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 NBA 2013-14시즌이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우승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감했다. FA 시장이 열리는 시점은 7월 1일. 아직 본격적인 오프 시즌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30개 구단에게 휴식 시간은 없다. 프랜차이즈의 10년 농사를 좌우하는 신인 드래프트가 6월 27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개최되기 때문. 특히 올해 드래프트는 지난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TOP 3’를 형성한 앤드류 위긴스, 조엘 엠비드, 자바리 파커 등이 어떤 팀의 지명을 받을지 여부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드래프트 1~3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팀은 각각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1순위), 밀워키 벅스(2순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3순위). 지난 시즌 고난을 참아가며 고의적인 탱킹 레이스를 펼친 소득이 있었다. 물론 드래프트 추첨 신(神)의 가호를 받고 있는 클리블랜드의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노력했던 팀이다. 1~3순위 지명권을 거머쥔 팀들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또한 ‘TOP 3’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3순위 지명 밑으로 추락할지 여부도 큰 관심사다.
특히 20일, 엠비드가 오른쪽 발의 피로골절로 인해 수술을 받게 되었다. 야오 밍(前 휴스턴 로케츠)의 커리어를 단축시켰던 피로골절은 재발 위험이 높은 편이다. 상위권 픽을 소유한 팀들의 지명 전략에 큰 변화가 발생할 전망. 필라델피아의 경우 팀 사정상 위긴스 또는 파커가 꼭 필요하다. 클리블랜드와 밀워키가 해당 선수들을 지명할 경우 드래프트 전략이 심각하게 꼬이게 된다.
한편, 엠비드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회복과 재활에는 4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맨임을 감안하면 더욱 조심해야 하는 상황. 필라델피아는 이미 너렌스 노엘이라는 데뷔 시즌을 부상으로 날렸던 빅맨을 보유 중이다.
『루키』와 함께하는 드래프트 분석 세 번째 팀은 3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필라델피아다.
필라델피아 76ers(2014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권)
지난 5년간 드래프트 지명자
2009년 ? 즈루 홀리데이(1라운드 17순위/가드)
2010년 ? 에반 터너(1라운드 2순위/가드-포워드)
2011년 ? 니콜라 뷰세비치(1라운드 16순위/센터), 라보이 알렌(2라운드 50순위/센터)
2012년 ? 모리스 하클리스(1라운드 15순위/포워드)
2013년 ? 마이클 카터-윌리엄스(1라운드 11순위/가드)
필라델피아는 최근 드래프트에서 적절한 선택을 해왔던 팀으로 평가받는다. 해당 순위에서 지명할 수 있는 최고의 재능 또는 안정적인 선수를 선택했다. 또한 트레이드를 통해 미래의 픽을 확보하거나 현재의 전력을 강화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결론적으로 실패한 트레이드가 되었지만) 실제로 지난 5년간 1라운드에서 지명했던 선수들 중 현재 팀에 남아있는 자원은 카터-윌리엄스가 유일하다.
우선 2009년에 지명했던 홀리데이가 대박을 쳤다. 데뷔 시즌부터 힘을 실어주면서 성장을 도왔고, 2012-13시즌에는 올스타 포인트가드로까지 성장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한껏 치솟은 그의 주가를 활용해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당시 트레이드로 받은 노엘은 시즌 아웃 부상을 통해 팀의 탱킹 노선에 도움(?)을 줬고, 부상 회복 후의 활약을 기대할만 하다. 또한 노엘과 함께 받은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의 경우 전체 10순위 픽으로 치환되었다. 이래저래 홀리데이는 고마운 존재였다.
2010년 드래프티인 터너의 경우 지명 당시만 하더라도 최선의 선택이었다. 팀은 당시 다재다능한 슈터가 필요했고, 대학 무대를 평정한 그는 실패할 확률이 적었다. 그러나 대학 무대와 NBA 무대는 달랐다. 다재다능하지만 특별한 능력이 없었다. 무엇보다 장기였던 슈팅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지난 시즌 중반, 별다른 대가 없이 인디애나 페이서스로 트레이드되었다. 터너 이후에 지명된 선수로는 데릭 페이버스(유타 재즈), 드마커스 커즌스(새크라멘토 킹스), 그렉 먼로(디트로이트 피스톤스), 폴 조지(인디애나 페이서스), 래리 샌더스(밀워키 벅스), 애릭 블랫소(現 피닉스 선즈) 등이 있다. 만약 커즌스를 지명했다면 앤드류 바이넘 4각 트레이드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리빌딩을 다시 시작할 이유도 없었다. 멘탈 문제로 커즌스를 패스한 구단이 ‘멘탈 킹’(부정적인 의미)인 바이넘을 데려오기 위해 출혈을 감수했던 부문이 흥미롭다. 물론 결과론적인 얘기다.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지명했던 뷰세비치와 하클리스는 바이넘 트레이드 당시 매물로 활용되었다. 뷰세비치는 올랜도에서 더블-더블 센터로 성장했다. 물론 바이넘과의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트레이드에 참여한 구단 입장에서 그는 잉여자원이었다.
