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 마이애미 히트가 ‘빅 3’와의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플랜 B’를 적극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 보쉬와 관련한 여러 가지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美)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 ‘yahooSports’ 등은 8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마애이마가 FA 포워드들인 조쉬 맥로버츠(前 샬럿 호네츠), 대니 그래인져(前 LA 클리퍼스)와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공백이 발생한 식스맨&빅맨 자원을 보강하면서 동시에 ‘빅 3’에게 재계약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그래인져와의 계약은 2년 420만 달러 규모로 2년차 시즌에 플레이어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스타 출신 포워드로 스몰라인업에서 4번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3점슛과 준수한 수비력, 리더십까지 갖춘 자원으로 라샤드 루이스, 쉐인 베티에 등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최적화된 자원이다.
지난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전체 17순위 지명을 받고 리그에 데뷔했으며 8시즌 반 동안 팀의 간판스타로 활약했었다. 2008-09시즌에는 ‘기량 발전상’(MIP)를 수상과 함께 해당 시즌 활약을 인정받아 올스타로까지 선정되었다. 그러나 2012-13시즌 당한 치명적인 부상으로 인해 대부분의 경기를 결장해야 했고, 팀의 중심축은 폴 조지, 데이비드 웨스트, 로이 히버트 등으로 옮겨갔다. 팀의 암흑기 에이스로 악전고투하다가 정작 빛을 볼 시점에 부상으로 몰락한 셈이다.
결국 지난 시즌 중반 쫓겨나다시피 필라델피아 76ers로 트레이드되었다. 대권을 노리는 팀 입장을 고려하면 머리로 이해할 수 있었지만 선수 본인과 팬들 입장에서는 가슴이 아픈 냉혹한 이별이었다. 이후 LA 클리퍼스로 이적해 우승 도전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1983년생으로 아직 본격적인 노쇠화가 찾아올 시점이 아니다. 시즌 후반 몸 상태가 올라온 후에는 쏠쏠한 활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이애미 입장에서 만약 전성기 시점의 80% 정도만 기량이 회복되더라도 대박 계약이 될 수 있다.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에 사이즈까지 갖춘 3번 자원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비정한 친정’ 인디애나와의 맞대결이 흥미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니 그래인져의 통산&2013-14시즌 성적
통산 성적
556경기 평균 17.4득점 5.1리바운드 1.9어시스트 FG 43.5% 3P 38.1% FT 84.9%
2013-14시즌 성적
41경기 평균 8.2득점 3.2리바운드 1.0어시스트 FG 37.8% 3P 33.6% FT 94.0%
조쉬 맥로버츠는 원(原)소속 구단이었던 샬럿의 재계약 제의를 뿌리치고 마이애미 행을 선택했다. 계약 내용은 4년 2,300만 달러 규모로 플레이어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후 이제 본격적인 우승 사냥에 나서는 셈이다.
그는 패싱과 외곽슛에 강점이 있는 빅맨으로 마이애미의 시스템과 잘 어울리는 자원이다. 2012-13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고교&대학 시절의 기대치에 비해 활약이 저조했다. 반면 샬럿 이적 후에는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덕분에 물 만난 고기처럼 좋은 활약을 선보일 수 있었다.
2013-14시즌에 기록한 경기당 평균 4.3개의 어시스트는 파워포워드 포지션 중 전체 2위에 해당한다.(1위 케빈 러브) 어시스트/실책 비율의 경우 무려 4.01로 리그 전체로 따져 봐도 크리스 폴(LA 클리퍼스)에 이은 2위다. 여기에 105개의 3점슛을 적중시켜 같은 포지션에서 전체 6위를 차지했다.(성공률 36.1%)
한 마디로 페인트존 밖에서 동료들과 훌륭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존재. 알 제퍼슨이 인사이드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그와의 절묘한 조합덕분이었다. 비슷한 유형으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라이언 앤더슨을 꼽을 수 있다. 앤더슨이 리바운드에 강점이 있다면 맥로버츠의 경우 패싱과 경기 운영에 있어 좀 더 강점을 지닌다.
마이애미는 맥로버츠의 영입을 통해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빅맨 포지션에 유동성을 가져왔다. 식스맨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보쉬가 재계약 후 센터로 나설 경우 그를 4번 포지션에 배치시켜 준수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쉬 맥로버츠의 통산&2013-14시즌 성적
통산 성적
350경기 평균 5.7득점 4.2리바운드 2.1어시스트 FG 47.6% 3P 34.2% FT 71.0%
2013-14시즌 성적
78경기 평균 8.5득점 4.8리바운드 4.3어시스트 FG 43.6% 3P 36.1% FT 7.29%
한편, 팻 라일리 마이애미 구단 사장과 르브론 제임스는 이번 주 안에 단독 미팅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구단이 르브론에게 맥시멈 계약 오퍼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라일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실제로 르브론의 에이전트는 이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LA 레이커스, 댈러스 매버릭스, 휴스턴 로케츠 등과 접촉했다.
르브론은 현재 맥시멈 규모 계약을 원하고 있다. 마이애미 구단 역시 그가 원하는 조건을 들어줄 수 있지만 나머지 슈퍼스타들인 보쉬, 드웨인 웨이드가 페이컷을 해줘야 가능하다. 다행히 FA 시장에서 맥로버츠, 그래인져 등의 수준급 자원들을 영입했기 때문에 ‘빅 3’에게 구단의 미래에 대한 비전은 어느 정도 보여줬다. 단, ‘빅 3’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상태일 경우 잔류가 예상되는 웨이드와 달리 르브런과 보쉬는 개별적으로 여러 구단들과 FA 계약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드와이트 하워드, 제임스 하든을 보유한 휴스턴이 보쉬에게 4년 8,800만 달러(‘ESPN’ 보도 기준) 규모에 달하는 맥시멈 오퍼를 진행 중이다. 보쉬 역시 휴스턴의 제의에 큰 흥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마이애미와 재계약을 할 경우 페이컷이 불가피한 관계로 맥시멈 오퍼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르브론이 떠난다면 마이애미와 맥시멈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금액이라면 하워드&하든이 있는 휴스턴에 합류하는 것이 우승 도전을 함에 있어 훨씬 유리하다. 특히 휴스턴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미들레인지(중거리 점프슛)에서의 공격 효율성이었음을 감안하면 정교한 점프슛 능력을 보유한 보쉬가 돋보이는 활약을 선보일 수 있다.
올해 오프시즌 최대 화두인 ‘마이애미 드라마’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전력 보강을 시작한 마이애미가 르브론, 보쉬 등 ‘집토끼’들까지 잔류시킬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보자.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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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쳐 = 대니 그래인져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dgranger33?fref=ts)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