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고려대 시절부터 출중한 실력과 외모로 인해 많은 인기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문성곤은 2015년,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안양 KGC인삼공사에 지명됐다.

그러나 많은 기대와 주목을 한 몸에 받은 것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는 다소 빠르게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역시, 남의 군 생활은 그렇게 빨리도 흐른다.

문성곤이 돌아왔다. 그것도 180도 변해서! 신인 시절의 문성곤은 조용하고 내성적인 선수였다. 그러나 다시 만난 문성곤은 훨씬 밝아졌고, 활발해졌다. 더 늠름해졌고, 성숙했다. 마냥 막내 같고 미소년 같았던 모습에서 한 뼘은 더 자란 것 같은 그가 바뀐 입지와 새로운 분위기 속에 또 한 번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9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돌아온 문성곤, 이제는 예비역
박지영(이하 ‘지영’): 경기 잘 보고 있습니다. 
문성곤(이하 ‘성곤’): 보시다 시피 전역하고 새로운 시즌이 시작해서 매 경기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지영: 아직 몇 경기 안했지만 이번시즌 느낌이 어때요?
성곤: 시작부터 악플에 시달리고 있어요. (허)웅이 부상 때문에요. 

지영: 아... 사실 문성곤 선수도 속상할 텐데... 인터뷰도 하셨던데요?
성곤: 네. 사람이 어떻게 고의로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요? 다친 선수가 다른 선수였어도 그렇겠지만 친구라서 더 속상했어요. 시합 중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인데, 제가 고의로 했다고 하니 더 속상하더라고요. 기자님들에게 동작까지 보여드렸어요. 어쩔 수 없죠... 웅이가 다친 것도 사실이고, 고의가 아니어도 제가 잘못한 거니까요. 

지영: 이후 허웅 선수와는 연락했나요?
성곤: 웅이랑은 굉장히 친해요. 상무에서 룸메이트이기도 했고요. 전화했더니 MRI 찍어서 보내주겠대요. 미안해서 계속 문자를 보냈어요... 미안하다... 진짜 미안하다... 어떡하냐... 미안하다... 계속 보냈죠. 제발 그만 좀 연락하라고 하더라고요. 뼈는 안 다치고 3주 정도 나올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비싼 밥 살 때 연락하라고 하더라고요.

지영: 뭐 살 거예요?
성곤: 웅이가 비싼 걸 먹으면 제대로 먹을 것 같아서, 단단히 준비하고 만나야죠. 예전에 웅이가 어디서 30만원 하는 스테이크를 먹었다고 했는데... 일단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어요. 

지영: 원래 두 선수가 많이 친했잖아요? 신인 시절 <루키더바스켓> 설문에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고 싶은 사람으로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썼던 게 기억나요!
성곤: 네... 저랑 웅이랑, (한)희원이까지 그랬는데... 그때는 신인이고 뭘 잘 몰라서... 서로 짠 것도 아닌데 그렇게 썼더라고요. 지금 다시 물어보면 절대 그런 답 안 나오죠. 하하...

지영: 상무에서 룸메이트였다고 했죠?
성곤: 네. 부대에서는 웅이랑, 원정가면 (김)준일이 형이랑 방을 썼어요.

지영: 둘 중 누가 룸메이트로 괜찮나요?
성곤: 둘이 똑같아요.(웃음) 먼저 말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특히 웅이는 자기가 궁금한 게 있다거나, 상의하고 싶은 게 있을 때만 얘기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준일이 형은 장난기가 너무 많죠.(웃음) 

지영: 귀찮은 스탈이군요!
성곤: 좋아요! 재밌는 형이에요. 그런데 준일이 형은 몸이 커서 장난치기 시작하면 감당이 안돼요. 너무 힘들거든요. 

지영: 아... 대형 강아지들이 자기가 아직도 어린 줄 알고 주인한테 안기는... 뭐 그런 느낌이겠네요.
성곤: 강아지요? 준일이형이요? 준일이형은 곰이죠... 거의 곰 만한 사람이 위에서 짓누르니까.... 하아...

지영: 본인은 룸메이트로써 어떤 성격인가요?
성곤: 웅이가 귀찮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널어놓은 빨래를 미리미리 다 개어 놓고, 또 다른 빨래가 끝나면 또 널곤 하는데. 웅이는 그게 귀찮았는지 널 때 같이 개면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제가 계속 청소하고, 정리하면서 상대를 귀찮게 하나 봐요. 

