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 NBA 2013-14시즌 정규 리그 일정이 모두 종료된 가운데 플레이오프 1라운드 시리즈가 한창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정규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선수 또는 감독 이하 프런트에 대한 수상자 역시 속속 발표되고 있다.
시즌 ‘MIP’(기량 발전상) 고란 드라기치(피닉스 선즈), ‘올해의 감독상’ 그렉 포포비치(샌안토니오 스퍼스), 스포츠맨십상에 해당하는 ‘조 듀마스 트로피’ 수상자로 마이클 콘리 주니어(멤피스 그리즐리스)가 선정된 가운데 이제 팬들의 관심은 신인왕과 MVP 트로피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2013-14시즌 MVP로 누가 선정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리그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의 3연패 도전에 지난 몇 년간 2인자 자리에 머물렀던 케빈 듀란트(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 특히 듀란트가 정규 시즌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이미 르브론의 아성을 허문 것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다. 물론 르브론도 통산 MVP 4회 수상자답게 흠 잡을 곳 없는 활약을 펼쳤다.
미(美) 현지 분위기뿐만 아니라 국내 팬들의 여론 역시 듀란트의 생애 첫 MVP 수상 쪽으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그래도 길고 짧은 것은 직접 대봐야 아는 법. 다양한 항목별 비교를 통해 어느 쪽이 더 우월한 활약을 선보였는지 알아보자. 단,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은 정규 시즌 MVP 선정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②부에서는 맞대결 성적, 수비, 전체 팀 기여도, 시즌 임팩트 등을 다뤘다.
수비
르브론 제임스 *( )안은 리그 전체 스몰포워드 순위
평균 6.9리바운드(5위) 1.1공격 리바운드(11위) 1.6스틸(5위)
0.4블록슛(23위) TRB 11.5%(8위) DRtg 105(18위) DWS 3.7(6위)
*TRB%는 팀 내 리바운드 점유율
*DRtg는 100번의 수비 기회에서의 실점률
*DWS는 팀 수비 기요도
케빈 듀란트
평균 7.4리바운드(3위) 0.7공격 리바운드(20위) 1.3스틸(11위)
0.7블록슛(6위) TRB 10.8%(10위) DRtg 104(9위) DWS 4.4(3위)
두 선수의 팀 내 수비 비중을 따져보면 박빙이다. 르브론은 일선 수비와 이선 수비의 허브(hub) 역할 뿐만 아니라 상대 에이스와의 매치업까지 전담하는 역할을 맡는다. 심지어 스몰라인업에서 상대 파워포워드를 수비하는 장면도 자주 선보였다.
듀란트의 경우 상대 에이스와 매치업 되는 빈도는 다소 적은 반면 활동량만큼은 뒤지지 않았다. 재빠른 도움 수비와 함께 긴 팔을 활용한 지속적인 스틸 시도, 패싱 레인 차단 등이 돋보였다. 스몰라인업에서 파워포워드와 매치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빈도수에서는 아무래도 르브론 쪽이 더 많다.
TRB%를 살펴보면 두 선수 모두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특히 마이애미는 리그 최악의 리바운드 팀(경기당 평균 36.9개)으로 르브론의 보드 가세가 반드시 필요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경우 평균 44.7개로 리그 6위에 위치한다. 물론 그렇다고 듀란트의 리바운드 가치가 폄하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그의 보드 가세를 통해 오클라호마시티가 더욱 탄탄한 리바운드 팀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박스아웃에 좀 더 신경 쓰는 쪽도 듀란트였다. 또한 두 선수 모두 수비 리바운드 후 본인이 직접 주도하는 속공 전개가 대단히 강력했다. 수비의 마지막과 공격의 시작을 동시에 담당한 셈이다.
DRtg와 DWS는 팀 수비력에 일정 부문 영향을 받는 영역. 오클라호마시티는 평균 팀 페이스(경기 속도)가 마이애미에 비해 빨랐음에도 불구하고 우월한 DRtg를 기록했다. 상대 야투 성공률 역시 오클라호마시티쪽의 우세.(43.6%/마이애미 45.7%) 듀란트는 더 수비가 좋은 팀에서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DWS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수비와 관련한 2차 기록의 경우 아직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크게 참고할 필요는 없다. 단, 듀란트의 수비 실력이 르브론과 비교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일반적으로는 르브론이 더 좋은 수비수로 알려졌다.
수비 부문 승 : 케빈 듀란트
*듀란트가 더 좋은 수비 팀에서 우월한 DWS를 기록했으며 개인 기록 역시 비슷하다. 수비는 아직 정교하게 수치화되기 힘든 영역. 기록상으로만 비교 우위를 판단했다.
