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도도해 보이는 외모에 왠지 ‘센 언니’일 것만 같은 차가운 도시 여자. 인터뷰를 하기 전 필자가 생각했던 윤요안나 치어리더(이하 호칭 생략)의 이미지는 대략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직접 만나본 윤요안나는 기대(?)했던 것과는 완벽히 다른 반전 매력의 소유자였다. 약간의 허당끼와 더불어 숨겨진 비글미까지. 평소 그와 친분이 있는 지인이 ‘남동생 같은 존재’라고 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도도한 외모 속 숨겨진 윤요안나의 진짜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9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월간여신’ 코너가 시작된 지도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루키 더 바스켓>을 거쳐간 수많은 여신들 중 최다 출연 횟수를 자랑하는 직업은 바로 치어리더. 더 이상 인터뷰를 할 치어리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윤요안나의 이름이 필자의 눈에 들어왔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에서 활동하던 시절 무려 ‘마산 경리’라는 별명을 획득한 그는 172cm의 훤칠한 키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를 보유해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 새로운 여신으로 선정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윤요안나는 ‘여신’이라는 칭호가 조금은 부끄러웠나 보다. 섭외 당시 코너 이름을 듣고 가족들에게도 촬영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그러면서 그는 “결과물을 보고 만족하면 가족들에게도 알리겠다”며 반 협박(?)성 멘트를 해맑게 날렸다. 난데없이 시작된 ‘윤요안나를 만족시켜라’ 미션. 과연 <루키 더 바스켓>은 이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인가.. 

뮤지컬 배우를 꿈꾸던 그녀
윤요안나의 어릴 적 꿈은 가수였다. 춤과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 그이기에 초등학생 때부터 가수를 꿈꿨다고. 그러나 그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시절, 우연한 일을 계기로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고등학생 때 우연히 대학로에서 ‘민자씨의 황금시대’라는 공연을 보게 됐는데 정말 너무 멋있더라고요. 제가 원래 좋아하던 춤과 노래를 동시에 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 없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뮤지컬 배우라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 윤요안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 위해 입시준비를 시작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준비를 빨리 시작하는 사람들은 고등학교 1학년이나 심지어 중학교 때부터 시작하기도 한다고. 즉, 윤요안나는 남들보다 늦게 준비를 시작했음에도 연극영화과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 3월쯤에 준비를 시작했어요. 수시가 있기 전까지 준비를 했으니 6개월 정도 준비를 한 셈이죠. 저는 운이 좋았죠! 재능이 아니라 운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입시 준비 6개월 만에 연극영화과에 합격한다는 것은 분명 운만 가지고는 이뤄지기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탄탄한 기초가 갖춰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 알고 봤더니 그가 기초를 갈고 닦을 수 있었던 곳은 다름 아닌 교회였다. 

“제가 교회를 다니는데 교회에서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접할 기회가 되게 많거든요. 발표회 같은 것도 많이 하게 되고 사람들 앞에 나서서 공연 같은 것을 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그런 것들이 부끄러웠어요. 마음은 하고 싶은데 쑥스럽더라고요. 그런데 조금씩 나이를 먹으면서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게 된 것 같아요.”

 

운명과도 같이 다가온 치어리더
뮤지컬 배우의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던 그였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학교 졸업 후 한동안 이어지던 작품 활동도 언젠가부터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슬럼프로 인해 힘들어하던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직업이 바로 치어리더였다. 

“저희 학교 선배 중에 치어리더로 활동 중이신 분이 계셨거든요.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그 언니가 같이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때는 제가 학교를 열심히 다니겠다고 하고 거절했어요. 그러고 나서 졸업을 하고 계속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슬럼프가 온 시기가 있었는데, 언니가 저한테 다시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준비를 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제갈량을 군사로 초빙하기 위한 유비의 마음이 그 언니와 같았을까. 어쨌든 그렇게 치어리더를 시작한 윤요안나에게 현재의 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학교 다닐 때 왜 거절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더 빨리 할 걸 그랬어요(웃음). 사실 학교 다닐 때도 아르바이트로 2,3번 정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되게 신나게 했었거든요. 너무 재밌어서 언젠가 한 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마침 두 번째 연락이 와서 시작할 수 있게 됐죠. 아마 언니가 다시 연락을 주지 않으셨다면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제 모습은 보지 못했을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한 부분이죠.”

이제는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너무나 만족하고 있는 윤요안나지만 자신의 원래 꿈을 포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뮤지컬 배우에는 전혀 미련이 없다”며 못을 박았다. 

“미련은 전혀 없어요. 저는 원래 성격이 한 가지 일에 꽂히면 다른 일은 아예 생각을 하지 않거든요. 사실 첫 시즌 때는 좀 헷갈리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저는 연기랑 노래가 제일 좋아하고 재밌어 하던 일이었는데, 어쨌든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거잖아요. 제가 새로운 일을 해서 재밌는 건지 아니면 이 일을 더 좋아하게 된 것인지가 처음엔 헷갈리더라고요. 그래서 첫 시즌을 마치고 한 번 더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2년차가 되니까 ‘내가 이 일을 더 좋아하는구나’ 하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가끔씩 부모님도 미련이 없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전혀 없다고 대답하죠.”

 

사실 뮤지컬 배우와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라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윤요안나 역시 “그런 점이 치어리더라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 중 하나”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두 직업이 완전히 같은 부분만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렇다면 윤요안나가 생각하는 두 직업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뮤지컬을 할 때는 앞에 많은 관중이 있어도 조명이 저한테 있고 관중석은 깜깜하니까 잘 안보이잖아요. 그래서 저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관객석은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는데, 치어리딩을 하니까 관중들 쪽이 너~무 밝은 거예요. 사람들이 다 나만 보는 게 생생히 보이니까 너무 어색한거에요. 그래서 처음엔 관중들이랑 눈도 똑바로 마주치지 못했어요. 그래도 조금씩 적응이 되다 보니까 오히려 관중 분들이 다 나를 쳐다보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적응의 시간이 다소 필요했던 그에게 이제 경기장은 에너지의 원천이 됐다. 매일같이 밝은 얼굴로 응원을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직업이기에 분명 힘들 때도 있지만 이상하게 경기장만 가면 완치(?)가 된다고. 그러면서 그는 “왤까요?” 라며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물어본다. 저기.. 그렇게 물어보셔도 저흰 몰라요..

이처럼 경기장을 병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데뷔 때부터 응원하던 전자랜드가 아닌 SK의 치어리딩을 담당하게 됐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응원을 하던 팀이 아닌 다른 팀으로 옮긴 만큼 적응을 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 

“전자랜드가 첫 팀이다 보니까 마음의 고향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SK로 가고 나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어요. 정말 아주 가끔씩 헷갈릴 때가 있었거든요. 그 팀이 우리 경기장으로 왔을 때 익숙한 얼굴들이 많다 보니까 헷갈릴 때가 있었는데 나중엔 적응했죠.”

 

②편에서 계속..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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