지영: 혹시... 결벽증?
성곤: 아니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지영: 그럼 군대에 가서 바뀐 건가요?
성곤: 원래 빨래나 청소를 자주하고, 좋아해요. 스트레스를 정리하면서 푸는 느낌이랄까? 정리된 걸 보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고요. 아침에는 환기를 해야 하니까 창문도 열어놔요. 그래서 일어나면 오늘의 미세먼지 상태가 어떤 지부터 확인해요. 

 

성격까지 바꿔 놓은 그곳, 상무
지영: 성격이 어때요?
성곤: 약간... 4차원이죠. 인정합니다.(웃음)

지영: 4차원인 선수들이 참 많잖아요? 최준용 선수라든가, 전준범 선수...
성곤: 아니.. 잠깐만요... 제가 4차원이긴 해도 그쪽까지는 아니에요. 거기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지영: 4차원이라면서요? 그래서 비슷한 가 했죠.
성곤: 제가 4차원이긴 한데... (최)준용이나 (전)준범이 형은 4차원이 아니라... 뭐랄까? 숫자를 나열할 수가 없어요. 준용이는 얼굴만 봐도 웃기잖아요? 저랑은 완전 달라요. 그쪽에 비교하시면 피곤하죠. 하하. 그런데 사실 준용이도 준범이 형에 비하면 별거 아니에요. 준범이 형은 얼굴 안 보고 이름만 들어도 팍 뭔가 오잖아요,. 전준... 까지만 해도 웃겨요. 하하. 그런데, 준범이 형이 진짜 사람은 정말 착해요!

지영: 네. 뭐 그렇다고 칠게요. 그러면, 본인은 어떤 면에서 4차원인가요? 
성곤: 뭐... 시합 중에 감독님께서 뭐라고 하시면, 제가 감독님 등을 두드리고 들어간다던가...

지영: 선수가 감독님한테요?
성곤: 네... 말씀하시는 게 어떤 건지 알았다는 신호죠. “네, 알겠습니다” 같은 거랄까요?

지영: 그건 “알겠습니다”가 아니라 “알았으니까 그만하세요!” 아닌가요?
성곤: 하하... 그래서 4차원인가봐요...

지영: 그래도 김승기 감독님이 성곤 선수를 참 예뻐하는 것 같아요.
성곤: 다행이에요. 저는 처음에. 감독님이 저를 싫어하시는 줄 알았거든요. 

지영: 왜요?
성곤: 게임을 뛰고 싶어서 계속 감독님을 쳐다봐도 눈길조차 안주시더라고요. 미어캣처럼 목 빼고 계속 눈 마주치려고 했는데, 일부러 피하시는 것처럼 눈을 안 마주치시더라고요.

지영: 이제는 경기를 많이 뛰니까 미어캣은 아니겠네요?
성곤: 아니요. 지금도 그래요. 선수는 누구나 게임을 많이 뛰고 싶잖아요. 지금도 계속 그러고 있어요.

지영: 군대를 다녀오기 전과 후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성곤: 맞아요. 전에는 굉장히 내성적이었는데 많이 바뀌었어요. 

 

지영: 계기가 있었나요?
성곤: 바뀌어야 된다는 걸 느낀 거죠. 선배들한테 연락도 잘 안하는 성격이었거든요. 내 생각만 하고 살았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군대에서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그러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선배들에게 먼저 연락을 하기 시작했어요.

지영: 형들이 좋아했겠네요?
성곤: 아... 그런데 너무 자주해서...(웃음) 군대있을 때 (박)찬희형, (양)희종이형, (오)세근이형한테 연락을 계속했어요. 편지도 쓰고, 콜렉트콜로 전화도 하고요. “형, 저에요! 전화 끊으시면 안 돼요” 막 그랬죠. 귀찮아하시더라고요. 하하. 찬희형은 연락 좀 그만하라고도 하고...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그렇게 하길 잘 한 것 같아요.

지영: 군대를 계기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는데, ‘상무’라는 곳이 어땠던 것 같아요?
성곤: 일단 군대 안에 있다는 게 힘들죠. 그런데 힘들어도 자기발전에 있어서는 정말 좋은 곳이었어요. 다녀오고 나니 ‘좀 더 많은 계획을 세우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요. 그랬다면 더 자기 계발을 많이 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지영: 뭐에 가장 집중했나요?
성곤: 슛 연습을 가장 많이 했어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요. 넓게 보고, 성격도 바꿔보고자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슛 연습은 정말 많이 했는데, 여전히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상무 때는 상대가 아마추어 선수들이잖아요. 프로하고는 확실히 다르거든요. 프로에 다시 복귀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많아요. 

②편에서 계속...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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