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 밀워키는 지난 2013년 오프 시즌, 빅 네임 FA 영입은 없었던 반면 쏠쏠한 전력 보강을 이루면서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리빌딩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허브 콜 당시 구단주의 의중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통해 어느 정도 수입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유난히 탱킹 시도를 천명한 팀들이 많았던 오프 시즌 분위기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 또한 밀워키와 같은 스몰마켓에 위치한 구단들은 플레이오프 진출 유/무에 따라 구단 수익에 꽤 차이가 났다.

그러나 밀워키의 플레이오프 진출 의지는 시즌 개막 한 달 만에 산산조각 났다.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의 팀 적응 부진, 부상 선수 속출을 버텨내지 못한 것. 개막 후 15경기 만에 2승 13패를 당하더니 12월이 다 지나갈 때 까지 리그 전체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구단 프런트는 백기를 들고 만다. 리빌딩을 위한 탱킹 쪽으로 운영 방향을 잡은 것. 시즌 15승 67패는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었으며 지난 2011-12시즌 샬럿 밥캐츠가 기록한 10.6% 승률(7승 59패) 이후 리그 전체에서 가장 저조한 승률이었다.(18.3%)

밀워키 프랜차이즈 최악의 시즌
2013-14시즌 ? 15승 67패(승률 18.3%)
1993-94시즌 ? 20승 62패(승률 24.4%)
1995-96시즌 ? 25승 57패(승률 30.5%)

00년대 최악의 시즌을 보낸 팀들
샬럿 밥캐츠 ? 7승 59패(2011-12시즌)
뉴저지 네츠 ? 12승 70패(2009-10시즌)
애틀랜타 호크스 ? 13승 69패(2004-05시즌)
밀워키 벅스 ? 15승 67패(2013-14시즌) 外 3팀

최근 5시즌 성적 *표시는 플레이오프 진출
*2009-10시즌 ? 46승 36패(동부 컨퍼런스 6위/리그 전체 14위)
2010-11시즌 ? 35승 47패(동부 컨퍼런스 9위/리그 전체 21위)
2011-12시즌 ? 31승 35패(동부 컨퍼런스 9위/리그 전체 19위)
*2012-13시즌 ? 38승 44패(동부 컨퍼런스 8위/리그 전체 18위)
2013-14시즌 ? 15승 67패(동부 컨퍼런스 15위/리그 전체 30위)

밀워키의 최근 5시즌 성적을 살펴보면 왜 플레이오프 진출을 시도했는지 알 수 있다. 꾸준히 컨퍼런스 6~9위 순위를 유지했으며 지난 시즌 역시 충분히 플레이오프 무대를 노릴 수 있었다. 동부 컨퍼런스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것도 한 이유였다. 반면 어중간한 성적으로 인해 우승 도전이 힘들었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더라도 1라운드를 통과한 경우는 없었다. 전면 리빌딩이 필요하다는 의견 역시 틀린 것은 아니었다.

2013년 오프시즌 활동 총정리
감독 교체
짐 보일란 해임, 래리 드류 신임 감독 선임
드래프트
야니스 아데토쿤보(1라운드 15순위), 네이트 월터스(2라운드 8순위/트레이드)
선수 방출
J.J. 레딕, 조엘 프리즈빌라, 마퀴스 다니엘스, 드류 구든(사면)
마이크 던리비 주니어, 몬타 엘리스, 사무엘 달렘베어, 구스타보 아이욘
FA 영입
O.J. 메이요(3년 2,400만 달러), 카를로스 델피뇨(2년 650만 달러)
자자 파출리아(3년 1,560만 달러), 미로슬라브 라둘지카(3년 450만 달러)
개리 닐(2년 600만 달러)
트레이드
미래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 <-> 룩 리차드 음바아무테
브랜든 나이트, 크리스 미들턴 <-> 브랜든 제닝스
캐론 버틀러 <-> 이스마엘 스미스, 비아체슬라프 크라프트소프
시즌 진행 과정에서의 선수 이동
라몬 세션스, 제프 애드리언 <-> 루크 리드노어, 개리 닐
캐론 버틀러 방출(오클라호미시티 썬더와 계약) 

위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밀워키는 분명 전력 보강을 단행했었다. 브랜든 제닝스&몬타 엘리스의 백코트를 해체한 후 브랜든 나이트, O.J. 메이요 등으로 새로운 판을 구성한 것. 여기에 캐론 버틀러, 카를로스 델피뇨, 개리 닐, 자자 파출리아 등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해 긴 시즌 운영을 위한 대비를 마쳤다.

