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KB가 시리즈의 기선을 제압했다.

2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청주 KB스타즈가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97-75로 눌렀다.

1쿼터부터 29점을 쏟아 부었던 KB는 이날 경기 내내 막강한 화력을 발휘하며 삼성생명을 눌렀다. 무려 95점을 기록했고 경기 내내 강력한 속공과 3점슛으로 삼성생명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하지만 1차전에 양 팀의 전술적 고민이 부딪힌 지점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KB의 더블 팀 수비였다.

KB는 삼성생명만큼 스위치 수비에 무척 적극적인 팀이다. 이로 인해 경기 중에 미스매치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같은 KB의 수비를 삼성생명은 최대 장기인 하킨스, 김한별, 배혜윤의 아이솔레이션 공격으로 무너뜨리려 했다. 먹잇감으로 삼은 KB 선수는 박지수, 쏜튼에 비해 사이즈가 작은 강아정과 염윤아였다.

여기에 KB는 더블 팀으로 대응했다. 위크사이드의 베이스라인 가까이 있는 선수가 더블 팀을 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 결과 KB의 더블 팀을 공략하려는 삼성생명과 이에 막아내려는 KB의 수 싸움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지금부터 더블 팀을 둘러싼 KB와 삼성생명의 수 싸움을 경기 장면을 통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경기 초반 KB의 스위치 수비를 볼 핸들러(김한별, 박하나)의 외곽 점퍼 혹은 돌파로 공략하던 삼성생명은 1쿼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진짜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드레인지 구역의 아이솔레이션 게임이었다.

 

삼성생명의 공격. 탑에서 이주연이 핸드오프 패스(가까운 거리에서 손으로 건네주듯 주는 패스)로 볼을 연결하고, 김한별도 곧바로 핸드오프 패스로 박하나에게 볼을 건네준다.

이처럼 탑과 45도에서 3명의 선수가 2번의 연쇄적인 핸드오프 패스로 볼을 공유하는 움직임을 ‘위브 액션(weave action)’이라고 부른다.

이 장면에서 삼성생명이 위브 액션을 활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KB의 스위치 수비를 유발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 핸드오프 패스에서 KB가 결국 스위치 수비를 했다. 김한별을 막던 강아정이 스위치를 통해 박하나를 막고, 박하나를 막던 염윤아는 스위치 수비로 김한별을 막는다.

 

스위치 수비를 유발하기 위한 삼성생명의 공격 작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박하나가 곧바로 하킨스와 픽앤롤을 시도하고 KB는 여기서도 스위치 수비로 대응한다.

박지수가 박하나를 막고 강아정은 이번엔 하킨스를 막게 된다. 하킨스와 강아정 쪽의 미스매치가 확실하게 발생했다.

 

하킨스가 페인트존 부근으로 내려가 자리를 잡는다.

박하나는 뒤로 물러서며 하킨스에게 볼을 투입할 공간을 만들고 코너에 있던 이주연은 45도로 올라가주며 역시 하킨스에게 공간을 벌린다. 전형적인 포스트업 공격을 세팅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여기서 볼이 없는 위크사이드 쪽을 주목하자. 코너에 있던 배혜윤은 엘보우로 올라오고, 김한별은 코너로 내려간다. 

여기서 박하나는 두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엘보우로 올라온 배혜윤에게 볼을 줌으로써 배혜윤과 하킨스의 하이-로우 게임을 노리거나, 이주연에게 볼을 준 뒤 하킨스의 포스트업 공격을 지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한별을 막던 염윤아가 곧바로 스위치로 배혜윤을 막으러 오는 것이 보인다. 배혜윤에게 볼을 줄 경우 염윤아가 강한 팔 동작으로 터프하게 스틸을 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하나 역시 이미 배혜윤 쪽은 포기하고 이주연에게 볼을 주려고 한다. 삼성생명의 선택은 하킨스 쪽의 포스트업 공격이다.

 

이주연이 볼을 받았다. 하킨스는 로우 포스트로 내려간 상태. 이때 스위치 수비로 코너의 김한별을 막게 된 쏜튼은 페인트존 안에 머무르며 하킨스 쪽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언제든지 더블 팀을 갈 태세다.
 

이주연의 손에서 볼이 떠나자마자 쏜튼은 반대편 로우 포스트로 이동해 하킨스에게 더블 팀을 시도한다.

이 장면에서 KB의 더블 팀은 두 가지 성격을 지닌다.

첫째, 더블 팀을 시도하는 선수(쏜튼)의 위치가 위크사이드의 베이스라인이다. 
둘째, 더블 팀의 타이밍은 포스트의 빅맨에게 볼을 들어가는 시점이다. 

