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in 케빈 가넷
[루키] 이승기 기자 = 늑대 대장이 돌아왔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케빈 가넷(38, 211cm)이 연어 뺨치는 귀소본능을 발휘했다. 미네소타는 트레이드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브루클린 네츠와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네소타 in 케빈 가넷

브루클린 in 테디어스 영


미네소타는 득실대는 유망주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라커룸 리더가 필요했다. 살아있는 레전드 가넷은 그 적임자였다. 브루클린 입장에서는 늙고 비싼 가넷(연봉 1,200만 달러)을 보내고 더 젊고 저렴한 테디어스 영(연봉 910만 달러)을 영입했으니 이득.

가넷은 1995년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미네소타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고졸 출신 선수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지명이었다. 가넷은 2007년까지 미네소타에 몸을 담으며 MVP, 올스타, 국가대표 등 선수로서 거의 모든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우승반지는 차지하지 못했다. 우승이 간절했던 가넷은 눈물을 흘렸고, 결국 트레이드를 요청하여 보스턴 셀틱스로 떠나게 된다. 가넷은 보스턴 이적 첫 해였던 2007-08시즌, 챔피언에 등극하며 대업을 이뤘다.

이후 가넷의 커리어는 평탄하지 못했다.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결장하는 경기가 늘었고, 이에 따라 급격한 기량 쇠퇴를 보였다. 2013-14시즌을 앞두고는 보스턴의 리빌딩 정책에 의거, 브루클린으로 짐을 옮기게 됐다.

가넷은 브루클린에서 은퇴할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대체 왜 8년 만에 미네소타 복귀를 결심하게 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미네소타에 대한 가넷의 사랑 때문이다. 미네소타는 가넷에게 고향이나 다름없다. 데뷔 이후 구단의 극진한 보살핌 아래 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레전드로 성장했다. 그 사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브루클린 소속이었던 가넷은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소속 팀이 가넷의 트레이드를 하려 해도 본인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됐다. 실제로 브루클린 구단측은 가넷에게 미네소타행 트레이드에 대해 의사를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넷은 친정 팀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작년 11월에는 "언젠가 미네소타의 구단주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가넷이 팀버울브스를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뿐만 아니라 르브론 제임스의 결정 또한 가넷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가넷은 얼마 전 "르브론도 돌아갔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야?"라며 본인이 컴백홈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재미있는 사실은, 가넷 또한 르브론의 결정에 영향을 끼친 바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르브론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잔류와 이적을 놓고 갈등하다 마이애미 히트로 재능을 가져갔다. 당시 르브론은 미네소타에서 보스턴으로 이적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가넷을 보며 많은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네소타로 돌아온 가넷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미네소타는 아마도 팀 창단된 이래 가장 재능이 뛰어난 팀일 것이다. 정말이지 무한한 재능을 가진 팀"이라며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가넷은 앤드류 위긴스, 잭 라빈, 앤써니 베넷 등 유망주들의 좋은 멘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문에 의하면, 미네소타 구단은 가넷에게 2년 연장 계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라커룸 리더로서 코트 안팎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고향을 찾은 연어, 가넷의 황혼기를 지켜보도록 하자.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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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처 = NBA.com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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