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 2013-14시즌 NBA 플레이오프가 어느덧 컨퍼런스 파이널 일정을 진행 중이다. 과연 서부 컨퍼런스의 패권은 누가 차지할 것인가? 정규 시즌 각각 1번, 2번 시드를 차지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진검 승부를 펼친다.

1번 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 vs 2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샌안토니오 스퍼스(2라운드 4승 1패) *( )안은 플레이오프 진출 팀 순위
105.5득점(4위) 
98.8실점(8위) 
득실점 마진 +6.7점(1위)
리바운드 42.6개(7위) 
어시스트 206개(4위)
FG 49.3%(1위) 
3P 38.8%(1위) 
FT 74.7%(8위)

2009-10시즌, 샌안토니오가 50승 32패 승률 61.0%로 팀 던컨 입단 후 최저 승률을 기록하자 대부분의 팬들은 그들의 여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샌안토니오는 2009~2011년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두 차례나 1라운드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작년 파이널, 샌안토니오가 파이널 무대 6차전에서 레이 알렌에게 통한의 동점 3점슛 허용, 7차전 던컨의 결정적인 팁인 실패로 우승 직전에 좌절하자 모든 팬들은 이제 정말 그들의 여정이 끝났다고 판단했다. 왕조의 주축이었던 던컨이 현지 나이로 37살, 지노블리가 35살, ‘빅 3’ 중 막내였던 파커가 31살이 된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그들에게 우승에 도전할 에너지가 남지 않았다고 오해(?)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샌안토니오는? 정규 시즌 62승 20패를 기록, 리그 전체 1위 승률을 기록하더니 플레이오프에서도 댈러스 매버릭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를 연파하고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다. 3시즌 연속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및 던컨 era에서의 9번째 기록 달성. 이젠 그들이 2017년에 던컨-그렉 포포비치 감독 체제로 우승을 노린다 하더라도 믿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2라운드 4승 2패)
104.5득점(5위) 
101.2실점(9위) 
득실점 마진 +3.3점(3위)
리바운드 46.9개(2위) 
어시스트 19.4개(9위)
FG 45.3%(6위) 
3P 33.2%(13위) 
FT 83.5%(1위)
오클라호마시티의 주요 인물 3인방을 대가족 구성원들에 비유해보자. 우선 스캇 브룩스 감독은 꼬장꼬장한 할아버지. 기존에 정해진 노선대로 가족들을 이끈다. 변화에 둔감하며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하다. 문제는 변수가 발생해 노선을 수정해야 함에도 끝까지 버티기를 시도해 가족들을 곤란에 빠뜨린다는 점. 다행히 가족들과의 유대 관계는 좋고, 특히 장남 케빈 듀란트를 무한 신뢰해 모든 것을 맡기곤 한다. 할아버지가 종손을 귀여워하는데 누가 말리겠는가. 듀란트는 당연히 장남이자 종손.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앞장서서 해결한다. 애간장을 녹이다가도 4쿼터만 되면 믿음직스러운 리더로 거듭나는 부문이 가장 큰 장점이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패기 넘치는 둘째다. 되든 안 되든 일단 저지르고 본다. 종종 대형 사고를 쳐서 할아버지를 화나게 만들지만 큰형이 언제나 사랑으로 감싸준다. 웨스트브룩 역시 그런 형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집안일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나서는 열혈남아다.
둘째 누나 닉 콜리슨과 셋째 누나 서지 이바카는 살림꾼 스타일. 단, 셋째 누나는 부상을 당해 집안일은 거들 수 없게 되었다. 무능한 아버지 캔드릭 퍼킨스가 가장 역할을 해줄 때가 왔다. 할아버지가 신뢰하는 동네 삼촌들인 데릭 피셔와 캐론 버틀러는 그저 오클라호마시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겁다.