 

이때 염윤아의 위치를 보자. 쏜튼의 마크맨이었던 코너의 김보미와 엘보우의 배혜윤을 모두 체크하기 위해 둘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하킨스 쪽으로 더블 팀을 가면서 위크 사이드의 염윤아가 배혜윤, 김한별 둘을 모두 막게 됐는데 이처럼 더블 팀 혹은 도움 수비 과정에서 1명이 2명을 막게 되는 상황을 ‘겟 투(get two)’라고 부른다. 이 상황에서 염윤아는 배혜윤과 김한별 모두를 책임져야 하는 수비수다. 부담이 크지만 어쩔 수 없다. 수비상 약점이 발생한 지점에 더블 팀을 시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자신 쪽에 리스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상황이지만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

 

배혜윤이 엘보우에서 페인트존 안으로 진입하며 컷인한다. 배혜윤과 김한별을 모두 체크하던 염윤아는 림 가까운 곳으로 들어선 배혜윤 쪽으로 적극적으로 달려간다.

코너의 김한별이 오픈 상태가 됐지만 하킨스가 미쳐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김한별이 슬라이드(slide) 동작을 통해 코너에서 45도로 짧게 위치를 옮겨주기만 해도 하킨스가 김한별을 봐줄 수 있다.

여기서 베이스라인을 등지고 있는 하킨스가 반대편 코너의 김한별을 발견하고 볼을 주는 것은 애초에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 장면은 김한별의 오픈 상황을 발견하지 못한 하킨스를 탓할 상황은 아니다. 코너에서 손을 들고 가만히 서 있는 김한별의 볼 없는 움직임이 오히려 아쉬운 상황이다.

(실제 경기를 보면 이런 작은 움직임 하나에 따라 해당 공격의 성공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볼이 없는 선수들이 볼을 가지고 있는 빅맨 혹은 가드의 몸 각도와 시야에 맞춰 적절한 위치로 움직여주는 것은 농구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며, 이런 디테일을 찾고 실행하는 팀이 결국엔 좋은 팀이 된다.)

 

결국 하킨스가 가장 가까운 위치로 컷인하는 배혜윤에게 패스한다. 그러나 염윤아의 수비가 매우 좋다. 패스가 연결되는 과정에서 손을 뻗어 공을 쳐낸다.

결국 파울이 불리긴 했지만 매우 좋은 수비였다. 하킨스에게 볼이 투입되자마자 시작된 KB의 빠른 타이밍의 더블 팀, 그리고 위크사이드에서 ‘겟투’ 상황을 잘 막아낸 염윤아의 적극적인 수비가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이후 삼성생명은 KB의 스위치 수비를 랍 패스(lob pass, 높이 올려주는 패스)를 통해 공략하려 했다. 하지만 이것마저 읽히자 다시 포스트에 볼을 투입하는 쪽으로 스위치 수비 공략 방법을 바꾼다.

그런데 이때부터 삼성생명이 보여준 움직임은 1쿼터와는 두 가지 지점에서 확실히 달랐다.

➀ 앞서 살펴본 장면의 김한별처럼 패스 각도가 나올 수 없거나 볼을 받은 선수의 시야에서 벗어난 위치에 선수가 서 있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코너에 있는 선수가 베이스라인을 따라 컷인함으로써 패스 동선을 줄이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➁ 또한 볼을 받은 선수는 베이스라인을 적극적으로 공략함으로써 자신의 시야를 넓히고 패스가 나갈 수 있는 각도를 넓혔다.

 

경기 장면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2쿼터다. 픽앤롤에 대한 스위치 수비 후 미스매치 상황이다. 박지수가 박하나를 막고 있고 염윤아가 배혜윤을 막고 있다.

배혜윤에 볼이 투입되자 윤예빈을 막고 있던 심성영이 아예 볼이 있는 스트롱 사이드에 넘어와서 더블 팀을 준비한다.

 

배혜윤의 드리블이 시작됐다. 로우 포스트에 있던 심성영이 적극적으로 배혜윤 쪽으로 올라가면서 더블 팀을 시도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KB의 달라진 더블 팀 타이밍이다. 베이스라인에 위치한 선수가 더블 팀을 간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나 더블 팀이 시작되는 타이밍은 볼을 받은 공격수가 드리블을 한 번 치는 시점이다. 즉, 더블 팀 타이밍을 바꾼 것이다. (이후에도 KB는 원 드리블 이후 더블 팀을 기조로 삼았다.)

홀로 페인트존에 터져 있는 강아정의 ‘겟 투’ 상황이 벌어졌다. 강아정이 하이포스트에 있는 윤예빈과 베이스라인에 있는 김한별을 모두 체크해야 한다.