래리 드류 감독은 애틀랜타에서 플레이오프 무대를 진두지휘했던 인물. 선수들과의 관계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기에 유난히 선수 영입&방출이 많았던 팀 사정과도 잘 아울렸다. 여기에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래리 샌더스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리더 역할을 맡겼다. 시즌 결과는 암울했지만 그들이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처럼 노골적인 탱킹을 천명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문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 델피뇨가 시즌 아웃되었고, 샌더스, 존 헨슨, 브랜든 나이트, 엑페 우도 등 주축 선수들이 끊임없이 부상을 당했다. 제대로 풀 시즌을 소화한 선수는 크리스 미들턴 정도밖에 없었다. 밀워키가 유난히 스타팅 로테이션을 자주 교체했던 것은 전술상의 이유 또는 선수 실험 목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부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시즌 중반 세션스와 애드리언을 영입한 것은 괜찮은 선택이었다. 세션스는 팀에 부족했던 페인트존 공략을 책임졌으며 애드리언의 경우 에너자이져 역할을 해줬다. 나이트, 헨슨 등이 주력 로테이션 선수로 가능성을 선보인 가운데 미들턴, 아데토쿤보, 월터스 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한 부문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단, 고액 연봉자인 샌더스, 에르산 일야소바, 메이요 등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이들의 부진은 밀워키 몰락의 주된 원인 중 하나였다.

2013-14시즌  ( )안은 리그 전체 순위
공격 부문
평균 95.5득점(28위) 득실점 마진 ?8.2점(29위) 야투 성공률 43.8%(26위)
3점슛 성공률 35.3%(19위) 자유투 성공률 74.7%(21위) 실책 14.3개(19위)
공격 리바운드 11.8개(8위) 어시스트 21.5개(17위) 어시스트/실책 비율 1.50(18위)
수비 부문
평균 103.7점(25위) 상대 야투 성공률 46.8%(25위) 상대 3점슛 성공률 38.2%(30위)
상대 실책 유도 13.6개(19위) 리바운드 41.1개(24위) 리바운드 마진 ?2.4개(25위)
스틸 6.6개(28위) 블록슛 4.9개(11위)
기타 부문
평균 속공 12.7점(16위) 상대 속공 12.9점(14위) 경기 페이스 94.28(24위)
4쿼터 득점 24.6점(16위) 4쿼터 실점 24.7점(11위) AST% 59.6%(10위)
ORtg 100.2(26위) DRtg 108.9(29위) TS% 51.9%(25위) eFG% 47.9%(26위)
밀워키는 의외로 팀플레이로 기반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팀 성적에 비해 어시스트 비율이 높았으며 어시스트/실책 비율 역시 준수했다. 어시스트가 동반된 야투 성공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드류 감독이 어린 선수들에게 개인플레이 보다는 패스 게임에 이은 슛을 주문했기 때문. 비록 인사이드 득점원 부재로 인해 주로 외곽에서 죽은 패스가 많았지만 팀플레이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효율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지만 모두 함께 하는 농구를 구현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외곽 점프슛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슈팅 효율성은 형편없었다. 각각 자유투와 3점슛에 보정을 가한 TS%(True Shooting %)와 eFG%(effective FG %)에서 고전했던 이유. 또한 선수 구성원 성향과는 달리 의도적으로 경기 페이스를 늦춘 관계로 속공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드류 감독은 속공 중심의 공격 전술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반면 4쿼터에도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결사항전을 외쳤던 각오만큼은 남달랐다. ‘어렵게 패하는’ 것은 리빌딩 팀에서 선수들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수비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샌더스, 헨슨 등 좋은 인사이드 수비수들을 보유했지만 각각 부상과 파울 관리 등으로 인해 실제 수비 효과는 평균 이하였다. 여기에 내/외곽 수비의 커뮤니케이션과 스위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무수히 많은 오픈 찬스를 허용하고 말았다. 주력 백코트 로테이션이었던 나이트, 미들턴, 월터스, 버틀러, 메이요 등은 모두 수비에서 낙제점에 가까웠다. 미스매치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것도 수비 몰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팀 에너지 레벨  ( )안은 리그 전체 순위
총 운동량 1351.7마일(23위) 팀 평균 스피드 4.1마일(17위)
총 볼 터치 횟수 35,523회(5위) 림 근처 평균 터치 횟수 18.7회(8위)
평균 패스 횟수 320.5회(3위) 어시스트로 인한 평균 득점 창출 50.0점(19위)
상대 림 근처 평균 야투 성공 횟수 12.0회(20위) 상대 림 근처 야투 성공률 52.4%(13위)
평균 캐치&슛 득점 22.0점(27위) 캐치&슛 성공률 38.8%(20위) 캐치&3점슛 36.6%%(20위)
평균 드라이브인 득점 13.3득점(19위) 드라이브인 성공률 41.6%(28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패스 게임을 통해 경기를 운영했다. 물론 실제 효율성은 딱히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 캐치&슛 성공률, 페인트존 공략 부문 등을 보면 알 수 있듯 정교한 슈터와 위력적인 인사이드 옵션이 없는 것도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게 만든 원인이었다. 여기에 나이트, 월터스, 메이요, 미들턴 등은 모두 돌파와는 거리가 먼 선수들. 시즌 중반 세션스가 트레이드로 영입되기 전에는 돌파를 통한 생산성이 형편없었다. FA 자격을 획득한 세션스를 잡아야 하는 이유가 명확한 셈이다.

