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 전주 KCC 이지스는 비시즌 동안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팀이다. 팀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전태풍과 하승진이 팀을 떠났고 그 빈자리를 새로운 얼굴들이 채웠다. 지난 시즌 중 구단 고문으로 합류한 전창진 전 감독이 비로소 공식적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KCC가 꿈꾸는 것은 체질 개선과 새로운 농구다. 과연 KCC의 선택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 2018-19 REVIEW
외국선수 조합은 화려했다. NBA 경력을 가진 마퀴스 티그는 단신 외국선수 중 최고급 선수로 꼽혔다. 브랜든 브라운은 전자랜드를 거치며 KBL 무대에서 검증을 마쳤던 자원. 여기에 이정현, 하승진, 송교창까지 국내선수진도 탄탄해보였다. 개막 4경기에서 3승을 챙기며 승승장구했으나 이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11월 중순에는 추승균 감독이 경질되며 스테이시 오그먼 코치가 대신 지휘봉을 잡는 등 구단 내부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았다. 마퀴스 티그는 이름값에 비해 지나치게 이타적인 플레이로 우려를 샀고, 결국 팀은 7위까지 추락했다. 다행히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12월 말부터 5연승을 질주했고 1월 말에는 3위까지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6강 플레이오프에서 5위 오리온을 꺾었으나 4강에서 1위 현대모비스를 만나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 2019-20 POINT 
① 체질 개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전태풍과 하승진이 떠났다. 대신 새로운 얼굴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최현민, 정창영, 한정원, 박지훈이 팀에 합류했다. 효과가 나타난 것일까? 비시즌 중 만난 KCC 선수들은 “훈련량이 굉장히 많지만 분위기가 무척 좋다. 다들 힘내서 훈련을 소화하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KCC가 바랐던 그림이 조금씩은 나오고 있는 셈이다.

마카오에서 열린 터리픽12에서 2경기를 치르며 보여준 모습도 예년과 확실히 달랐다. 이정현과 송교창이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1점 차 승리를 챙겼다. 과연 시즌 중에도 KCC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② 계획과 어긋난 외인 조합
하승진이 떠나면서 KCC의 높이는 눈에 띄게 낮아졌다. 최현민, 한정원을 영입했지만 이들로는 역부족일 게 분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CC가 내린 결정은 KBL에서 검증된 외국인 빅맨 2명을 동시에 영입하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 LG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제임스 메이스와 건실한 빅맨 리온 윌리엄스와 계약에 합의했지만 메이스가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합류가 불발됐다. 고밑 끝에 NBA 경력이 풍부한 조이 도시(206cm)를 영입했다. 문제는 도시도 개인 득점력이 풍부한 유형의 선수는 아니라는 점. 수비와 리바운드가 강점인 빅맨이다. 체력도 당장 시즌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KCC는 계획과는 다소 어긋난 외국선수 조합으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③ 이정현-송교창을 믿어야 한다
제임스 메이스라는 강력한 공격 옵션이 리바운드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조이 도시로 바뀌었다. 세트 오펜스에서 득점을 만들 루트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외국선수들에게 득점 폭격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은 그만큼 국내선수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특히 이정현과 송교창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KCC는 이정현이 조이 도시, 리온 윌리엄스와 2대2 게임을 효율적으로 전개하며 공격을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 송교창은 이정현의 부담을 덜어줄 자원이다. 지난 시즌 평균 14.1점 5.0리바운드 야투율 54.6%를 기록했다. 팀 동료 이정현(17.2점)과 지난 시즌 25경기 출전에 그친 오세근(14.3점)에 이어 국내선수 중 전체 3위였다. 송교창이 지난 시즌 이상의 활약을 펼쳐준다면 KCC의 공격력 문제는 어느 정도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 2019-20 예상
체질 개선을 위해 비시즌 중 많은 변화를 시도한 KCC다. 로스터에 변화가 많았고 감독도 바뀌었다. 활동량을 늘리고 트랜지션 공격의 빈도가 높은 농구. 현재 KCC가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농구다.

다만 공수를 이끌어줄 주축 선수가 부족한 점은 고민거리. 이정현과 송교창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외국선수들의 득점력은 타 팀에 비해 의문이 남는다. 현실적으로는 6강 도전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입장이다. 조이 도시가 빠르게 체력을 끌어올려 특유의 높이를 코트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시즌 막판까지 6강 도전을 이어갈 수도 있는 여지는 있다. 다만 국내선수진에서 이정현, 송교창의 부담이 너무 높아 KCC가 받아들일 실제 결과물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 Comments
전창진 감독 : 비시즌 동안 선수단 변화가 컸다. 이정현을 중심으로 세팅을 했다. 우리 팀은 신장이 낮다. 빠른 농구를 하고 싶다. 변수는 이정현과 함께 한 훈련이 적다는 점이다. 농구월드컵에서 부상해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었다. 포스트가 약해서 제임스 메이스를 선택했는데, 그것도 잘 되지 않았다. 혼선이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가장 큰 걱정은 감독인 나 자신이다. KCC 지휘는 처음이고 너무 오랜만에 코트에 복귀한다. 감독은 상황 대처를 잘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나 역시 경기를 보는 감각이 살아나야 한다. 벤치에 앉아서 집중력 있게 해야 한다. 누구든 완벽히 준비된 채 시즌을 시작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상황은 아직 다 갖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갑자기 좋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자신감을 가지면 된다. 선수들에게 기죽지 말라고 말한다.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고 경기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6강에 가보고 싶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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