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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경의 뷰파인더] 라스베이거스와 워싱턴, 박지수와 하인즈-알렌
  • 정진경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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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정진경 칼럼니스트] 올 시즌 WNBA의 유력한 우승 후보,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와 워싱턴 미스틱스가 만났다. 

라스베이거스는 리즈 캠베이지(Liz Cambage)의 영입으로 막강한 인사이드를 구축했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독 선두로 뛰어 오르며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워싱턴은 이번 시즌, WNBA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특히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모습이 많은 WNBA에서 선수들의 장점을 조직력으로 묶어낸 몇 안 되는 팀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워싱턴은 팀 최고의 스타이자 팀 플레이의 중심인 엘레나 델레던(Elena Delle Donne)이 코뼈 부상으로 결장하며 연패에 빠졌고 선두를 내줬다.

이 두 팀은 끝까지 리그 선두를 다툴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박지수가 뛰고 있는 라스베이거스라는 점, 그리고 워싱턴에는 오는 2019-20시즌, 하나은행에 선발 된 마이샤 하인즈-알렌(Mysha Hines-Allen)이 있다는 점에서 더 관심이 간다.

결과적으로 오늘 경기는 라스베이거스의 승리로 끝났다. 

85-81로 역전승을 거둔 라스베이거스는 5연승과 함께 11승 5패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고, 3연패에 빠진 워싱턴은 9승 6패가 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 경기 역시, 리그 최고의 올라운더 델레던의 결장이라는 큰 변수가 있었음을 감안해야 한다.

엘레나 델레던의 존재감
델레던이 결장했던 개막전에서 워싱턴은 코네티컷 선에게 69-84로 대패를 당했다. 

워싱턴은 이후 델레던의 복귀와 함께 4연승을 달렸고, 코네티컷과 시애틀에게 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다시 5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5연승 기간 중 워싱턴은 자신들에게 2패를 선사했던 상위권 라이벌 코네티컷에게 102-59로 대승을 거두며 설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승은 여기까지였다. 라스베이거스 원정에서 지진으로 경기가 연기됐고, 이후 LA 스팍스와의 경기에서 델레던이 경기 시작 1분 만에 코뼈 골절로 빠지며 그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이후 내리 3연패다. 

상황만 놓고 보면 상승세의 라스베이거스와 하락세의 워싱턴이다. 하지만 내용을 따지고 보면 장기적으로 워싱턴이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진으로 인해 전반만 하고 중단 된 경기를 포함해, 라스베이거스와 워싱턴은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델레던이 뛰었던 지난 두 경기에서는 워싱턴이 확실하게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여줬다.

위싱턴은 공격 뿐 아니라 수비 조직력도 굉장히 좋은 팀이다. 공격자를 몰아넣고 기습적인 트랩을 하거나 앞선에서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며 라스베이거스를 괴롭혔다. 

라스베이거스의 주전 가드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두 선수 모두 전체 1라운드로 WNBA에 입성했지만 켈시 플럼(Kelsey Plum)은 이제 3년차, 재키 영(Jackie Young)은 올 시즌 루키다. 이들은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당황스러운 턴오버를 연발했다. WNBA 수준에 못 미친다는 말로 혹평하기에도 부족한 실수가 엄청났다. 

이 때문에 조금 심하게 말하면, 이들의 지난 두 경기는 상위권 팀 간의 맞대결이었음에도 프로와 고등학교 팀이 경기하는 느낌의 이질감을 줬다.

위싱턴은 리그 팀 들 중 가장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다. 그만큼 선수들의 호흡이 좋고, 각 포지션에서 자신들의 능력들을 제대로 발휘한다. 

그러한 워싱턴의 중심이 델레던이다. 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명확하다. 내외곽을 오가는 확실한 득점루트인 델레던으로 인해 공격 옵션이 더 많아지고, 수비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은데, 없을 때는 확실히 출혈이 많이 생긴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워싱턴은 벨기에 국가대표로 차출되어 유로 바스켓 챔피언십에 나섰던 엠마 메세만(Emma Meesseman)과 킴 메스타그(Kim Mestdagh)가 복귀했다. 193cm의 포워드 메세만은 11경기만의 복귀전에서 30분을 넘게 뛰며, 델레던의 공백을 대신했고, 15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두 경기 대패를 당했던 워싱턴에게는 분명 호재였다. 그러나 개인 능력은 물론 팀 조직력을 살리는 부분까지, 델레던은 대체가 가능한 선수가 아니다.

