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정진경 칼럼니스트] 라스베이거스가 개막 후 두번째 2연승에 성공했다. 

센터들의 조합이 많이 좋아 진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는 지난 시즌 우승팀이자 전날까지 7승 4패로 4위를 달리고 있던 시애틀 스톰에게 60-56이라는 저득점을 양상 속에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시애틀은 오늘 1쿼터에 팀의 주득점원이자 가드인 주얼 로이드(Jewell Loyd)가 스틸 후 레이업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코트를 떠났고 끝까지 복귀하지 못했다. 자세한 결과를 봐야겠지만 부상 장면만 볼 때는 예후가 무척 걱정되는 부상이었다.

시애틀은 팀의 대표 가드인 수 버드(Sue Bird)와 지난 시즌 파이널 MVP 브리아나 스튜어트(Breanna Stewart)도 부상으로 인해 아직까지 전력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로이드까지 빠지게 되면 손실이 너무 크다. 

WKBL에서는 KDB생명 시절,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와 함께 시즌 도중 팀을 떠났지만, 로이드는 WNBA에서 평균 15.8점으로 전체 득점 8위에 올라있으며, 미국 국가대표 가드다.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이번 시즌 시애틀은 평균 73.7점을 올렸고, 라스베이거스는 80.9점을 기록 중이다. 단순히 득점만 감안해도 오늘 경기는 양쪽 모두 경기력이 아쉬웠다. 특히 라스베이거스는 경기 초반, 불의의 부상으로 로이드가 빠진 시애틀을 상대로는 조금 더 쉬운 경기를 했어야 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오늘도 턴오버 17개를 기록했다. 상대 시애틀은 전체 스틸 1위 팀 답게 13개의 스틸을 기록했는데, 시애틀이 제대로 한 스틸 보다 라스베이거스 선수들의 이해가 안 되는 패스에 의한 실수가 더 많았다. 

최근 대학리그 해설을 하면서 비슷한 팀을 보게 되는데, 여대부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한림성심대다. 한림성심대는 평균 20개 이상의 턴오버를 기록 하고 있는데, 라스베이거스 선수들의 턴오버의 내용을 보면 우리 여대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라스베이거스는 평균 16.5개로 WNBA에서 2번째로 많은 턴오버를 기록 중 이다. 

해설 중 에도 이야기했지만, 상대와 같은 상황이라도 턴오버가 나오는 이유는 제대로 된 타이밍을 잡지 못 하기 때문이다. 코트의 전체 상황과 팀원들의 움직임 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게 원인이다. 

받는 사람이 예측하기 어려운 패스를 시도하다가 발생하는 미스는 바로 백 코트해서 수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상대는 더 많은 공격 횟수를 가져가게 되고 실수를 범한 쪽은 백코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게 되니 체력 소모는 더 커지고, 쉬운 점수를 여려 차례 내 주게 된다. 

라스베이거스의 가드들의 또 다른 문제는 2대2 상황이 나와도 제대로 해결을 못하기 때문에 역으로 상대의 기습 트랩에 갇히거나 쉬운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 한다는 점이다. 

라스베이거스는 강력한 빅맨들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자 윌슨(A’Ja Wilson)과 리즈 캠베이지(Liz Cambage)의 조합은 점점 위력을 키워가고 있고, 여기에 데리카 햄비(Dearica Hamby)의 활약도 좋아지고 있다. 

오늘 경기 4쿼터 3분을 남긴 승부처에서 레임비어 감독은 햄비를 3번으로 빼면서 트리플 포스트를 가동시키기도 했다. 

윌슨과 캠베이지의 조합이 강해진 부분을 분석해보자. 리그 최고의 센터와 미국 국가대표 차세대 중심 포워드인만큼 두 선수 모두 개인 능력의 출중함은 말할 것도 없다.

첫 번째로 트랜지션 상황에서 누가 퍼스트 빅맨이 되던 아주 유리한 지점에서 포스트 업 시도가 가능하고, 만약 윌슨에게 큰 수비자가 먼저 매치되면 캠베이지 쪽은 손쉽게 미스매치가 가능해 진다는 점이다. 206cm의 브리트니 그라이너(피닉스 머큐리)도 일대일에서 버거워하는 캠베이지에게 미스 매치는 점수 헌납과 다를바 없다. 

두 번째로 둘 중에 한 명이 하이에서 2대2 시도를 하며 수비를 집중 시킬 때, 로우에 있던 한 명은 노 차징 세미서클 쪽으로 강한 씰(Seal : 센터가 포스트업을 위해 볼을 잡기 전, 수비자와 몸싸움으로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동작. 등을 수비자 앞으로 붙인다는 의미)동작을 하면서 자리를 잡고 바로 볼을 받아 해결하기 때문에 상대로서는 핼프 수비를 하기도 매우 힘들어 진다.

물론 오늘 시애틀은 위크 사이드 수비가 좋지 않았고, 먼저 몸싸움을 하는 타이밍도 잘 못 잡았지만, 상대적으로 라스베이거스는 가장 쉽고 빠른 공격 루트를 가져갈 수 있다. 

게다가 라스베이거스는 혼 플레이(Horn Play : 탑에 가드, 양쪽 엘보우에 4,5번 선수가 포진해서 트라이앵글 모양으로 시작하는 3대3 플레이. 사슴뿔 모양을 생각하면 되는데, 지시를 하는 가드도 주로 검지와 약지를 들어올려 사슴뿔 모양을 만드는 경우가 많음)를 시작하며 앞선과 스크린, 또는 센터들 간의 스크린으로 쉽게 포스트와 외곽의 찬스를 만들면서 수비의 헬프를 어렵게 하는 옵션을 가져간다. 이는 WKBL에서도 센터가 강한 KB가 많이 활용하는 플레이다.

세 번째는 수비에서 나타난다. 

대단한 운동능력을 자랑하는 윌슨은 반대로 센스가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이로 인해 수비에서는 보이지 않는 실수를 많이 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캠베이지는 노리고 있다가 스틸이 가능한데 윌슨은 그렇지 않다. 

다만 놀라운 운동능력으로 그 부분을 빠르게 보완을 하는데, 늦었다고 판단되는 상황도 따라가서 블록슛이 가능하다. 오늘 경기에서도 라스베이거스는 3점차 앞서던 경기 막판, 상대의 외곽슛을 봉쇄하기 위한 작전을 펼쳤는데, 이때 윌슨이 상대 선수를 순간적으로 놓쳤다. 그러나 타이밍이 늦었음에도 윌슨은 3점슛을 시도한 카리마 모스퀘이다-루이스의 볼을 쳐냈다. 정말 대단한 운동능력이다.

뒷선에 캠베이지가 버티고 있는 것 또한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윌슨이 놓쳐버린 공격자는 위크 사이드에 있던 캠베이지가 어느 새 나타나 블록슛을 해 버린다. 

이렇게 강하고 쉬운 공격과 수비 옵션들은 가드들이 더욱 극대화시켜야 하는데 현재 라스베이거스는 그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경기가 접전이 되면서 박지수의 출장시간도 보장받기 어려워지는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팀의 가장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부분이 캠베이지-윌슨의 조합이고, 가장 효과적인 조커가 햄비인 만큼 경기 내내 접전이 펼쳐진다면, 당장보다 미래에 대한 가중치가 더 높은 박지수에게는 출전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는 WNBA에서도 가장 인사이드가 강한 팀 중 하나다.

다만 박지수에 대한 구단과 감독, 현지의 반응이 여전히 호의적인 만큼, 많지 않은 기회에도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보다는 연습하고 준비한 대로 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제공(@LVA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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