슛 거리별 팀 야투 성공률 *림 기준 거리
2.44미터 이내 야투 성공률 51.8%(30위)  상대 야투 성공률 56.0%(16위)
2.5미터~4.8미터 구간 야투 성공률 38.2%(22위)  상대 야투 성공률 41.4%(28위)
4.9미터~7.3미터 구간 야투 성공률 39.2%(18위)  상대 야투 성공률 40.7%(26위)
*3점슛 구간 야투 성공률 35.5%(21위)  상대 야투 성공률 38.7%(30위)
*하프 라인 밖에서 시도한 슛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사이드에서 얼마나 고전했는지 알 수 있다. 그나마 헨슨 등 준수한 빅맨 수비수들이 분전해준 덕분에 페인트존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각 지점별로 상대 야투 성공률이 높았던 것은 그만큼 로테이션 수비가 형편없었던 것을 의미한다. 차기 시즌 가장 중요한 목표는 수비 로테이션 정비와 함께 개별 선수들에게 수비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이다.

팀 MVP
크리스 미들턴
82경기 평균 30.0분 출전  12.1득점  3.8리바운드  2.1어시스트  1.0스틸
FG 44.0%  3P 41.4%  FT 86.1%  TS% 54.1%  eFG% 51.1%  WS 2.7

미들턴은 개인 성적 자체는 특출 나지 않았다. 주득점원, 주력 로테이션 수비수, 클러치 담당 등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단, 그는 드류 감독이 원하는 농구를 코트에서 가장 성실하게 수행한 선수였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전했으며 2~4 포지션을 모두 커버했을 정도로 맡은바 임무를 묵묵하게 수행했다. 백코트 자원들 중 슛 성공률과 효율성 관련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을 정도.(시즌 중반 합류한 세션스 제외) 개별 선수의 팀 기여도를 측정한 WS(Win Share) 부문에서도 헨슨, 나이트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닝스 트레이드 당시 나이트의 1+1 상품으로 팀에 합류한 느낌이 짙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셈이다.

워스트 플레이어
래리 샌더스
23경기 평균 25.4분 출전  7.7득점  7.2리바운드  0.8스틸  1.7블록슛
FG 46.9%  FT 47.3%  DRtg 107  WS 0.7

샌더스는 작년 오프시즌, 팀과 4년 4,4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2012-13시즌 선보였던 수비에서의 존재감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실제로 ‘건강한’ 샌더스는 팀 인사이드 수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반면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대부분의 경기를 결장했으며 팀원과의 불화, 코트 밖에서의 구설수 등 리더로서 낙제점을 받았다. 또 다른 장기계약자인 일야소바 역시 형편없는 활약에 그쳤지만 최소한 55경기에 출전해줬다. 그리고 샌더스가 부상당한 사이 헨슨이 새로운 주력 빅맨으로 떠올랐다. 그가 차기시즌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트레이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부상 이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리더로서의 멘탈 관리부터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오프시즌&차기 시즌 전망
밀워키는 지난 시즌 실패를 2014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권으로 보상받았다. 가장 원했던 신인 자바리 파커를 지명했기에 결과 역시 대만족이었다. 파커는 팀에 전무했던 주득점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 멘탈 잡은 샌더스와 함께 코트 리더 역할까지 기대할만 하다. 2라운드에서 지명한 빅맨 자니 오브라이언트도 기대할 만한 유망주다.

페이롤 여유는 있지만 리빌딩 노선을 천명한 만큼 수준급 FA 영입은 없을 전망. 차기 시즌은 어린 선수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다. 파커뿐만 아니라 나이트, 아데토쿤보, 헨슨 등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 자원이 풍부하다.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했던 샌더스, 델피뇨, 일야소바 등이 반등할지 여부도 주요 관심 사항. 모든 IF 시나리오가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렵더라도 30승 이상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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