워싱턴의 베테랑 가드인 크리스티 톨리버(Kristi Toliver)가 경기 중 상당히 답답해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이 역시 델레던의 공백을 채우기에 역부족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 일 것이다.

여전히 위력적인 워싱턴, 그리고 하인즈-알렌 
톨리버는 현재 WNBA에서 뛰는 선수 중 2대2 해결 능력이 가장 돋보인다. 

특히 포켓패스(Pocket Pass : 바지 주머니 부분에서 준 다는 의미로 살짝 바운드로 주는 패스) 타이밍을 정말 잘 잡아서 찬스를 만들어 주는데, 본인 스스로의 공격 마무리나 외곽 슈팅 능력도 좋다. 수비 능력도 굉장히 좋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WNBA 리그를 뛰는 가드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32세인 톨리버는 현역 WNBA 선수로 활약하면서, 작년 NBA 위싱턴 위저즈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선임이 되기도 했다.  

볼 핸들러인 나타샤 클라우드(Natasha Cloud)는 톨리버의 부담을 적절히 덜어주고 있는데, 주로 포인트 가드 역할을 하며 수비를 잘 흔든다. 미스가 없고, 첫 패턴 플레이를 시작하며, 아주 깊은 라인까지 수비들을 끌어 들여 외곽쪽 찬스를 만들거나 톨리버와 델레던이 2대2 찬스를 만드는데 수월하게 해 준다. 

이 외에도 워싱턴에는 터프한 슈터 에이리얼 앳킨스(Arial Atkins)와 백업이지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티아나 하킨스(Tianna Hawkins), 공격 본능이 아주 좋은 포워드 에이리얼 파워스(Aerial Powes)가 있다. 

WKBL에서도 활약한 하킨스는 이번 시즌 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시즌 WKBL 외국인 선수 선발회에도 지원을 했다가 마지막 날 명단에서 제외됐다. 

무릎 상태를 이유로 시즌 중반에 합류할 수 있다고 통보했고, 이에 WKBL에서는 감독자 회의를 거쳐 명단에서 뺀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시즌에도 같은 이유를 들었다가 차일피일 팀 합류를 미뤘던 사례가 있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조치라는 생각이 들지만, 기량만 보면 하킨스가 빠진 게 아쉽기도 하다.

하나은행이 지명한 하인즈-알렌은 워싱턴의 백업 선수다. 

지난 시즌 신인인 하인즈-알렌은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평균 9분 정도를 뛰며 2.1점 2.6리바운드를 기록중이다. 좋은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하킨스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델레던이 없는 몇 경기에서 더 많은 출장 시간을 기대 했는데 오히려 출장시간이 줄었고, 이제 메세만의 복귀로 더욱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메세만이 델레던의 자리를 대신하는 데는 모자람이 많지만, 적어도 공격력과 높이 면에서 강점을 보인 만큼 하인즈-알렌은 주전 센터인 라토야 센더스(Latoya Sanders), 하킨스와의 힘겨운 주전 경쟁에 메세만까지 신경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하인즈-알렌은 리그 선수 중 백업으로 나오는 선수들과 비교 했을 때에도 아주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이다. 팀 동료들이 뛰어나고 조직적으로 상대를 충분히 괴롭힐 수 있는 위싱턴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WKBL에서는 하나은행과의 조합이 다소 걱정스럽기도 하다. 

하인즈-알렌은 오늘 경기에서 잠시 박지수와 함께 매치된 모습도 보였는데, 확실히 파워가 좋아 수비에서 밀어 내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박지수 역시 팀 상황과 여러 가지 것들을 감안할 때 WNBA에서 현재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WKBL에서의 매치업때는 하인즈-알렌이 훨씬 고전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이런 문제를 외국인 선수 스스로가 어느 정도 해결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가능할 지가 관건이다. 

대학 시절에는 이타적인 모습 외에도 적극성이 돋보이는 모습도 있었다고 하니, 어느 정도 기대는 해보겠지만, 국내 리그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선수임을 감안하면, WNBA에서의 출전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하나은행에도 고민이 될 것 같다.

라스베이거스, 이기긴 이겼는데...
라스베이거스는 오늘 승리로 얻은 것이 많다. 

5연승을 달렸고, 치열한 선두권 경쟁에서도 앞서 나가게 됐다. 4경기 연속 원정, 워싱턴-시애틀 스톰-미네소타 링스로 이어지는 강팀들과의 매치업이라는 좋지 않은 일정을 소화중임에도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자신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강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여전히 다듬을 점이 많아 보인다. 