정규 시즌 맞대결 전적

샌안토니오(4승) vs 오클라호마시티(4패)
1차전  오클라호마시티(홈) 94-88 샌안토니오
2차전  오클라호마시티 113-100 샌안토니오(홈)
3차전  오클라호마시티 111-105 샌안토니오(홈)
4차전  오클라호마시티(홈) 106-94 샌안토니오

맞대결 주요 선수 기록
샌안토니오 스퍼스
팀 던컨 ㅣ 14.8득점 9.8리바운드 1.8블록슛 FG 43.4%
토니 파커 ㅣ 20.5득점 5.5어시스트 1.0스틸 FG 46.8%
카와이 레너드 ㅣ 11.3득점 4.3리바운드 2.7스틸 FG 42.9%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케빈 듀란트 ㅣ 26.3득점 8.0리바운드 3.8어시스트 FG 45.9%
러셀 웨스트브룩 ㅣ 21.3득점 7.3어시스트 2.0스틸 FG 43.1%
레지 잭슨 ㅣ 21.3득점 3.3리바운드 4.5어시스트 FG 67.9%

오클라호마시티의 본격적인 질주가 시작된 2010-11시즌을 기점으로 두 팀은 정규 시즌에서 총 14번 만나 7승 7패의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최근 8경기 맞대결에서 오클라호마시티가 6승 2패로 리드 중이며 이번 시즌에는 아예 4전 전승으로 샌안토니오를 압도했다. 지난 2012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도 오클라호마시티가 2패 후 4연승을 거둬 연고지 이전 후 첫 파이널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었다.

올해 정규 시즌 양상은 첫 3경기의 경우 샌안토니오가 ‘6할 승률 이상 팀 판독기’ 시절인 올스타 휴식기 이전에 치러줬다. 진검 승부가 펼쳐진 시기는 4월. 지노블리를 제외한 주축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해당 경기에서 듀란트-웨스트브룩 쌍포가 55득점을 합작한 끝에 비교적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다. 주전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후 벤치에서 출전한 레지 잭슨이 마무리를 하는 방식. 특히 잭슨은 유독 샌안토니오만 만나면 맹활약하는 엑스팩터(x-factor)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줬다.

시리즈 포커스

①샌안토니오의 효율성
샌안토니오는 리그에서 가장 확률 높은 농구를 추구하는 팀 중 하나다. ‘시스템 농구’라는 표현으로 대표되고 있으며 던컨이 중심이 된 스크린을 바탕으로 코트 위 5명의 선수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오픈 찬스를 창출한다. 특히 던컨과 파커의 투맨 게임에 이은 마무리는 상대 수비 입장에서 알고도 못 막는 주요 득점 루트. 여기에 다수의 3점 슈터가 외곽에 포진해 공격 선택지를 더욱 다양하게 만든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16개 팀 중 야투 성공률과 3점슈 성공률이 모두 1위라는 사실이 샌안토니오 농구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어시스트/실책 비율, TS%(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 수치), eFG%(3점슛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 수치) 역시 오클라호마시티와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②오클라호마시티의 에너지
샌안토니오에게 효율성이 있다면 오클라호마시티에는 ‘듀셀웨폰’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의 콤비의 한 차원 높은 에너지가 있다. 올해 MVP를 수상하며 리그 최고 선수로 등극한 듀란트는 상대가 어떤 수비 전술을 들고 나오더라도 제어할 수 없는 선수. 1라운드에서 멤피스의 토니 앨런이 각광받은 이유는 그를 경기당 평균 30득점-야투 성공률 45% 이하로 저지했기 때문이었다. 웨스트브룩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그는 상대 에이스가드 파커가 가장 싫어하는 호전적인 움직임을 통해 끊임없이 매치업을 괴롭히는 스타일. 파란불이 들어온 날에는 듀란트 뺨치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한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파울을 얻어낸 후 정확한 자유투로 득점을 적립하는 것도 팀의 주요 공격 루트다. 올해 플레이오프 13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7.5개의 자유투를 획득 중이다.

③부상 변수
오클라호마시티 쪽이 더 큰 타격을 입은 부문. 인사이드 수비의 핵심 이바카가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되었다. 특히 그는 팀이 승부처에서 스몰 라인업을 활용할 경우 공수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자원이다. 또한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던컨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나 마찬가지였다. 퍼킨스 또는 스티브 아담스는 페인트존을 벗어나면 딱히 할 수 있는게 없는 수비 자원들. 콜리슨의 경우 던컨과의 신장 차이가 꽤 크다. 듀란트가 던컨을 수비하는 장면이 자주 발생할 수도 있다. 샌안토니오에서는 파커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 진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워낙 재발 확률이 높은 부상임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처지.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바카가 없어도 농구를 할 수 있지만 샌안토니오의 경우 파커가 없으면 시스템 농구를 완성시킬 수 없다.

한 줄 예상
이바카의 부상으로 인해 던컨을 제어할 수 있는 선수가 사라졌다. 샌안토니오가 내/외곽 모두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샌안토니오 in 6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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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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