이때 흥미로운 것은 김한별이 앞서 살펴본 장면처럼 코너에 가만히 서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블 팀이 일어나는 지점으로부터 자신이 있는 곳까지의 패스 동선을 줄이기 위해 아예 림 밑으로 이동한다. 전술적 조정에 의해 움직임이 달라진 것이 명확하다.

 

하지만 강아정의 대응이 좋다. 배혜윤의 패스가 윤예빈으로 향한다는 것을 눈치 채고 팔을 뻗어 스틸한다. 삼성생명이 더블 팀 대응법을 바꿨음에도 KB의 수비가 성공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KB의 수비 성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KB의 더블 팀에 삼성생명 선수들이 적응한 데다 임근배 감독이 적절하게 선수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트랜지션 상황으로 인해 미스매치가 생겼다. 박지수가 백코트를 하지 못했고, 염윤아가 배혜윤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김한별이 코너의 김보미에게 패스해 배혜윤 쪽으로 볼 투입을 지시한다.

 

배혜윤에게 볼이 투입됐다. 이때 KB는 또 다시 더블 팀 타이밍을 바꾼다.

배혜윤이 볼을 받자 페인트존 가까이 처져 있던 베이스라인 부근의 강아정이 배혜윤에게 더블 팀을 갔다.

KB 선수들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약속이 있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마 베이스라인을 삼성생명 공격수에게 내줄 경우 원 드리블 이후가 아닌 즉시 더블 팀을 가는 것으로 약속이 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트랜지션 상황에서 너무 이른 더블 팀을 가는 바람에 위크사이드 쪽의 수비가 무너져 버렸다. ‘겟 투’ 상황에 처한 수비수가 하필이면 가장 기동성이 떨어지는 박지수다. 강아정의 마크맨이었던 윤예빈이 페인트존으로 곧바로 침투하는 것이 보인다.

 

윤예빈이 볼을 받았다. 로우 포스트에서 림 아래로 바로 패스가 연결되면서 패스가 도달하는 시간과 동선이 모두 너무 짧았다. 이런 상황이 나와 버리면 이후에는 수비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박지수가 뒤늦게 달려왔지만 당연히 소용이 없었다. 

위 장면에서 더블 팀 공략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후 삼성생명은 KB의 더블 팀을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깨는 방법을 계속 선택한다.

또 트랜지션 상황이다. 염윤아가 배혜윤을 막는다. 박지수는 이번엔 빠르게 백코트해 페인트존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다.

 

이번엔 배혜윤의 움직임이 매우 좋다. 볼을 잡자마자 베이스라인 방향 스핀무브로 염윤아를 제쳐버린다.

이때 박지수의 대처가 애매졌렸다. 이유가 있다. 일단 처음 배혜윤이 볼을 받았을 때는 베이스라인이 열려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굳이 박지수가 이르게 더블 팀을 갈 필요가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경기 극초반 이후 KB의 더블 팀 타이밍은 공격수의 첫 번째 드리블 직후였다.) 그러나 배혜윤이 빠른 드리블로 베이스라인을 뚫어버리면서 박지수가 어설프게 더블 팀을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예측한 배혜윤은 박지수가 자신에게 도착하기 전에 일찌감치 위크사이드로 킥아웃 패스를 뿌린다. 이때 ‘겟투’ 상황에 처한 선수는 위크사이드 하이포스트에 서 있는 김민정이다.

 

김한별이 배혜윤의 패스를 받은 뒤 코너의 김보미에게 연결한다.

강아정이 김한별 쪽에서 스틸을 노리는 수비를 한 데다, 김보미를 체크하던 김민정은 강아정이 김한별에 달려감으로써 순간적으로 오픈 상황이 된 박하나에게 달려가면서 코너의 김보미가 오픈 3점슛 기회를 얻는다. 깔끔하게 마무리. 더블 팀 공략 성공이다.

 

KB의 더블 팀 타이밍이 원 드리블 이후라는 점을 간파하고 삼성생명이 이를 공략해내는 장면도 있었다.

박하나와 배혜윤의 미스매치에 KB가 스위치 수비로 대응하면서 또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박하나가 배혜윤에게 볼을 투입했고, 배혜윤이 페이스업(face up) 상태로 전환하며 아이솔레이션 공격을 노린다.

이때 배혜윤의 페이스 업 전환은 위크사이드 쪽에 있는 동료들의 움직임을 확인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미스매치 상황이 벌어졌고 배혜윤이 볼을 갖고 있지만 위크사이드의 KB 선수들은 블록을 형성하며 움직이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앞서 언급한처럼 경기 극초반 이후 KB의 더블 팀 타이밍은 공격수의 첫 번째 드리블 이후, 즉 원 드리블 이후로 약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위크사이드에 있는 삼성생명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목하자.

