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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데이트] 오! 나의 주장님, 부산 KT 소닉붐 김영환 ①

 

[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KT의 김영환’이라는 호칭이 이제는 익숙해 졌다. 3년 전 트레이드 직후 그의 싱숭생숭한 감정을 ‘바스켓 데이트’에 담은 적이 있다. 

확실히 그때와는 느낌이 180도 다르다. 다시 돌아온 KT에 대한 적응 그 이상을 마친 김영환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있던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이끄는 베테랑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를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후배들이 왜 그를 따르고 좋아하는지 또 한 번 느끼게 됐다. 애정 어린 말투로 어린 선수들을 언급하는 말투나, 사려 깊은 생각들! 이쯤 되면 애초부터 ‘주장의 숙명을 갖고 태어 난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다시 만난 김영환, 오늘은 조금 특별한 장소에 그를 초대했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9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박지영(이하 ‘지영’): 잘 지내셨나요? 여기서 보니까 새롭네요!
김영환(이하 ‘영환’): 그러게요. 여기는 아이들이랑 오곤 했는데...
지영: 그럼 김영환 선수가 안내 좀 해주세요. 저는 처음이라...
영환: 그런데 굳이 비오는 날로 인터뷰 날짜 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지영: ........

담대한 주장이지만 귀신은 무서운 남자
<루키 더 바스켓>의 박진호 편집장은 이번에는 특별히 <바스켓데이트>를 ‘여름 특집’으로 진행한다며 몇 년 전부터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민속촌의 협조를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다른 건 제쳐주고 ‘공포체험’만 한단다. ‘여름 특집’이 ‘납량 특집’이 됐다. 하필 내가 정한 인터뷰 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긴 했는데, 날씨는 거들 뿐... 편집장은 장소를 선정할 때부터 다분히 공포 체험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납량 특집’ <민속촌에서의 공포체험>이라... 이건 뭐, 그냥 골탕 먹이려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물론 ‘카리스마 넘치는 주장’ 김영환도 서른이 넘은 나이에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표정이 다분했다. 먼저 VR공포체험을 감행했다. 

먼저 체험에 나선 김영환은 생각보다 두려워했고 코트에서보다도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하아... 믿음이 사라졌다. 

체험 전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했는데 내가 졌다. 순간 보았다. 안도하는 김영환의 표정을... 마지막 순간 남자답게 먼저 체험해 보겠다고 나선 김영환은 195cm의 우렁찬 남자의 비명소리가 얼마나 처절했는지를 현장에 있던 모두에게 증명해줬고,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물론 직후에 나는 100배는 넘는 비명을 지른 후 목이 쉬어버렸지만...

지영: 어땠어요?
영환: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걸 돈 주고 왜하는지 모르겠네요. 아! 추천은 해주고 싶어요. 저만 죽을 수 없으니까.(웃음)

지영: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영환: 음... (허)훈이? 그런데 무서워하려나? 재밌어 할 것 같네요. 근데 의외로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귀신도 그렇고 공포영화도 무서워하는 사람들 많아요! 팀원들 다 데려오고 싶은데...(웃음)

지영: 제일 무서워할 것 같은 사람 있어요?
영환: 애들이랑 사실 별로 안 친해서 잘 몰라요. 제가 다 따돌리죠! 하하하! 아! (한)희원이? 4차원이라서 안 무서워 할 것 같기도 하고... 

지영: 전지훈련이랑 귀신체험중 하나를 고른다면?
영환: 전지훈련은 몸이 힘들고, 이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네요! 아무튼 다시는 하고 싶진 않아요. 이런 건 겁 없는 공포 마니아들을 위한 거죠! 아! 감독님께 전화 좀 해 주세요. 제가 너무 놀라서 내일 오전 운동은 좀 쉬어야 할 것 같다고요.

실제로 편집장은 서동철 KT 감독에게 전화를 했고, 밝고 정중한 목소리의 서 감독은 “우리 영환이는 내가 쉬라고 해도 훈련을 빠지지 않는 선수”라고 응수했다.

주장 김영환
지영: 이번 비시즌은 어떻게 보냈어요?
영환: 특별히 바뀐 것은 없어요.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부상을 특히 조심하려고 몸을 신경 써서 잘 만들었어요. 회복이 예전보다 잘 안 되더라고요. 연습 게임하다가 (양)홍석이한테 맞아서 멍든 것도 안 빠져요!(웃음) 

지영: 7년 만에 주장직을 내려놓았는데, 부득이(?)하게 다시 주장을 하게 됐어요. 주장과 인연이 깊네요.
영환: 내려놓고 한 달 간 홀가분했어요. 온전히 저한테만 집중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조금은 편하더라고요. 행복한 나날의 연속이었죠. 이번시즌은 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안타깝게 (김)우람이가 부상을 당하면서 감독님께서 “우람이가 주장을 못하게 됐으니, 그래도 경험이 있는 네가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지영: ‘주장’의 책임감이라는 말이 익숙하긴 하지만, 사실 일반인들은 ‘주장’이 어떤 점 때문에 힘들다는 걸 이해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주장이 되면 부담감 외에 어떤 점들이 힘든가요?
영환: 주장을 하게 되면 나만 신경 쓸 수가 없어요. 팀원들의 몸 상태가 어떤지 체크도 해줘야 하고요. 트레이너가 해주는 부분도 있지만 이 선수가 오늘은 뛸 수 있는지, 못 뛰는 선수면 언제 복귀할 수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고참이다 보니 나태해질 수도 있고, 쉬엄쉬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주장이 그런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이면 ‘주장이 저러는데...’같은 안 좋은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죠. 그런 점에서 운동할 때 압박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쉬는 것도 눈치가 보여요. 예를 들어, 몸이 좀 안 좋거나 컨디션 관리에 문제가 생기면 경험도 많고 하니까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해서 운동을 잠깐 쉬면서 몸 관리를 할 수도 있는 건데, 주장이니까 스스로 본보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잘 못 쉬겠더라고요.

