 확실하게 부진을 털고, 강점을 보여주면 KB는 박지수 외에 또 한 명의 강력한 인사이드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높이의 장점을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복귀 후 박지수의 출전 시간도 더욱 탄력적으로 안배할 수 있을 것이다.

KB는 디팬딩 챔피언이다. 챔피언벨트를 두르고 경기를 뛰고 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분명한 저력을 갖고 있다.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KB는 지난 시즌에도 상당한 위기를 맞았다. 당시에도 경기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뜻밖의 3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주장 강아정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우리은행의 독주를 제어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KB는 그 위기에서 우리은행을 잡았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13연승을 내달리며 순위를 뒤집었다. 박지수-쏜튼의 막강한 조합이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했던 것도 이즈음 부터였다. KB의 V1은 위기를 딛고 팀이 더욱 단단해지며 얻은 성과였다. 이번에도 그 저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

박지수의 부상 결장 악재라는 위기를 만나지 않았다면 다른 선수들의 각성과 경기력 회복은 더욱 더딜 수 있었다. 그래서 박지수의 부상은 KB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그리고 다른 팀들에게는 반대로 기회이자 위기다. 절대 전력이 빠진 상황에서도 KB가 흔들리지 않고 챔피언의 길을 걷는다면, 박지수가 다시 건강하게 복귀한 후에는 더욱 수세를 극복하기가 힘들 것이다. KB의 지난 두 경기를 통해 다른 팀들도 이들의 저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박지수의 부상’은 KB는 물론 WKBL 모든 구단들에게 ‘준비의 폭’을 더욱 넓게 만들었다. 다양한 변화와 철저한 준비 속에 ‘박지수 없는 기간의 WKBL’은 새로운 치열함을 가져갈 것이다. 

그리고 비록 부상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발생한 공백이지만, 이 기간을 통해 박지수가 충분한 휴식으로 정신적-체력적 피로를 씻어내고 건강하게 웃으며 돌아오기를 바란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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