탑 부근에 있던 김보미가 슬라이드(slide)하면서 코너로 이동하고, 베이스라인에 있던 윤예빈은 엘보우로 올라와서 김보미를 위해 플레어 스크린(flare screen)을 시도한다.

(플레어 스크린이란, 볼 없이 움직이는 선수가 볼에서 더 멀어지면서 움직이는 경우에 걸어주는 스크린이다. NBA의 포틀랜드가 데미안 릴라드, C.J. 맥컬럼을 위해 이런 스크린을 굉장히 많이 걸어준다. 골든스테이트 역시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을 위한 플레어 스크린이 자주 나오는 팀이다.)

 

이때 윤예빈의 후속 움직임이 흥미롭다. 플레어 스크린을 거는 척하다가 기습적으로 페인트존으로 컷인해버린다.

갑자기 페인트존으로 돌아들어가는 윤예빈의 움직임에 강아정이 당황한다. 강아정과 김민정은 원 드리블 이후 더블 팀을 위해 배혜윤 쪽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윤예빈의 이런 순간적인 움직임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페인트존 한가운데에서 윤예빈이 볼을 잡으며 손쉽게 득점을 올린다.

이날 경기 후 KB 염윤아는 “삼성생명이 우리 팀 수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왔더라. 패스로 수비를 깨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라고 말했는데, 염윤아가 언급한 부분이 바로 위와 같은 장면들이었다.

 

1쿼터까지만 해도 KB의 스위치 수비 이후 더블 팀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생명은 선수들의 위치 및 움직임 조정을 통해 KB의 더블 팀을 무너뜨리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박지수의 페인트존 공략에 삼성생명의 수비가 무너지면서 KB가 2쿼터에 점수 차를 벌리긴 했으나, 사실 2쿼터 KB의 수비는 상당히 불안했다.

결국 3쿼터 시작과 함께 KB 안덕수 감독은 변화를 택한다. 림까지 삼성생명의 공격수가 진입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더블 팀을 하지 않기로 것이다.

 

트랜지션 상황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염윤아가 배혜윤을 막는다.(염윤아가 정말 고생이 많다.)

 

배혜윤이 드리블을 치며 포스트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KB 선수들의 움직임이 없다. 누구도 더블 팀을 가지 않는다.

배혜윤이 드리블을 두 번, 세 번 치면서 페인트존 안으로 진입했는데도 KB 선수들의 움직임은 전반전에 비하면 매우 소극적이다. 김민정은 그제서야 페인트존 안으로 들어오고 박지수는 무게 중심을 자유투 라인 쪽에 둔 채 팔만 뻗어 배혜윤 쪽을 견제한다.

전반까지만 해도 KB의 더블 팀에 시달렸던 배혜윤은 갑작스러운 KB의 수비 변화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자신을 막고 있는 염윤아가 페인트존 안까지 밀려버렸음에도 배혜윤은 림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배혜윤은 전반전처럼 KB가 더블 팀을 올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박지수가 어쨌든 페인트존 안에 처져 있었고 배혜윤은 탑에 있던 하킨스에게 볼을 빼준다. 그러나 박지수의 컨테스트 수비(상대 슈터의 슈팅을 견제하는 수비)가 워낙 민첩하게 잘 이뤄졌고, 하킨스는 3점슛을 놓치고 만다.

 

이후에도 KB의 이 같은 수비 기조는 유지됐다. 베이스라인을 아예 뚤려버리거나, 아이솔레이션을 시도하는 삼성생명의 공격수가 림 근처까지 완전히 진입하지 않는 이상은 더블 팀을 적극적으로 가지 않았다.

 

강아정이 김한별을 막는 상황. 스위치 수비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미스매치다.

하지만 이번에도 KB의 더블 팀은 없다. 일단 베이스라인을 뚫리지 않았고 강아정은 강한 범핑 수비로 최선을 다해 김한별을 방해하고 있다. 박지수만 림 아래로 처져 지역방어 형태로 골밑을 지켜주고 있을 뿐이다.

 

김한별이 하킨스에게 패스를 한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 쏜튼은 페인트존 안으로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킨스가 볼을 잡았지만 의미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다. KB의 수비 성공이다.

 

1차전을 통해 많은 이슈가 발생했다. 특히 박지수의 기동성을 활용한 KB의 얼리 오펜스, 삼성생명의 불안한 스위치 수비 호흡은 시리즈 초반의 키포인트로 떠올랐다.

여기에 미스매치 발생 이후 KB의 더블 팀 수비 역시 향후 시리즈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차전을 통해 더블 팀에 이미 적응한 삼성생명과 더블 팀의 타이밍과 방식에 변화를 계속 줄 것으로 보이는 KB의 수 싸움이 2차전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사진 = 이현수 기자, KBS N 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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