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전례 없는 치열함을 보였던 2013-14시즌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 서부 컨퍼런스 2라운드에서는 1번 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5번 시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가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서부 컨퍼런스 2라운드
샌안토니오 스퍼스(1번 시드) vs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5번 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1라운드 4승 3패) *(괄호 안은 플레이오프 팀 순위)
득점 103.1(5위)
실점 101.1(9위)
득실 마진 +2.0(5위)
리바운드 41.6(10위)
어시스트 19.9(8위)
FG 49.7%(1위)
3PT 38.3%(2위)
FT 74.7%(8위)
득점 103.1(5위)
실점 101.1(9위)
득실 마진 +2.0(5위)
리바운드 41.6(10위)
어시스트 19.9(8위)
FG 49.7%(1위)
3PT 38.3%(2위)
FT 74.7%(8위)
'영원한 우승후보'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1라운드 대결부터 상당히 진을 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샌안토니오의 압승을 예상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였다. 댈러스는 스퍼스 특유의 모션 오펜스를 봉쇄하는데 총력을 기울였고,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샌안토니오는 7차전에서 56.8%의 높은 야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119-96으로 완승, 2라운드에 올랐다.
고무적인 것은 공격의 중심, 토니 파커의 컨디션이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파커는 잔부상에 시달리는 통에 제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1라운드 5차전을 기점으로 살아나고 있다. 5차전에서 23점, 6차전에서 22점, 7차전에서는 34분만에 32점을 몰아넣었다. 스퍼스가 살아나려면 역시 파커가 힘을 내야 한다.
지노빌리의 몸 상태 또한 문제가 없어 보인다. 플레이오프 내내 부진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한결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극악으로 부진했던 6차전을 제외하면 줄곧 뛰어난 활약을 했다. 팀 던컨의 꾸준함과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훌륭한 지도력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1라운드 4승 2패)
득점 111.7(2위)
실점 112.0(16위)
득실 마진 -0.3(9위)
리바운드 42.7(5위)
어시스트 18.5(12위)
FG 45.4%(6위)
3PT 36.4%(6위)
FT 80.5%(4위)
널뛰기 시즌을 보낸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정규리그 초반에는 연승가도를 달리며 우승후보의 포스를 뿜었으나 올스타 휴식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하강 곡선을 그렸다. 주축 선수들의 혹사에 따른 결과였다. 한때 서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던 포틀랜드는 결국 5번 시드로 정규리그를 마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위기설이 나온 것도 당연지사.
그런데 놀랍게도 막상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자 포틀랜드의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정규리그 막판 10경기에서 9승을 따낸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는 중이다. 포틀랜드는 1라운드 매치업에서 4번 시드 휴스턴 로케츠를 상대로 4승 2패를 거두며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주전 선수들은 벤치 멤버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딱히 체력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라마커스 알드리지는 1라운드 시리즈 평균 29.8점, 11.2리바운드, 2.7블록을 기록하며 기염을 토했다. 데미안 릴라드는 생애 첫 플레이오프에서 25.5점, 6.3리바운드, 6.7어시스트, 3점슛 3.8개(48.9%)를 올렸다. 6차전에서는 시리즈를 끝내는 버저비터 위닝샷을 터뜨려 일약 영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정규리그 맞대결 성적
샌안토니오(2승 2패) vs 포틀랜드(2승 2패)
1차전 포틀랜드(홈) 115-105 샌안토니오
2차전 포틀랜드 109-100 샌안토니오(홈)
3차전 샌안토니오 111-109 포틀랜드(홈)
4차전 샌안토니오(홈) 103-90 포틀랜드
샌안토니오(2승 2패) vs 포틀랜드(2승 2패)
1차전 포틀랜드(홈) 115-105 샌안토니오
2차전 포틀랜드 109-100 샌안토니오(홈)
3차전 샌안토니오 111-109 포틀랜드(홈)
4차전 샌안토니오(홈) 103-90 포틀랜드
맞대결 주요 선수 기록
샌안토니오 스퍼스
팀 던컨 15.7점, 8.3리바운드, 2.0어시스트
토니 파커 12.7점, 5.0리바운드, 6.0어시스트
마누 지노빌리 17.3점, 4.0리바운드, 4.0어시스트
팀 던컨 15.7점, 8.3리바운드, 2.0어시스트
토니 파커 12.7점, 5.0리바운드, 6.0어시스트
마누 지노빌리 17.3점, 4.0리바운드, 4.0어시스트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라마커스 알드리지 21.3점, 8.0리바운드, 2.0어시스트
데미안 릴라드 25.0점, 5.3리바운드, 6.3어시스트
웨슬리 매튜스 18.8점, 4.5리바운드, 2.3어시스트
라마커스 알드리지 21.3점, 8.0리바운드, 2.0어시스트
데미안 릴라드 25.0점, 5.3리바운드, 6.3어시스트
웨슬리 매튜스 18.8점, 4.5리바운드, 2.3어시스트
시즌 초반에 열렸던 두 경기에서는 포틀랜드가 승리했으나 후반기에 펼쳐진 두 경기는 샌안토니오가 이겼다. 이는 양 팀의 상태와도 관련이 있다. 시즌 초반 포틀랜드는 팔팔한 체력을 바탕으로 제 전력을 가동했으나 후반기에는 슬럼프에 빠졌다. 반면, 슬로우 스타터인 스퍼스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피치를 올렸고, 한때 20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네 경기의 평균 기록을 보면 포틀랜드가 약간 앞선다. 평균 105.8점, 44.8리바운드를 올리며 104.8점, 42.2리바운드를 기록한 샌안토니오에 근소우위를 보였다. 릴라드는 스퍼스를 상대로 펄펄 날았다. 웨슬리 매튜스는 경기당 3.0개의 3점슛을 무려 52.2%의 적중률로 성공시키며 정체된 외곽 공격에 숨통을 텄다.
