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지난 8월 31일부터 시작된 2019 FIBA 농구월드컵이 15일 마침내 막을 내렸다. 스페인이 2006년 이후 13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드림팀’ 미국은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에 그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는 어떤 쓸데없는 기록들이 있었을까? 딱히 쓸데는 없지만 알아두면 흥미로운 신비한 농구 기록을 소개하는 시간, <알쓸신籠>이다.

 

‘0’

FIBA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대회를 빛낸 ‘올스타 5’를 발표했다. 스페인의 우승을 이끈 리키 루비오와 마크 가솔을 비롯해 에반 포니에(프랑스),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가 올스타 5의 영예를 안았다. 놀라운 사실은 올스타 5인방 중 미국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것. 미국이 올스타 5에 0명에 그친 것은 지난 2002년 대회 이후 17년 만의 굴욕이다. 미국은 2006년 대회에서도 3위에 머물렀으나, 당시 카멜로 앤써니가 올스타 5에 이름을 올리며 자존심을 세운 바 있다.

 

‘0’

농구 종주국 미국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기록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이번 대회 은메달을 차지한 아르헨티나의 로스터에 NBA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 NBA 선수 0명으로 결승전에 오른 것은 아르헨티나가 역대 최초라고. 2006년 대회 결승에 오른 그리스도 NBA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상태였으나 직전 시즌에 NBA에서 뛰지 않았을 뿐, 다가오는 시즌 NBA 팀과 계약한 선수가 있었다. 따라서 순수 NBA 선수 0명으로 결승 무대를 밟은 팀은 아르헨티나가 처음이다.

 

‘1’

이번 대회 MVP에 선정된 리키 루비오(스페인)가 겹경사를 맞았다. 폴란드와 8강전에서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월드컵 통산 115개의 어시스트를 누적하며 월드컵 최다 어시스트 1위에 오른 것. 이전 최고 기록은 파블로 프리지오니(아르헨티나)의 106어시스트(24경기)로, 루비오는 이번 대회에서 총 4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리지오니와 같은 24경기에서 130개의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루비오는 아직 1990년생(!)으로 당분간 이 기록은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

비록 MVP 트로피는 루비오가 차지했지만, 마크 가솔(스페인) 역시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였다는 것을 부인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난 6월, 토론토 랩터스 유니폼을 입고 NB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가솔은 3개월 만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같은 해에 NBA 우승 트로피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동시에 손에 거머쥔 것은 가솔이 역대 2번째다. 첫 번째 주인공은 추억의 이름, 라마 오돔(2010년)이다.

 

‘5’

스페인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2개 이상의 월드컵 트로피를 수집한 5번째 국가가 됐다. 월드컵에서 2회 이상 우승한 나라는 스페인 외에도 미국(5회), 유고슬라비아(5회), 소련(3회), 브라질(2회)이 있다. 그중 유고슬라비아와 소련은 현재 해체된 상태다. 

 

‘34’

‘호주 조던’ 패티 밀스는 이번 대회 스페인과 4강전에서 34득점을 올리며, 이번 대회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또한 1998년 이후 호주 선수가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밀스가 처음이라고. 그렇다면 월드컵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은 몇 점일까? 놀라지 마시라. 바로 1990년 대한민국의 허재가 이집트를 상대로 세운 54득점이다. 당시 한국은 허재의 활약으로 이집트를 117-115로 누르고 값진 승리를 따냈다. 허재의 54득점은 2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52’

이번 대회 최고의 슈터는 누구였을까? 208cm 센터 애런 베인스(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다음과 같은 슬래쉬 라인을 기록했다.

2PTS / 3PTS / FT
58.5%(24/41) / 52.4%(11/21) / 90.9%(10/11)

베인스는 2012-13시즌 NBA에 데뷔한 이후 통산 3점슛 성공률이 28.1%에 그쳤던 선수. 그러나 베인스는 이번 대회에서 무려 52%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한 단계 스텝업한 모습이다. 리키 루비오의 MVP 등극과 베인스의 성장까지, 어쩌면 이번 대회 최고의 승자는 피닉스 선즈의 팬들일지도 모른다.

 

‘58’

‘드림팀’ 미국은 이번 대회 프랑스와 8강에서 패하며 대기록을 중단했다. 지난 2006년부터 이어오던 국제 대회(NBA 선수가 출전한 공식 대회) 58연승 기록이 깨진 것. 미국은 58연승 기록을 날렸을 뿐만 아니라 세르비아와 순위결정전에서도 패하며 2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이 국제 대회에서 2연패를 당한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이다. 

 

기록 = 클러치포인트, HoopsHype, ESPN Stats & Info
사진 = FIBA, 뉴스1/로이터,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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