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 2014 FIBA 스페인 농구 월드컵 4강 대진이 확정되었다. 8강 토너먼트에서는 프랑스가 스페인을 잡는 대회 최대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프랑스는 유럽 대륙 라이벌 스페인과의 8강 토너먼트 맞대결에서 65-52로 완승을 거뒀다. 42-43으로 시작된 4쿼터에서 23-9로 상대를 압도하는 등 승부처 집중력이 돋보인 승리. 이로서 프랑스는 지난 유로 2013 4강에서 스페인을 제압한 후 올해 월드컵 중요한 길목에서도 승리, 천적으로 떠올랐다.

한편, 같은 날 펼쳐진 세르비아와 브라질의 대결에서는 세르비아가 84-56으로 대승을 거뒀다. 2쿼터 후반 리드를 잡은 후 3쿼터를 29-12로 압도하는 등 여유 있는 승리였다. 이로서 4강 대진은 미국 vs 리투아니아, 프랑스 vs 세르비아로 확정되었다. 유럽 대륙 3개 팀, 그리고 디팬딩 챔피언 미국이다.

12일, 바르셀로나에서 펼쳐지는 4강 토너먼트 첫 경기인 미국 vs 리투아니아전을 간략하게 조명해보자.

미국(C조 1위 토너먼트 진출)
2010년 터키 월드컵 우승, 통산 대회 네 차례 우승

미국은 조별 라운드에서 평균 102.2득점, 득실점 마진 +33.2득점을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전승을 쓸어 담았다. 이어진 토너먼트에서도 16강에서 멕시코를 86-63으로 가볍게 제압하더니 8강에서는 슬로베니아에게 119-76 대승을 거뒀다. 조별 라운드 터키전을 제외할 경우 딱히 접전 승부가 연출된 적이 없었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주전-벤치 라인업간의 고른 경기력. 다수의 NBA 올스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선수가 투입되더라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다. 특히 스테판 커리, 클레이 톰슨, 카이리 어빙, 제임스 하든 등 개인 전술만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스코어러들이 즐비하다. 또한 케너스 퍼리드, 앤써니 데이비스, 드마커스 커즌스 등 빅맨 라인업 선수들이 제공하는 탄탄한 스크린과 수비, 리바운드가 경기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슬로베니아와의 8강 맞대결에서는 무려 6명의 선수가 12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플래쉬 듀오’ 커리와 클레이 톰슨이 26득점을 합작했으며 데이비스와 퍼리드로 구성된 인사이드 콤비가 각각 더블 더블을 작성했다. 리바운드 54-38, 어시스트 22-12, 야투 성공률 50%-43.9%. 이상적인 경기력이다.

리투아니아(D조 1위 토너먼트 진출)
2010년 터키 월드컵 3위

리투아니아는 조별 라운드에서 호주에게 일격을 당하는 등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라이벌 슬로베이나전에서는 승리,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덕분에 토너먼트 8강에서 미국을 피할 수 있었다. 조별 라운드 공격력만 놓고 보면 평균 76득점(전체 12위)으로 크게 돋보이지 않았던 반면 48.5%의 높은 야투성공률(5위)를 기록, 정교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토너먼트 16강에서 만난 뉴질랜드전에서는 상대 추격에 고전했지만 5점 차이 승리를 거뒀다. 16강에서 예방 접종을 받은 덕분인지 8강에서는 터키를 상대로 비교적 무난하게 승리했다. 

리투아니아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덜한 편. 평균 10득점 이상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레날다스 세부티스(10.3득점), 요나스 발렌슈나스(12.9득점) 두 명에 불과하다. 반면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통해 오픈 찬스를 창출하며 특히 외곽슛을 만드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대회 경기당 평균 40%의 3점슛 성공률은 호주 대표 팀에 이어 전체 2위. 또한 발렌슈나스를 중심으로 포진한 인사이드 수비가 평균 이상이다.

터키와의 8강 맞대결에서는 10개의 3점슛을 52.6%(10/19)의 성공률로 적중시켰다. 마르티나스 포셔스, 세부티스, 다르유스 라브리너비치 등은 미국 수비를 꽤나 괴롭힐 전망. 단, 경기당 기복이 심하며 패턴 플레이가 상대 수비에 저지될 경우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관건은 미국의 압도적인 경기초반 파상공세를 버텨낼 수 있을지 여부. 만약 3쿼터 중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연출할 수 있다면 4쿼터 승부처에서 유럽 팀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변을 노려볼만 하다.

최근 국제대회 맞대결 전적
2012 런던 올림픽 조별 라운드  99-94 미국 승리
2010 터키 월드컵 4강 토너먼트  89-74 미국 승리
2004 그리스 올림픽 조별 라운드  90-94 리투아니아 승리 

[루키] =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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