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 ②부에서는 워싱턴의 2013-14시즌 대반격과 존 월의 두드러진 기량 발전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겠습니다.
워싱턴의 대약진
워싱턴은 2013-14시즌에 44승 38패를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6시즌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및 5할 승률 이상 기록이었다. 이는 직전 시즌 대비 +15승으로 그들이 얼마나 발전된 플레이를 선보였는지 잘 알 수 있다.
2012-13시즌과 2013-14시즌 팀 기록 변화를 살펴보자. *( )은 리그 순위
2012-13시즌
홈 22승 19패 원정 7승 34패 vs 5할 승률 미만 15승 20패
평균 득점 93.2점(28위) 실점 95.8점(8위) 득실점 마진 ?2.6점(21위)
리바운드 43.2개(9위) 어시스트 21.6개(19위) 실책 14.6개(24위) A/TO 1.48(24위)
FG 43.5%(27위) 3P 36.5%(10위) TS 51.2%(27위) eFG 47.5%(25위)
ORtg 97.8(30위) DRtg 100.6(8위) AST% 61%(7위)
2013-14시즌
홈 22승 19패 원정 22승 19패 vs 5할 승률 미만 30승 13패
평균 득점 100.7점(16위) 실점 99.4점(9위) 득실점 마진 +1.3점(15위)
리바운드 42.2개(20위) 어시스트 23.3개(8위) 실책 14.1개(16위) A/TO 1.65(10위)
FG 45.9%(10위) 3P 38.0%(5위) TS 53.8%(15위) eFG 50.6%(11위)
ORtg 103.3(16위) DRtg 102.4(10위) AST% 60.1%(7위)
절망적이었던 원정 승률이 리그 상위권으로 뛰어 올랐다. 가장 돋보이는 부문은 5할 승률 미만 팀들과의 맞대결 성적. 정규시즌 강팀의 조건은 하위권 팀들을 얼마나 이변 없이 꼬박꼬박 잡을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 시즌의 워싱턴은 해당 조건은 충족시켰다.
수비력의 경우 이미 2012-13시즌부터 탄탄한 편이었다. 앤디 휘트먼 감독이 부임한 이래 각자의 존을 철저하게 마크하는 개별 선수에 대한 수비 전술이 확고하게 뿌리내린 것. 여기에 네네, 마신 고탓, 트레버 부커 등 인사이드 자원들이 든든하게 버텨주면서 페인트존 수비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또한 트레버 아리자, 브래들리 빌, 월 모두 해당 포지션에서 평균 이상의 수비수들. 수비 마인드가 있는 5명의 선수가 스타팅 라인업을 구성한 것은 축복이었다.
공격 부문에서의 성장도 돋보였다. 특히 3점슛을 만드는 과정이 대단히 정교했다. 네네와 고탓의 안정적인 하이 스크린을 받은 월이 일단 공간을 확보할 경우 선택지가 매우 많았다. 네네, 고탓 모두 픽&롤, 픽&팝이 가능한 빅맨인 관계로 상대는 2:2 플레이를 대처하기 어려웠다. 또한 아리자, 마텔 웹스터, 빌 등이 3점 라인 밖의 미리 약속된 포지션을 빠르게 점유하면서 3점슛 옵션 역시 대단히 풍부해졌다. 워싱턴은 지난 시즌 어시스트를 받아서 성공시킨 3점슛 부문에서 90.0%를 기록, 유타 재즈에 이어 리그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내/외곽에서 모두 안정적인 공격 옵션을 가져갔던 셈이다.
워싱턴의 2013-14시즌 득점 루트 점유율(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비교)
FG 2P 3P FT *MR 속공 페인트존
WAS 45.9% 61.3% 23.5% 15.2% 20.3% 15.6% 41.0%
SAS 48.6% 60.8% 24.2% 14.9% 17.2% 12.6% 43.6%
*미드레인지(중거리) 점프슛 점유율
리그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격 전술을 펼치는 샌안토니오와 비교해 봐도 큰 차이가 없다. 페인트존 공략 비중이 다소 낮았던 반면 더욱 효과적인 공격 옵션인 속공 비중에서 우위를 점한 부문도 눈에 띈다. 워싱턴의 공격 전술이 어느 정도 정돈되었음을 잘 보여준다.(물론 안 풀릴 때는 밑도 끝도 없이 부진한 경우도 많았다. 샌안토니오와 워싱턴의 가장 큰 차이는 기복 편차 여부였다)
워싱턴의 별이 되다
이번에는 월 개인에 초점을 맞춰보자. 우선 점프슛 성공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데뷔 시절 월은 점프슛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민폐로 여겨졌을 정도로 성공률과 자신감 모두 형편없었다. 반면 부단한 연습을 통해 슈팅 메커니즘을 발전시켰으며 지난 시즌에 이르러서는 간단한 하이 스크린을 받은 후 중거리 점프슛을 자신 있게 시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심지어 팀의 3점 옵션 중 하나로 발전했을 정도. 슛 거리별 성공률을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노력형 선수인지 잘 알 수 있다.(월이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 위주의 선수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다)
월의 슛 거리별 성공률 변화(데뷔 시즌 vs 직전 시즌)
8피트 이내 8~16피트 16~24피트 3점슛
2010-11시즌 51.9%(244/370) 29.9%(43/144) 31.7%(77/243) 31.2%(34/109)
2013-14시즌 60%(261/435) 31%(44/142) 36.7%(166/452) 35.2%(108/307)
패스 능력 역시 더욱 정교해졌다. 월은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 중 先 패스 마인드가 가장 강한 선수 중 하나로 러셀 웨스트브룩, 카이리 어빙, 데미언 릴라드 등 듀얼 성형의 공격형 포인트가드들과 차별점이 있다. 리키 루비오와 비슷한 성향이지만 슈팅 능력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내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 창출에 성공했다.