지영: 주장 수당도 있다면서요?
영환: 그거보다 더 많이 나가는 게 문제죠!(웃음)

지영: 고기 한 번 먹으면 난리 나겠는데요?
영환: 처음 KT 오자마자 시즌 끝나고 선수들이랑 자리를 갖고 싶어서 양대창을 먹으러 갔어요. 200만원이 넘게나왔죠.

지영: 200만원이요?
영환: 좀 덜 먹게 하려고 술을 먼저 먹였는데도 효과가 없던데요? 오히려 술이 들어가니까 애들이 안주를 더 먹더라고요.(웃음)

지영: 김우람 선수가 주장을 맡았으면 김우람 선수도 같은 경험을 했겠네요.
영환: 뭐... 그럴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제가 우람이한테 ‘맛있는 거 사줘라’라고 할 순 없죠. 하하하

지영: 아... 코트 밖에서도 고충이 있네요.
영환: 아무튼 주장이란 자리가 사소한 것들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 많아요. 사건이라도 터지면 내가 관리를 잘못한 거라는 자책도 하게 되고... 분위기가 쳐지면 잡아 줘야 하고요. 밥 먹을 때도 다들 잘 먹고 있나 신경 쓰게 되고,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투자하기가 힘든 자리인 것 같아요.

지영: 세대 차이도 많이 느끼죠? KT는 주축으로 뛰는 선수 중에 어린 선수들도 많잖아요.
영환: 아 물론이죠!(웃음) 요즘 애들은 당돌해요. 예전에는 저런 말을 해도 되나 싶었던 것들을 당차게 말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확실히 우리 때랑 다르다는 걸 느끼는 정도라고 할까요...  

지영: 후배들 중에 누가 제일 재밌어요?
영환: 희원이? 훈이도 재밌고요. 다른 층에 있어도 훈이 목소리는 다 들려요. 훈이는 눈치도 빠르고 싹싹해서 예쁨 받는 스타일이에요. 홍석이는 묵직하고 어리바리하기도 해요. 순수하다고 해야 하나? 

지영: 그 순수한 친구가 바스켓 데이트에서 목표는 ‘연봉킹’이라고...
영환: 하하하. 엄청 열심히 해요. 요즘 친구들이 마인드가 좋아요. 자기관리도 잘하고요! 그만한 능력이 있는데 노력까지 하니 잘할 수밖에 없죠. 

지영: 막내들과 나이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셨는데, KT는 지금 팀의 중심이 어린 선수들 쪽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잖아요. 그런 분위기 속에서 베테랑으로써 중심을 잡기 힘든 부분은 없나요?
영환: 고참 선수들이 게임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부분에 대해서 속상해 하는 건 당연해요. 1분이라도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 프로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걸 또 티내는 건 프로가 아니죠. 어린선수, 고참을 떠나서 실력이 중요하게 된 상황인 것 같아요. 비시즌 때부터 항상 경쟁이라고 모두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력이 비슷하면 당연히 어린선수 키우지, 나이 많은 선수를 안 쓰는 건 당연한 거잖아요. 선배로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훨씬 잘하는 게 답이죠! 

지영: 동요하는 선수들은 없나요?
영환: 없어요. 중간급 선수들이 성격이 다들 좋아서... 주장이 지랄 맞아서 그런가? 하하하하. 다들 서로 얘기해요. 출전 시간 안준다고 불만을 품을게 아니라 그만큼 비시즌인 7월 8월 9월에 더 잘 준비해서 발전하자고요. 냉정하게 생각해서 스스로를 차별화 할 수 있게 노력하고 발전해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단체 운동이다 보니 불만이 없을 순 없겠지만 그런 마음이 체육관까지 이어지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선수들에게 제가 강조하는 부분도 그거에요. 경기장 안에 들어와서는 팀을 위해 내가, 또 같이,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하자. 

지영: 서동철 감독 스타일이 세심하고 디테일하게 설명을 잘해주는 스타일이시잖아요? 서 감독님 같은 스타일은 처음이신가요?
영환: 아뇨! 예전에 김진 감독님도 굉장히 디테일 하셨죠. 

지영: 고대 라인이네요!
영환: 아, 그러네요!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되는데...(웃음) 그래도 서동철 감독님은 훈련시간은 꼭 맞춰서 끝내주시곤 해요. 설명이 길어지면 운동시간을 좀 줄이면서 조절하시는 거죠. 몸이 힘든 날은 ‘설명 더 안 해주시나’하고 생각하기도 해요.(웃음) 짧은 시간에 설명도 잘해주시고 잘 끝내주세요!

②편에서 계속...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KBL 제공

장소협조 = 한국민속촌

박지영 아나운서  rookiemagazi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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