2013년에 지명한 카터-윌리엄스는 신인왕을 수상하며 맹활약했다. 그는 노엘, 2014년 드래프티와 함께 팀 리빌딩의 핵심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다시 보는 2012년 드와이트 하워드 드라마 최종 결과
필라델피아 get ? 앤드류 바이넘, 제이슨 리차드슨
레이커스 get ? 드와이트 하워드, 얼 클락, 크리스 듀혼
덴버 get ? 안드레 이궈달라,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올랜도 get ? 모리스 하클리스, 애런 아프랄로, 알 헤링턴, 크리스티안 아엔가, 조쉬 맥로버츠, 다수의 미래 드래프트 지명권
2014-15시즌 팀 잔류가 확정된 주축 선수들
*오프 시즌 트레이드 여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포인트가드 ? 마이클 카터-윌리엄스, 토니 로튼
슈팅가드 ? 제이슨 리차드슨
스몰포워드 ? X
파워포워드 ? 테디어스 영
센터 ? 너렌스 노엘
팀 옵션 보유 또는 FA가 되는 주축 선수들
바이런 멀린스(센터/플레이어 옵션), 제임스 앤더슨(슈팅가드/FA)
깔끔하게 로스터를 비운 상태다. 차기 시즌 종료 후 플레이어 옵션을 가지게 되는 영을 제외할 경우 장기계약자조차 없다. 작년 여름 리셋 버튼을 누른 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 팀답다.
문제는 엠비드 수술 여파에 따른 유탄에 치명타를 입었다는 사실. 팀에 가장 필요한 자원은 공/수 양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스몰포워드다. 예상대로 클리블랜드와 밀워키가 각각 엠비드와 위긴스를 지명했을 경우 남은 선수인 파커를 데려오면 교통정리가 끝나는 상황. 그러나 엠비드 부상 이슈로 인해 위긴스&파커가 남아있을 확률이 대폭 감소했다.
위긴스가 내려올 가능성은 없다. 그나마 밀워키가 단테 액섬을 지명할 경우 파커가 남지만 돌아가는 정황상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지명 가능한 선수가 엠비드, 액섬, 노아 본레, 마커스 스마트, 줄리어스 랜들, 애런 고든 등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필라델피아는 각각 센터, 파워포워드,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주축 선수들이 존재한다. 우선 엠비드 지명은 큰 도박. 노엘이 ACL 부상으로 인해 데뷔 시즌을 날린 상태다. 2년 연속 부상 이슈가 있는 빅맨을 선택하는 것은 자폭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두 선수 모두 건강을 회복하더라도 조합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노엘은 공격력이 부족한 선수로 수비형 센터가 제격인 선수. 엠비드와의 시너지를 장담할 수 없다.
포인트가드들인 액섬과 스마트는 기존의 카터-윌리엄스와 정확하게 겹친다. 또한 세 선수 모두 2번으로 활용하기에는 아까운 자원들. 그렇다고 이미 신인왕 수상으로 기량이 검증된 카터-윌리엄스를 트레이드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파워포워드들인 랜들과 본레는 영과 겹친다. 물론 대표적인 트위너 포워드인 영이 3번 포지션에서 뛸 수도 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4번에 더 어울리는 선수가 되었다. 랜들과 본레의 경우 3번에서 뛰기 힘든 자원들. 영을 트레이드하는 것도 어려운 선택이다. 신인 선수들이 영만큼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은 모험수다.
그나마 고든은 3번에서 뛸 수 있다. 슈팅 능력이 향상된다면 쏠쏠한 자원이 될 전망. 단, 대학 시절 슈팅 매커니즘을 감안하면 샬럿 밥캐츠의 마이클 키드-길크리스트처럼 수비에 특화된 포워드가 될 확률이 더 높다. 또한 전체 3순위 지명권으로 고든을 선택하기는 아깝다. 엠비드 또는 액섬을 지나칠 경우 픽 다운 후 팀에 필요한 자원을 지명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 될 전망이다.
예상 지명자 ? 조엘 엠비드, 노아 본레, 애런 고든
오프시즌 전망
리빌딩 팀의 특성상 특급 FA를 영입할 이유가 없다. 또한 성적 기대치를 고려하면 시장 가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보장해주지 않는 이상 필라델피아는 매력적인 구단이 아니다. 결국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노엘-영-카터-윌리엄스-2014년 드래프트 지명자를 중심으로 2014-15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엠비드를 지명할 경우 영이 트레이드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강팀에서 주전으로 뛰기에는 2% 부족한 선수. 설상가상으로 필라델피아의 필요에 의해 트레이드가 추진되는 만큼 상대 팀에게서 좋은 대가를 얻기 힘들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영 대신 노엘을 트레이드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 가치가 제로인 상황.(부상 이슈) 홀리데이의 유산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트레이드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엠비드가 부상에서 복귀하기 전까지 노엘-영 조합으로 빅맨 라인업을 실험해본 후 트레이드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엠비드 지명시 2014-15시즌 예상 주전 라인업
엠비드(노엘)-노엘(영)-FA-리차드슨(FA/2014 드래프트 전체 10번픽)-카터-윌리엄스
*영과 노엘 중 한 명은 출전 시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고든, 본레, 랜들 등 포워드 자원을 지명할 경우 포지션 변경 시도를 할 것이다. 고정 라인업보다는 다양한 식스맨들이 활용되는 라인업을 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포워드 지명시 2014-15시즌 예상 주전 라인업
노엘-신인-영-리차드슨(FA/2014 드래프트 전체 10번픽)-카터-윌리엄스
필라델피아는 엠비드의 부상 변수로 인해 드래프트 전략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1라운드 3번 픽과 10번 픽을 활용한 트레이드, FA 자원 영입 등 변수가 대단히 많은 상황. 아마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선택을 하는 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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