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날던 매들이 잠시 저공비행 하고 있다.
애틀랜타 호크스의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애틀랜타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4-15시즌 정규리그 오클라호마시티 원정경기에서 115-123으로 패했다.
19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경기에 이어 연패를 당했다. 또, 최근 8경기에서 4패를 기록하는 등 흐름이 좋지 않다.
애틀랜타는 12월과 1월, 총 33경기에서 31승 2패를 기록, 93.4%의 경이로운 승률을 올렸다. 1월에는 17전 전승을 달리며 주전 베스트 5가 모두 동부 컨퍼런스 '1월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1월과는 분명 달라졌다. 2월 이후 13승 8패에 그치며 주춤한 상태다. 3월 초에는 리그 최약체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76ers에게 84-92로 패하기도 했다.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애틀랜타의 월별 성적 변화
11월 9승 6패
12월 14승 2패
1월 17승 0패
2월 7승 4패
3월 6승 4패

무뎌진 수비
가장 큰 이유로는 수비력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2월과 1월 열린 33경기에서 상대에게 100점 이상을 내준 경기는 총 10경기였다. 그런데 2월 이후 열린 21경기에서는 벌써 8번이나 100점 이상을 허용했다.
또, 리바운드의 약점이 점점 도드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애틀랜타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40.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리그 28위에 올라 있다. 최근 경기들에서는 번번이 리바운드에서 밀리며 제공권을 장악 당하고 있다.
애틀랜타는 스몰 라인업을 기본 전술로 쓰는 팀이다. 그간 리바운드의 열세는 더 많은 활동량과 정확한 야투로 상쇄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포기하고 수비 리바운드에 전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전법의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 시즌이 막바지로 흘러감에 따라, 선수들의 체력 또한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LA 레이커스전은 그 좋은 예다. 애틀랜타는 무려 54개의 리바운드를 헌납했다. 호크스가 잡은 리바운드는 고작 34개. 승리하기는 했지만 약체 팀을 상대로 4쿼터 막판까지 고전했던 이유였다.
서부 원정 6연전
최근 성적이 안 좋은 데에는 스케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애틀랜타는 최근 서부 원정 6연전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싸워야 했다. 결과는 3승 3패.
특히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골든스테이트와 오클라호마시티에게 각각 114점, 123점을 내주며 패했다. 애틀랜타답지 않은 고실점이었다. 2주간 계속된 원정으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탓이었다.
애틀랜타는 이제 홈 7경기, 원정 6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13경기 중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인 팀은 세 팀에 불과하다. 애틀랜타가 체력 안배만 잘 한다면 10승 이상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카일 코버의 공백
우주 최고의 슈터, 카일 코버의 공백 또한 아쉽다. 코버는 지난 16일 레이커스와의 경기 도중, 에드 데이비스의 어깨에 부딪혀 코뼈가 부러졌다. 이후 세 경기 연속 결장하고 있는데, 호크스는 이 기간 동안 1승 2패에 그쳤다.
호크스는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물 흐르듯 돌아가는 팀이다. 그런데 그 중 중요한 부품이 하나 빠지면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애틀랜타 입장에서는 확실한 공격옵션 하나를 빼고 경기하는 셈이다. 평균 3.0개의 3점슛을 50.1%로 적중시키는 코버가 아니었던가.
물론 애틀랜타에는 여러 3점슈터가 포진해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코버만큼 위협적이지는 않다. 또, 코버 특유의 허슬 플레이도 그리운 시점이다.
어차피 1등
애틀랜타는 리그에서 가장 먼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앞으로 전패를 해도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는 의미다. 또, 동부 컨퍼런스 2위 클리블랜드와의 승차는 9경기. 남은 13경기에서 9번 이상을 지지 않는 한 동부 1위는 확정이라고 보면 된다.
유능한 감독, 마이크 부덴홀저는 이미 호크스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있다. 체력 관리를 위해 얼마 전부터 주축 선수들에게 번갈아 휴식을 주고 있다. 이미 나름대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코버 또한 조만간 코트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애틀랜타는 곧 다시 최상의 컨디션, 베스트 멤버를 갖추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호크스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1등이기 때문이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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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처 = 애틀랜타 호크스 공식 인스타그램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