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 지난 달 30일 개막한 2014 FIBA 스페인 농구 월드컵 조별 라운드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스페인, 그리스, 미국, 리투아니아가 각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브라질, 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 터키, 슬로베니아 등 각 대륙 강호들도 큰 이변 없이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세네갈 등은 사상 처음으로 조별 라운드를 통과하는 기쁨을 노렸다. 아시아 대표로 참가했던 대한민국, 이란, 필리핀은 아쉽게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각 조별 결과와 16강 토너먼트 대진, 개인 기록 등을 살펴보자.
A조 ? 1위 스페인(5승)
브라질(4승 1패) 3위 프랑스(3승 2패) 4위 세르비아(2승 3패)
5위 이란(1승 4패) 6위 이집트(5패)
개최국 스페인이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무난하게 조 1위를 차지했다. 대회 첫 2경기에서 한 수 아래 전력인 이란, 이집트를 각각 30점 차이 이상으로 가볍게 제압하더니 브라질, 프랑스, 세르비아 등 만만찮은 전력을 보유한 경쟁 팀들을 상대로도 모두 15점 차이 이상으로 승리했다. ‘골든 제너레이션’ 멤버들인 파우 가솔,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 루디 페르난데즈 등을 축으로 마크 가솔, 서지 이바카, 리키 루비오 등 호화 멤버를 자랑한다. 16강 토너먼트 대진을 살펴봐도 B조 1위인 그리스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결승전 전까지 까다로운 팀이 없다. 토너먼트에서도 강세를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브라질의 선전도 눈에 띈다. 첫 경기에서 프랑스에게 2점 차이 신승을 거둔 후 스페인과의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다. 리안드로 발보사가 주득점원 역할을 해준 가운데 안드레손 바레장, 티아고 스플리터, 마르셀링요 후에르타스 등 주축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줬다. 3위를 차지한 프랑스는 브라질과의 경기 결과가 아쉬웠다. 2013 유로 바스켓 우승 주역이었던 토니 파커, 조아킴 노아의 부재로 인해 2% 부족한 전력으로 대회에 임한 부문이 화근이었다. 세르비아는 지난 2014년 터키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B조 ? 1위 그리스(5승)
2위 크로아티아(3승 2패) 3위 아르헨티나(3승 2패) 4위 세네갈(2승 3패)
5위 푸에르토리코(1승 4패) 6위 필리핀(1승 4패)
그리스는 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 등 만만찮은 경쟁자들을 모조리 제압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16강 토너먼트에서 스페인, 브라질 등 강호들과의 만남을 피했다. 조별 라운드 마지막 날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를 79-71로 제압한 것이 1위 등극의 원동력. 포인트가드 콤비인 니코스 지시스&닉 칼라테스, 센터 야니스 보로시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보로시스는 조별 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12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 대회 초반 가장 돋보이는 빅맨 중 하나로 떠올랐다.
크로아티아는 기복 심한 경기력이 문제. 첫 경기에서 필리핀에게 혼쭐이 나는 등 고전하더니 결국 세네갈에게 덜미가 잡혔다. 그나마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5점 차이 승리를 거둔 덕분에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보얀 보그다노비치가 경기당 평균 20득점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며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아르헨티나는 화끈한 공격 농구를 선보였다. 루이스 스콜라를 필두로 안드레 노시오니, 월터 에르만 등 포워드들이 선전한 가운데 파블로 프리지오니, 파쿤도 카파조가 주도하는 속공 역시 위력을 발휘했다. 사상 첫 16강 진출 쾌거를 달성한 세네갈의 경우 필리핀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3일차 경기에서 크로아티아를 제압했던 것이 큰 힘이 되었다. 골귀 젱은 경기당 평균 18득점 11.4리바운드 1.8블록슛을 기록, 아프리카 선수들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푸에르토리코와 필리핀은 비록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에이스들인 후안 바레아(평균 22득점), 안드레이 블라체(평균 21.2득점)가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는 등 강호들을 위협했다. 특히 필리핀이 세네갈을 상대로 거둔 1승은 아시아 팀들이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유일한 승리였다.
C조 ? 1위 미국(5승)
2위 터키(3승 2패) 3위 도미니카 공화국(2승 3패) 4위 뉴질랜드(2승 3패)
5위 우크라이나(2승 3패) 6위 핀란드(1승 4패)
미국이 경기당 평균 102.2득점을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어린아이 손목 비틀 듯 상대 팀들을 제압했다. 5경기 평균 득/실점 마진이 +33.2점이었으니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다. 워낙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보니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고르게 분배되었다.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빅맨 듀오인 앤써니 데이비스와 케너스 퍼리드. 말 그대로 상대 인사이드를 둘이서 청소했다. 각각 토너먼트 8강, 4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와의 경기가 농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터키는 우크라이나에게 발목이 잡히는 등 고전했지만 핀란드전에서 명승부 끝에 77-73으로 신승을 거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대표 팀 주전 센터 자리를 꿰찬 오메르 아식이 분전해준 가운데 에밀 프렐드치, 엔더 아슬란 등 주축 선수들이 명성에 부합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도미니칸 공화국은 핀란드와 뉴질랜드를 상대로 승리, 사상 첫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군계일학이었던 프란시스코 가르시아가 경기당 평균 20.2득점을 쓸어 담았고, 슈터 제임스 펠데인, 포워드 엘루이스 바에즈가 탄탄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뉴질랜드는 미국전을 제외하면 모두 접전 승부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조별 라운드 마지막 날 핀란드와의 단두대 매치에서 67-65로 승리, 16강 토너먼트행 막차를 탔다.