한편, 파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파커는 포틀랜드와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야투 성공률 35.6%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파커가 결장했던 3차전에서 승리했다. 파커가 9점에 그쳤던 4차전 역시 이겼다. 물론 정규리그일 뿐이지만 스퍼스의 승리가 파커의 활약과 큰 관계가 없었다는 점은 상당히 놀랍다. 이번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 파커의 활약을 지켜보자.
시리즈 포커스
1. 3점슛
포틀랜드의 가장 큰 문제는 모래알 같은 수비 조직력이다. 선수 개개인의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전혀 응집이 안 된다. 이번 플레이오프에 살아남은 여덟 팀 중에서 득실 마진이 마이너스(-0.3)인 팀은 포틀랜드가 유일하다. 경기당 무려 111.7점을 넣지만 그보다 많은 112.0점을 내주는 탓이다.
포틀랜드의 가장 큰 문제는 모래알 같은 수비 조직력이다. 선수 개개인의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전혀 응집이 안 된다. 이번 플레이오프에 살아남은 여덟 팀 중에서 득실 마진이 마이너스(-0.3)인 팀은 포틀랜드가 유일하다. 경기당 무려 111.7점을 넣지만 그보다 많은 112.0점을 내주는 탓이다.
로빈 로페즈와 알드리지, 장신 빅맨을 보유하고 있지만 골밑 수비력은 형편없다. 포틀랜드는 이번 시즌 페인트존에서 경기당 평균 46.2점이나 빼앗겼다. 30개 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는 포틀랜드가 상대의 3점슛을 막는데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포틀랜드는 이번 시즌 실점의 19.2%만을 3점슛으로 내주며 NBA에서 가장 낮은 기록을 냈다.
샌안토니오는 이번 시즌 페인트존 안에서 평균 45.9점을 뽑아내 7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리그에서 가장 정확한 3점슛을 자랑한다. 정규리그에서 39.7%(1위)를 올렸고, 플레이오프에서는 38.3%(3위)에 달하는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샌안토니오의 3점포가 포틀랜드의 외곽수비를 허물 수 있을 것인가? 시리즈를 관통하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 벤치 싸움
샌안토니오가 자랑하는 유럽식 로테이션 농구의 중심에는 뛰어난 벤치 생산력이 있다. 스퍼스는 NBA 최고의 벤치 전력을 보유한 팀이다. 정규리그에서 샌안토니오의 벤치 멤버들은 평균 44.4점(1위), 16.7리바운드(1위), 11.0어시스트(1위), 야투 성공률 47.9%(1위)를 합작하며 위용을 뽐냈다.
그런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에서만큼의 벤치 생산성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노빌리와 보리스 디아우 정도만이 제 몫을 할뿐이다. 패티 밀스는 플레이오프에서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다른 선수들은 꾸준히 출전시간을 얻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이는 포틀랜드에게 호재다. 포틀랜드는 NBA 최악의 벤치진을 보유한 팀이기 때문이다. 포틀랜드 벤치 멤버들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24.0점(30위), 12.9리바운드(24위)에 그쳤다. 주전 선수들이 체력적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포틀랜드가 샌안토니오의 벤치 생산성을 얼마나 억제하는지가 중요하다.
3. 스크린 수비
1라운드에서 댈러스는 샌안토니오 공격 전술에 대한 파해법을 어느 정도 제시했다.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스크린에 걸리지 않는 것이고, 스크린에 걸렸다면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는 것이었다. 댈러스는 숀 메리언, 데빈 해리스 등 유능한 수비수들을 앞세워 스퍼스 공격을 여러차례 무산시킨 바 있다.
포틀랜드는 이에 적합한 멤버 구성을 지녔다. 찰거머리 수비를 자랑하는 매튜스와 수비 활동 범위가 대단히 넓은 니콜라스 바툼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바툼은 샌안토니오와의 정규리그 네 차례 경기에서 평균 10.3점, 10.0리바운드, 6.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같은 프랑스 대표팀 소속으로서, 파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공수 양면에서 바툼의 재능이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드에 우직한 로페즈가 버티고 있는 것도 호재다. 댈러스는 공격력이 전무한 사무엘 달렘베어, 키가 작은 드완 블레어로 스퍼스의 빅맨진을 막아야 했다. 로페즈는 약간의 공격 기술과 높이를 갖춘 수비형 센터다. 알드리지 대신 던컨을 수비해 알드리지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 티아고 스플리터와의 매치업에서는 전혀 밀릴 것이 없다.
한 줄 예상
3점 없는 노비츠키(알드리지), 3점슛을 갖춘 엘리스(릴라드)가 이끄는 포틀랜드의 농구는 더 젊고 빠른 댈러스를 보는 것 같다. 포틀랜드 in 7.
일러스트 제공 = 루키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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