AST AST% TOV% AST/ TO
크리스 폴 10.7개 48.9% 12.4% 4.57
존 월 8.8개 40.5% 16.3% 2.44
리키 루비오 8.6개 37.8% 21.8% 3.17
러셀 웨스트브룩 6.9개 40.2% 16.1% 1.82
카이리 어빙 6.1개 31.6% 12.1% 2.28
데미언 릴라드 5.6개 25.1% 11.5% 2.37
마이클 콘리 6.0개 30.1% 11.5% 2.94
지난 시즌 어시스트 관련 항목들을 살펴보자.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독보적인 존재인 크리스 폴을 제외하면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였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워싱턴 공격 루트를 살펴보면 빅맨의 하이스크린-월의 공간 확보 공식이 성립될 경우 무수히 많은 공격 옵션이 파생된다. 돌파를 선택한 후 림으로 쇄도하는 동료 또는 외곽에 자리 잡은 동료에게 패스를 전달하는 실력은 예술의 경지. 본인이 직접 마무리하는 부문이 아쉬웠지만 대신 동료들을 살리는 능력 하나만큼은 동년배 포인트가드들 중 최고 수준이었다.
리더십이 성장한 것도 워싱턴 대약진의 주요 원동력 중 하나.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동료들을 모아 패턴을 지시하는 빈도가 더욱 증가했다. 사실 위트먼 감독의 공격 전술은 딱히 돋보이는 면이 없는 관계로 야전사령관인 월이 직접 해법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리듬이 좋지 않을 때는 고탓이나 빌 등 동료에게 공격 주도권을 양보하는 미덕까지 발휘했다. 실제로 승부처에서 빌과 고탓 등이 공격을 주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뛰어난 스타성도 그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올스타전 덩크 컨테스트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주목받았으며 실제 경기에서도 360도 회전 덩크, 속공 상황에서의 멋진 마무리를 자주 선보인다. 동료 선수들 중 운동능력을 앞세워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내는 선수가 전무하다시피 한 점을 감안하면 월의 팬서비스(?) 능력이 더욱 돋보였다. 워싱턴이 지난 2013년 여름, 월에게 5년 맥시멈 연장계약을 준 것은 실력뿐만 아니라 스타성과 상품가치까지 고려한 선택이었다. 길버트 아레나스 이후 팀을 대표할 수 있는 전국구 스타로 성장한 것이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부문도 많다. 첫 번째는 기복. 특히 상대 수비가 강화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속된 표현으로 ‘사라진’ 경우가 많았다. 점프슛이 연속으로 실패하면 빌에게 볼을 전달한 후 3점 라인 구석에 박혀 의기소침해 하고 있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들어갈 때까지 슛을 시도하는 웨스트브룩 부류의 근성형 선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셈. 이미지와 달리 경기 내에서 소심한 구석이 있다.
돌파 후 마무리 능력, 클러치 실력도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 팀에서 볼을 가장 많이 점유하는 리더가 클러치 순간에 슛을 망설이는 것은 큰 손실. 지난 시즌 팀 내 개별선수 ON/OFF 득실점 마진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선수는 월(+3.2점)이 아닌 고탓(+5.3점)과 네네(+3.7점)였다.
포인트가드 포지션 돌파(Drives) 효율성
경기당 돌파 시도 ? 1위 타이 로슨(10.6회) 2위 제프 티그(9.9개) 18위 존 월(6.2개)
돌파 평균 득점 ? 1위 라몬 세션스(7.3점) 2위 에릭 블랫소(5.9점) 17위 존 월(4.0점)
돌파 후 야투 성공률 ? 1위 에릭 블렛소(52.9%) 2위 크리스 폴(52.2%) 8위 존 월(49.5%)
월의 돌파 후 마무리 실력은 수준급 포인트가드들과 비교할 경우 확실히 떨어진다. 왼손 활용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컨택 후 3점 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밸런스가 부족하다는 평가. 그나마 자유투를 얻어내는 능력만큼은 출중했던 관계로 팀 돌파 옵션을 통해 어느 정도 기여는 할 수 있었다.
이상 존 월과 그의 소속 팀 워싱턴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았다. 미래 역시 밝은 편. 주축 선수인 월과 네네, 고탓과 장기계약을 체결했으며 빌과도 이변이 없는 한 계속 함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월&빌의 백코트 콤비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플래쉬 듀오’ 스테판 커리&클레이 톰슨과 더불어 리그에서 가장 촉망받는 조합 중 하나. 여기에 오프시즌 동안 폴 피어스, 드후안 블레어, 크리스 험프리스 등 쏠쏠한 베테랑 선수들까지 영입해 전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차기 시즌 클리블랜드, 마이애미, 시카고 등 동부 컨퍼런스 강호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월의 한국 방문 스케쥴은 다음과 같다.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방문해 NBA 스타의 모습을 직접 관람하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2014 올스타전 덩크 컨테스트를 수놓았던 월의 덩크 실력을 실제로 접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루키] =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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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쳐 = 존 월 공식 홈페이지(http://www.johnwall2.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