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런앤건 in 마일 하이 시티?"

마이크 댄토니(63)가 덴버 너게츠의 지휘봉을 노리고 있다. 『USA 투데이』는 4일(한국시간) "댄토니 감독이 너게츠의 감독직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덴버는 이날 브라이언 쇼 감독을 해고했다. 사유는 성적 부진. 쇼는 2013-14시즌 처음 감독으로 데뷔한 뒤 한 시즌 반 동안 덴버를 지도했다. 2013-14시즌에는 36승 46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탈락했고, 이번 시즌 역시 20승 39패로 부진해 결국 옷을 벗게 됐다.

쇼가 보여준 덴버의 농구는 부산하기 그지 없었다. 전임이었던 조지 칼이 화끈하고 재미있는 공격농구를 추구했던 반면, 쇼의 전술에는 이렇다할 특색이 없었다. 유망주들은 성장세는커녕 오히려 퇴보하기 시작했다. 팀 전체가 가라앉은 것은 당연지사였다.

한편, 댄토니는 2000년대 중후반 피닉스 선즈를 우승후보로 격상시키는 등 현대농구의 트렌드를 바꿔놓은 인물이다. 2004-05시즌에는 '올해의 감독'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09시즌 뉴욕 닉스 이적 이후의 커리어는 평탄하지 않았다. 2012-13시즌에는 LA 레이커스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두 시즌간 레이커스를 이끌었으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실상 해임됐다. 이후에는 코치직을 수행하지 않았다.

댄토니는 감독직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레이커스와 갈라설 당시, 댄토니는 2015-16시즌까지 연장계약을 체결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단 수뇌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팀 로스터와 맞지 않는 전술을 고집하다 선수단과의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이었다. 형편없는 팀 성적도 큰 이유였다.

그렇다면 과연 댄토니는 덴버의 감독으로 얼마나 적합할까. 우선, 댄토니의 공격철학은 너게츠에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덴버는 '마일 하이 시티'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고산지대에 위치해 전통적으로 홈 성적이 좋은 편. 

극단적인 공격농구를 추구하는 댄토니와 덴버의 궁합은 꽤나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덴버에는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이런 선수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화끈하고 빠른 농구가 도움이 된다. 

또, 포인트가드 타이 로슨 또한 '댄토니 효과'를 등에 업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댄토니는 포인트가드가 중심이 된 농구를 펼친다. 올스타였던 스티브 내쉬는 댄토니와 손을 잡은 뒤 MVP로 거듭났다. 이 외에도 크리스 듀혼, 레이먼드 펠튼, 제레미 린, 켄달 마샬 등이 '댄토니 시스템' 아래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덴버와 같은 고산지대에서 뛰려면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필수적이다. 2012-13시즌 조지 칼 감독은 이를 무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극복했다. 당시 덴버는 57승 25패를 기록, 서부 컨퍼런스 3위에 오른 바 있다. 칼은 이를 높이 평가 받아 '올해의 감독'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반면, 댄토니는 주전 선수들을 혹사시키는 스타일이다. 벤치 멤버까지 해도 주요 로테이션은 7~8인 정도를 유지해 왔다. 댄토니가 지도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경우, 시즌 도중 덴버 선수들이 일찍 방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댄토니가 덴버의 감독으로 부임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때 댄토니의 어시스턴트 코치였던 앨빈 젠트리(現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어시스턴트 코치) 역시 덴버의 감독 후보군 물망에 오른 상태. 당분간은 덴버의 어시스턴트 코치 멜빈 헌트가 감독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한편, 덴버는 이날 밀워키 벅스를 106-95로 잡아내며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쇼 감독 해고가 일시적인 효과를 본 것일까. 덴버는 이전 21경기에서 19패를 당하는 등 리그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바 있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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