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①편에 이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KT의 김영환 
지영: 지난 시즌은 어땠는지?
영환: 만족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시즌이었죠. 어린선수들이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던 한 시즌이었지만, 더 올라갈 수 있었는데 부상 선수들이 많이 나온 건 아쉽죠. 반반인 것 같아요. 그래도 젊은 선수들 기량이 많이 발전한 건 큰 소득이었죠. 이번시즌에는 더 잘 할 것 같아요.

지영: 작년 플레이오프 LG전에서 1-2차전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는데도 서동철 감독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실제로 어땠나요?
영환: 정말 좋았어요. 게임 지고 나서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 기분을 계속 가져가지 말고 다음 게임 준비를 잘하자는 분위기였죠. 다시 부산가면 우리가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얘기했어요. 기사에서는 ‘1-2차전에서 이기면 승률이 100%’라고 하는데 선수들에게 “스포츠에 그런게 어딨냐”며 어린선수들에게 먼저 가서 농담도 하고, 기운을 북돋워 줬죠. 그랬더니 애들이 바로, ‘이정도로 흥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으쌰으쌰를 잘하더라고요.(웃음) 요즘 애들은 정말 달라요!

지영: 서동철 감독님께서 슈터들을 살리는 농구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팀 컬러가 본인에겐 어떤지 궁금해요.
영환: 선수구성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작년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외국인 선수들까지 3점을 쏘는 스타일이었으니까요. 그런 농구가 재밌긴 하죠! 한번 터지면 무서우니까요.

지영: 안 터지면 최악이잖아요.
영환: 오늘은 아닌가보다 해야죠. 하하하하

지영: 정말 긍정적이네요!!
영환: 오늘 왜 안 되지? 생각하면 어차피 스트레스 받으니까요.(웃음) 오늘 안 터져? 다음게임 터지겠지! 준비 잘 하자! 뭐 이렇게 생각해요.

지영: 서동철 감독님이 “영환이는 슈터가 아니라 아주 훌륭한 포워드”라고 하셨어요.
영환: 훌륭하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네요. 하하하. 그렇죠. 감독님 말씀이 맞아요. 우리 팀은 3점슛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선수가 사실상 없거든요. 어떻게 보면 해결사가 없기도 하고요. 그래서 외국인 선수들이 팀 스타일에 맞게 플레이를 잘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지영: 그렇다면 올 시즌 김현민 선수는 3점슛을 몇 개나 성공할 수 있을까요? 요즘 연습을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들었어요!
영환: 연습만 열심히 해요.(웃음) 대학팀이랑 할 때는 곧 잘 들어가던데... 대표팀이랑 하는데 코너에서 라건아 앞에서 삼점슛을 딱 던지더라고요.

지영: 들어갔어요?
영환: 안 들어갔죠.(웃음) 올 시즌 한.... 세 개?

지영: 54경기에 세 개요?
영환: 찬스가 많이 날까요? 하하하하. 어제 오전에 감독님께서 슈터들 열심히 연습 시키면서, 20개 던져서 20개 다 들어가면 토요일 쉬자고 하시더라고요. 다들 아쉽게 한 두 개 차이로 성공을 못했어요. (조)상열이는 성공을 했는데 감독님이 못 보셨고요. 그 때 (김)현민이가 ‘저도 한 번 해보겠다’고 오더라고요. 감독님이 현민이는 17개만 넣으면 쉬게 해준다고 하셨는데 시작하고 5개 던지기 전에 바로 끝났어요.(웃음) 자신감은 끝내줘요.

지영: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면서 더 높은 곳을 향한 마음이 간절해졌을 것 같네요.
영환: 그렇죠. 플레이오프때는 관중들도 더 많이 오시고, 응원열기도 뜨겁다보니 선수들이 그런 큰 경기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진 것 같아요. 때문에 올 시즌도 잘해서 작년에는 6강에 갔으니 올 시즌은 4강, 그리고 분위기를 타서 결승까지 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지영: 올해 외국인은 어떤 것 같아요?
영환: 저보다 한 살 많은 형이 오더라고요! 오랜만에 형을 만나서. 하하하.사실 같이 해보기 전에 선수를 판단하는 건 좀 이른 것 같아요. 와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농구를 하는지를 먼저 파악 해봐야죠. 저희 팀 분위기가 강압적이거나 그러지는 않으니까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지내다보면 선수들도 특별히 크게 문제 될 부분이 없을겁니다. 

지영: 지난 시즌도 그렇고, 감독님께서 수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시던데요.
영환: 감독님께서 저희에게 직접 말씀을 하셨어요. 물론 강압적으로 하면 되긴 되겠지만 너희도 성인이고 스스로 느끼고 노력해서 발전하는 것이 너희에게도 도움이 되고 우리 팀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요. 선수들도 거기에 대해서 서로 얘기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작년 실점이 많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모두가 느끼고 있고요. 그만큼 올 시즌을 앞두고는 수비에 대해 더욱 신경 쓰면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지영: 올해 목표는?
영환: 작년에 플레이오프에 갔으니, 더 높게 잡아야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4강 이상을 바라보고 준비 하고 있어요.

지영: 개인적인 목표는요?
영환: 항상 얘기하는 부분이지만, 부상 없는 시즌을 치르면서 전 경기를 다 뛰면 다른 것들은 다 따라 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젠 나이도 있으니까 시즌 중간에 부상을 당하면 다시 몸을 끌어올리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거든요. 

지영: 3년 전 저랑 인터뷰하셨을 때, 착잡함을 고백하셨는데. 그때를 돌아보면 어떤 마음이에요?
영환: 당시엔 많이 속상하고 힘든 마음이 컸는데, KT와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고 후배들도 잘 따라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트레이드가 돼서 온 선수에 대한 주위의 평가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를 다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먼저 다가와 주기도 하고, 잘 따라와 줬어요. 참 고맙죠. 

지영: 좋은 후배가 되는 것 보다 좋은 선배가 되는 게 더 힘들지 않나요?
영환: 그렇죠. 좋은 선배가 되려고 하면 더 힘들고, 제 기준에 대해서 그걸 지켜주고 따라오는 후배가 있으면 고맙고 잘 챙겨주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을 따라와 주지 않는다면 굳이 제가 억지로 끌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물론 그런 친구들을 배제한다는 건 아니에요. 그저 제 기준에 맞추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따라주는 사람에게는 애정을 주지만, 나를 안 좋아하는 사람에게 억지로 에너지를 쓰지 않는 편이거든요.

지영: 이번시즌 팬들 역시 기대하는 부분이 클 텐데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영환: KT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미래가 밝은 팀입니다. 작년에 아쉽게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올 시즌에는 어린 선수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기량 향상을 위해 여름을 열심히 보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겁니다. 경기장 많이 찾아와주시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면 팬들이 원하는 성적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9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KBL 제공

장소협조 = 한국민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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