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자 윌슨(A’ja Wilson)과 리즈 캠베이지(Elizabeth Cambage) / Las Vegas Aces instagram

[루키=정진경 칼럼니스트]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는 홈 개막전에서 LA스팍스를 제압했다. 

‘리즈 캠베이지(Elizabeth Cambage)가 없어도 이렇게 강한데 그녀가 들어오면 얼마나 더 무서워질까’라는 평가를 받은 라스베이거스의 두 번째 상대는 피닉스 머큐리. 설명이 필요없는 에이스 가드, 다이애나 터라우시(Diana Taurasi)가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지만 피닉스에는 206cm의 센터 브리트니 그라이너(Brittney Griner)가 버티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자신들과 함께 우승 후보로 평가 받는 피닉스 머큐리와의 원정을 앞두고, 캠베이지의 출장을 예고하며 경기 전부터 세기의 센터 대결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경기는 주전 멤버 5명이 모두 30분 이상을 소화하면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피닉스의 승리였고, 그라이너는 37분간 출장을 하면서 18득점 6리바운드의 기록을 보여줬다.

라스베이거스는 주 득점원인 아이자 윌슨(A’ja Wilson, 11점 9리바운드)이 경기 종료 3분전 까지 WNBA 커리어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득점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게 만들 정도로 상대 드와나 바너(DeWanna Bonner, 12점 12리바운드 3블록)에게 철저하게 봉쇄당했고, 가드 라인의 부진으로 다소 힘든 경기를 펼쳤다.

특히 4쿼터 6.6초를 남기고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베이스라인 인바운드 플레이에서 윌슨이 완벽한 슛 찬스를 2번 연속 놓치면서 라스베이거스는 84-86으로 패했다. 

선발로 나온 그라이너와 달리 캠베이지는 1쿼터 2분 39초를 남기고 라스베이거스 선수로 처음 코트를 밟았다. 쿼터 마무리 시점에 캠베이지는 그라이너 앞에서 페이스 업으로 가볍게 레이업을 성공 시키며 파울을 얻어 첫 득점을 3점 플레이로 만들어 냈다. 

2쿼터에는 선발로 경기를 시작해 3점슛을 성공했고, 이 득점으로 라스베이거스는 첫 역전을 만들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이날 캠베이지는 많은 시간을 출장 하지 않았지만 캐롤린 스워즈(Carolyn Swords)의 백업으로 나오면서 13분 58초 출전에 13득점이라는 가성비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 줬다. 

하지만 캠베이지가 뛰는 라스베이거스의 문제점은 가장 두드러지게 수비와 트랜지션 부분에서 나타났다. 이는 캠베이지를 대신 해 출장하고 있는 스워즈가 장시간 코트에 있을 때도 나오는 문제점이다. 

캐롤린 스워즈(Carolyn Swords) / Las Vegas Aces instagram

스워즈는 이번 W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도 등록을 마친 선수다. 장신 센터(198cm, 98kg)라는 장점이 있지만, 포스트 업 기술이 부족하고, 신체 조건에 비해 힘을 잘 쓰지 못한다. 공격 리바운드 후 마무리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2 플레이에서 팝을 해서 정확한 미들슛을 구사하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롤을 할 때에도 속도가 느려 좋은 찬스를 만들어 내기 힘들 수도 있다. 

작년에 부상당한 무릎에 여전히 두꺼운 보호대를 하고 뛰는 것을 보아 문제가 아주 없다고 보이지 않고, 그 여파로 수비 부분 특히 2:2 수비에서는 아주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무릎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은 스워즈에게 치명적이다. 원래 스피드가 느린데다가, 뒷걸음을 치며 방향을 여러 번 바꿔야 하는 수비에서는 가드들의 쉬운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스워즈가 WKBL에서 뛰게 된다면? 만약 박지수와 매치가 된다고 가정할 때, 박지수가 페이스 업을 통해 스워즈를 상대로 1:1을 하거나, 2:2 픽앤롤 플레이로 스위치 상황을 만들어 충분히 괴롭힐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라스베이거스로서는 스워즈가 장신인 그라이너를 수비하기 위해 꺼내든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캠베이지가 절대적인 위력을 보여주는 선수지만 팀 합류도 늦었고, 부상에서 이제 회복한 상태다. 팀 시스템에 적응해서 조화를 이룰 시간동안 스워즈는 당분간 경기에 출장하며 캠베이지의 역할을 맡을 것 같다.

캠베이지 역시 수비 부분 에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상대는 그라이너와 바너, 혹은 에센스 카슨(Essence Carson)과 2:2 플레이로 캠베이지를 공략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라스베이거스는 캠베이지를 앞두고 길게 드라이브 인 하는 볼 핸들러를 체크하기 위해 코너 쪽 원 카운트의 수비자가 헬프를 들어 올 수밖에 없는데, 이 때 슈터들에게 여러 차례 오픈 찬스를 주게 된다.  

아울러 상대 트랜지션 상황 에서도 공격자 픽업이 느려 질 수 밖에 없어, 브리안 재뉴어리(Briann January)에게 여러 차례 트랜지션 3점슛을 허용했다. 이 경기에서 34분 40초를 뛴 재뉴어리는 3점슛 5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라스베이거스는 백코트 수비가 좋은 팀 이다. 특히 앞 선 수비수들의 디깅(Digging:포스트 공격자들이 드리블을 시작 할 때, 가드 라인 수비수들이 헬프하면서 볼 쪽으로 낮게 손질 하는 동작)하면서 해 내는 스틸 능력과 헬프 후 로테이션이 좋은 팀 인데, 오늘은 트랜지션 디펜스의 문제점과 그라이너에게 트랩 후 로테이션의 문제점을 몇 차례 보여줬다.

공격에서는 특유의 빠른 트랜지션 속공의 장점을 경기 초반 몇 번 보여줬지만, 경기 중반부터는 사라졌다. 특히 캠베이지가 들어오면 그에 대한 의존도를 보여주며 볼을 포스트에 투입만 하려고만 해, 첫 게임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사라졌다. 

박지수 / Las Vegas Aces instagram

박지수는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박지수 캠베이지와 스워즈의 백업 라인에 들어가는 것 보다는 윌슨과 데리카 햄비(Dearica Hamby)의 백업 라인에 들어가는 것을 바란다. 박지수의 신장과 스피드는 수비에서 더 빛을 발 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센터와 장신 포워드에 좋은 선수들을 많이 구축하고 있다. 당분간은 박지수가 경기에 나서기 위해 상당히 힘든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박지수에게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스타일의 좋은 빅맨들과 함께 하면서, 팀 훈련과 연습경기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국내에서는 WKBL은 물론 국가대표를 가도 정상적인 일대일 훈련을 할 상대가 없는 박지수에게 라스베이거스는 엄청난 경험과 가르침을 줄 수 있다.

실망하지 말고, 자신의 가능성을 팀 연습 과정에서 꾸준히 보여주면 반드시 기회는 올 것이다.

사진 = Las Vegas Aces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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