마이크 프라텔로 감독의 우크라이나, 페트리 코포넨이 버틴 핀란드는 수준 높은 전술 플레이를 선보이는 등 선전했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미국과 터키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팀 모두에게 16강 진출 기회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D조 ? 1위 리투아니아(4승 1패)
2위 슬로베니아(4승 1패) 3위 호주(3승 2패) 4위 멕시코(2승 3패)
5위 앙골라(2승 3패) 6위 대한민국(5패)
리투아니아는 대회 4일차 경기에서 호주에게 덜미를 잡혔다. 반면 슬로베니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 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마지막 날 경기에서 4쿼터에 12-2로 상대를 압도한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결정적인 슛을 적중시킨 시스토프 라브라노비치는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8명의 선수가 경기당 평균 17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기록하는 등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분업 농구가 눈에 띈다. 그리고 조 1위를 차지한 덕분에 토너먼트에서 미국과의 만남을 최대한 뒤로 미뤘다. 두 팀은 이변이 없는 한 4강에서 만나게 된다.
슬로베니아는 마지막 경기에서 10분을 버티지 못해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서 8강에서 미국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드라기치 형제가 경기당 평균 29.6득점 6.8리바운드 5.6어시스트를 합작한 가운데 나머지 주축 선수들 역시 탄탄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3위를 차지한 호주는 리투아니아전에서 맹활약한 조 잉글스를 필두로 애런 베인스, 메튜 델라베도바가 팀 공격을 주도했다. 대형 유망주 단테 액섬의 경우 경험을 쌓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4위 멕시코는 무려 40년 만에 출전한 농구 월드컵에서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앙골라, 대한민국 등 약체들을 이변 없이 제압한 것이 큰 자산이 되었다. 구스타보 아욘, 프랑시스코 크루즈, 헥터 에르난데즈의 삼각 편대가 팀을 더 높은 무대로 이끌었다.
대한민국 대표 팀은 조별 라운드 5전 전패를 기록, 쓴 맛을 봤다. 득/실점 마진 ?21.6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매 경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무래도 강호들과 경쟁하기에는 국제무대 경험과 기량 양쪽 모두 부족했다. 단, 이번 대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안 게임에서 좀 더 좋은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강 토너먼트 대진
A-B조 그룹
스페인 vs 세네갈
크로아티아 vs 프랑스
그리스 vs 세르비아
아르헨티아 vs 브라질
C-D조 그룹
미국 vs 멕시코
슬로베니아 vs 도미니카 공화국
리투아니아 vs 뉴질랜드
터키 vs 호주
조별 라운드 개인 기록
득점 부문
1위 후안 바레아(푸에르토리코) - 평균 22.0득점
2위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 -평균 21.6득점
3위 안드레이 블라체(필리핀) - 평균 21.2득점
3위 파우 가솔(스페인) - 평균 21.2득점
5위 프란시스코 가르시아(도미니카 공화국) ? 평균 20.3득점
리바운드 부문
1위 안드레이 블라체(필리핀) - 평균 13.8개(40분 환산 16.3개)
2위 고르기 디엥(세네갈) -평균 11.4개(40분 환산 11.9개)
2위 하메드 하디디(이란) -평균 11.4개(40분 환산 15.5개)
4위 야니스 보로시스(그리스) -평균 10.0개(40분 환산 15.4개)
5위 오메르 아식(터키) -평균 9.2개(40분 환산 16.3개)
어시스트 부문
1위 페트리 코포넨(핀란드) - 평균 5.8개(어시스트/실책 비율 2.9개)
1위 리키 루비오(스페인) - 평균 5.8개(어시스트/실책 비율 2.4개)
3위 사네 드알메이다(세네갈) - 평균 5.6개(어시스트/실책 비율 3.5개)
4위 파쿤도 카파조(아르헨티나) - 평균 5.0개(어시스트/실책 비율 2.5개)
4위 유진 지터(우크라이나) - 평균 5.0개(어시스트/실책 비율 1.6개)
효율성 부문(FIBA 기준)
1위 고르기 디엥(세네갈) - 114.0(평균 38.2분 출전)
2위 안드레이 블라체(필리핀) - 112.0(평균 33.8분 출전)
2위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 - 112.0(평균 32.2분 출전)
4위 파우 가솔(스페인) - 111.0(평균 25.8분 출전)
5위 케너스 퍼리드(미국) - 108.0(평균 21.8분 출전)
[루키] =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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