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컨트롤 비트 다운 받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새크라멘토 킹스를 이끌었던 블라디 디박(47, 216cm)이 당시의 라이벌이었던 샤킬 오닐(43, 216cm)을 디스했다.
『AP 통신』은 18일(한국시간) "디박이 오닐에 대해 '재능은 없는데 힘만 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두 선수의 관계다. 이들은 현역 시절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던 사이였다. 디박은 2000년대 초반 우승후보 새크라멘토의 수장이었다. 오닐은 LA 레이커스를 리그 3연패로 이끈 장본인.
그런데 지금은 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닐은 새크라멘토의 소액 주주 중 한 명이다. 디박은 3월 초 킹스 구단 부사장으로 부임했다. 즉, 오닐이 디박의 직장 상사가 된 것이다.
디박은 새크라멘토의 올스타 빅맨 드마커스 커즌스의 재능을 높이 사고 있다. 그래서 커즌스를 칭찬하는 과정에서 오닐을 디스하게 됐다. 다음은 디박의 인터뷰 전문이다.
"나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농구계에 몸 담아 왔다. 그런데 커즌스는 내가 봤던 빅맨들 중에 단연 최고의 재능을 지녔다. 샤킬 오닐은 재능은 없고 힘만 셌다. 반면 나는 재능이 넘쳤지만 강인하지 못했던 경우다."
"커즌스가 이 팀의 리더가 됐으면 좋겠다. 진정한 리더가 되어 모두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줘야 한다. 커즌스는 득점과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사실 디박과 오닐의 디스전은 역사가 꽤 됐다. 2000년대 초반, 레이커스와 킹스가 라이벌리를 형성하던 무렵이었다. 당시 오닐은 "새크라멘토는 킹스가 아니라 퀸즈"라며 먼저 입방정을 떨었다.
이는 새크라멘토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2002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 레이커스는 로버트 오리의 극적인 위닝 3점슛으로 승리했다. 디박은 경기에서 패한 뒤 "아무나 넣을 수 있는 샷이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오리의 클러치 능력을 폄하했다.
오닐 역시 가만히 있을리 만무했다. 동료들에게 디박을 디스하는 로고송(?)을 불러주며 기싸움을 펼쳤다. 이처럼 당시 킹스와 레이커스의 라이벌리는 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결국 시리즈는 레이커스가 승리했다. 레이커스는 파이널에 올라가 리그 3연패를 달성했고, 킹스는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 시리즈는 훗날 팀 도너기 심판이 밝힌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다.
디박은 "내가 새크라멘토에서 보낸 6년 동안 느낀 감동은 정말 최고였다. 팬들 역시 그러한 감정을 다시 느낄 자격이 충분하다"며 킹스 부사장으로서의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커즌스를 도와 프랜차이즈 재건에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디박은 NBA 통산 13,000점 - 9,000리바운드 - 3,000어시스트 - 1,200스틸 - 1,600블록 이상을 기록한 역대 네 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다른 세 명은 카림 압둘-자바, 하킴 올라주원, 케빈 가넷이다.
샤크 vs 디박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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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처 = 유튜브 동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