워싱턴에게 이기긴 했지만, 델레던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늘의 경기력도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라스베이거스는 전력차가 많이 나는 상대와의 경기에서도 압도하는 모습이 별로 없다. 거의 매 경기가 접전이다. 

경기 중의 기복도 상당하다. 단독 선두임에도 워싱턴이나 코네티컷보다 강팀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불안요소가 많다는 증거다.

라스베이거스의 빌 레임비어 감독은 "젊은 팀이고, 손발을 맞춘 지 얼마 안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WNBA팀들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가 되어야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미 시즌의 절반 가까이를 소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맞춰 본 시간이 짧다"는 말이 핑계가 될 수는 없다.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은 라스베이거스뿐이 아니다. 

리그 최고의 가드이자 ‘살아있는 전설’ 다이애나 터라시(Diana Taurasi)가 지난 경기에 복귀했다. 피닉스 머큐리 역시 터라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전혀 다른 팀이다. 

복귀전에서 단 16분만 뛰었지만, 터라시가 출전 시간을 회복하면 피닉스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될 것이다. 현재 순위는 8위지만, 라스베이거스보다 2게임을 덜 했고, 심지어 승차는 3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시즌 초반이기는 했지만 라스베이거스는 터라시가 없는 피닉스한테 패한 바 있다. 1경기차 2위인 코네티컷에게도 시즌 초반에 패했다. 또한 지진으로 인해 연기된 지난 5일 워싱턴과의 경기도 36-51로 뒤진 채 후반을 속개해야 하므로 사실상 1패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승이 목표라고 봤을 때 라스베이거스는 여전히 순위 라이벌들보다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박지수의 힘든 싸움
오늘 경기에서 박지수는 6분 50초를 뛰면서 2점 1리바운드 1블록슛을 기록했다. 이전과는 달리 팀이 끌려가고 있던 초반에 투입됐다. 

에이자 윌슨(A'ja Wilson)과의 하이로우 플레이에서 턴오버를 범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보기 좋았다. 특히 하킨스의 드라이브인을 따라가 블록슛으로 막아낸 것은 WKBL에 자신이 보여주던 강점을 그대로 펼친 것이었고, 블록슛 후의 트랜지션 상황에서도 로우 포스트에서 볼을 받아 골밑 1대1을 성공했다.

아무래도 같은 한국인이라 더 크게 느끼는 것일 수 있겠지만, 라스베이거스에서 박지수를 활용하는 것을 보면 아쉬움이 많다. 캠베이지, 윌슨, 데리카 햄비(Dearica Hamby) 등 쟁쟁한 경쟁자들의 존재를 감안해도 그렇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때, 박지수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의 인사이드에서 당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현재 여자농구에서 세계 최고 센터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는 캠베이지와 지난 해 만장일치로 WNBA 신인상을 수상했고, 동시에 미국 국가대표에 오른, 그리고 프로 2년차에 올스타 팬투표 2위로 델레던과 함께 주장이 된 윌슨이 버티는 라스베이거스의 인사이드는 어떤 선수가 명함을 내밀어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조직적인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기에 물음표가 달리는 건 사실이지만, 이름 값 그 자체로 ‘세계 최고 수준’ 그 이상이다. 그렇기에 박지수에게는 경쟁이 더 험난하다.

하지만 리그 전체로 볼 때, 박지수의 활용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팬들은 단순히 "기량이 떨어져서 WNBA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난도 하는 것으로 아는데, WNBA 12개 팀 중 박지수를 15분 이상 꾸준히 쓸 수 있는 팀들도 충분히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 우승 후보로 꼽히는 라스베이거스는 저러한 쟁쟁한 주전 선수들을 갖추고도 거의 매 경기를 접전으로 치른다. 그러다보니 벤치에서도 1옵션이 아닌 박지수가 출전시간을 잡는데 더욱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엔트리 멤버 중 유일하게 출전을 못 할 때도 있고, 출장 시간이 들락날락해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부침이 있을 텐데도 박지수는 위축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가져가려 노력중이다. 

농구를 시작한 이래로 단 한 번도 처해본 적 없는 상황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박지수는 국내 선수들은 물론 아시아 선수들이 꿈도 꾸기 힘들었던 무대에서 적응을 해가고 있다.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어린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런 박지수에게 농구팬들의 더 큰 응원이 있기를 바란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정진경 칼럼니스트  rookiemagazi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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