패싱&팀 기여도
르브론 제임스 *( )은 리그 전체 순위
평균 6.3어시스트 AST% 31.1% 어시스트/실책 비율 1.81
PER 29.3(2위) WS 15.9(2위) WS/48 .264(3위) UAST FG 58.4%
*AST%는 팀 내 어시스트 점유율
*PER는 15를 리그 평균으로 잡은 분당 생산력
*WS는 개별 선수 팀 기여도. WS/48의 경우 48분 출전 시간으로 환산
*UAST%는 동료 어시스트가 없는 상황에서의 슛 성공률
케빈 듀란트
평균 5.5어시스트 AST% 25.9% 어시스트/실책 비율 1.56
PER 29.8(1위) WS 19.2(1위) WS/48 .295(1위) UAST FG 52.8%
우선 어시스트 부문은 르브론의 우위다. 평균 어시스트 수치와 팀 내 어시스트 점유율, 패스의 정확도 모두 앞섰다.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에서도 르브론이 49.0개인 반면 듀란트는 38.9개였다. *2차 어시스트 역시 르브론이 1.3개, 듀란트 0.7개로 차이가 났다. 이는 기본적인 시야 차이에 더해 팀 시스템 하에서 듀란트가 패스보다는 슛에 좀 더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
*2차 어시스트는 실제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에게 패스를 전달한 수치. 패스가 나간 후 2초 이내 또는 드리블이 1회 이하 발생했을 경우에만 카운트된다. 예를 들면 르브론이 웨이드에게 패스한 후 다시 웨이드가 레이 알렌에게 3점슛을 어시스트한 경우다. 웨이드가 2회 이상 드리블을 시도했거나 2초 이내에 어시스트를 하지 않았을 경우 카운트 되지 않는다. 팀 조직력에 영향을 받는 영역이며 다수의 선수가 패스 게임에 참여해 오픈 찬스를 창출하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마이큰 콘리가 평균 2.0개로 리그 전체 2위다.(콘리의 실제 어시스트 수치는 6.0개에 불과하며 리그 전체 20위권 밖이다)
팀 기여도 측면에서는 듀란트가 우위를 점했다. 우선 르브론이 무려 6시즌 연속 1위를 차지했던 PER 부문의 새로운 일인자로 등극했다. 기본 수치가 15임을 감안하면 거의 2인분의 분당 생산력을 기록한 셈이다. 두 선수가 리그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는 사실도 PER를 통해 알 수 있다. 1위와 2위의 차이가 불과 0.5인 반면 2위와 3위 케빈 러브의 차이는 무려 2.4다. 러브와 4위 앤써니 데이비스의 차이는 다시 0.4로 좁혀진다.
WS 부문은 더욱 압도적이다. 러셀 웨스트브룩이 부상으로 이탈한 팀 내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해당 부문 역시 르브론이 5시즌 연속 1위를 차지했었다. 듀란트는 WS로만 따질 경우 앤써니 데이비스(10.4), 드마커스 커즌스(7.9)가 합작한 팀 승리 기여도보다 더 우월한 활약을 선보였다. 이는 WS/48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팀 기여도’ 부문에서 그를 따라올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역대 센터 포지션을 제외한 PER, WS 순위
PER
1위 마이클 조던(1987-88시즌) 31.7
1위 르브론 제임스(2008-09시즌) 31.7
10위 케빈 듀란트(2013-14시즌) 29.8
WS
1위 마이클 조던(1987-88시즌) 21.2
2위 오스카 로버트슨(1963-64시즌) 20.6
4위 르브론 제임스(2008-09시즌) 20.3
8위 케빈 듀란트(2013-14시즌) 19.2
*센터 포지션을 제외한 이유는 WS 부문의 경우 카림 압둘-자바, 윌트 챔벌레인 등 레전드 빅맨들의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UAST FG%에서는 르브론이 우세했다. 이는 슛 거리에 비례한 것으로 르브론이 좀 더 림 근처 득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듀란트는 일대일 공격에서 직접 페인트존까지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는 것 보다는 상대 수비를 제친 후 점프슛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52.6% 역시 꽤 준수한 수치다.
이번에는 클러치 상황에서의 활약을 체크해보자.
경기 종료 5분 전 5점차 이내 상황
르브론 제임스 - 평균 2.5득점 FG 50.8% 1.9개 슛 시도
케빈 듀란트 - 평균 3.6득점 FG 37.9% 3.0개 슛 시도
듀란트가 클러치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팀 사정상 르브론에 비해 훨씬 중압감이 많은 상황을 겪어야 했다. 이는 코트 유/무에 따른 팀 득점 차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트 유/무에 따른 팀 득실점 마진
르브론 제임스 - 팀 득실점 마진 +5.9점
케빈 듀란트 - 팀 득실점 마진 +7.2점
오클라호마시티는 듀란트가 없으면 공격이 제대로 전개되지 않을 정도였다. 마이애미는 상대적으로 르브론이 휴식을 취하더라도 웨이드, 크리스 보쉬 등 세컨드 옵션 역할을 해줄 선수가 많았다. 이는 듀란트가 훨씬 더 고독한 전투를 수행했음을 의미한다.
패싱&팀 기여도 승 : 케빈 듀란트
맞대결 성적
시즌 총 전적 : 1승 1패
1차전 마이애미(홈) 95-112 오클라호마시티(원정)
2차전 오클라호마시티(홈) 81-103 마이애미(원정)
르브론 제임스 평균 33.5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5.5실책 FG 64.3%
케빈 듀란트 평균 30.5득점 7.5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4.5실책 FG 48.9%
시즌 맞대결에서는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개인 성적의 경우 르브론이 비교 우위를 차지했지만 큰 차이까지는 아니다. 사실 개인이 아무리 좋은 활약을 하더라도 팀이 패배하면 큰 의미가 없다. 참고로 두 팀의 최근 4시즌 동안 맞대결 결과는 5승 3패로 마이애미의 우위다.(2011-12시즌 파이널 맞대결 제외)
맞대결 성적 승 : 무승부
시즌 임팩트
듀란트의 압승이다. 우선 12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전 세계 농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1월 8일 유타 재즈전 48득점을 시작으로 1월 30일 마이애미전까지 모두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것. 같은 기간 동안 팀은 10승 2패의 호성적을 기록했으며 웨스트브룩 없이 홀로 경기를 책임져야 했던 그의 활약상이 더욱 빛났다. 심지어 스캇 브룩스 감독이 휴식을 주지 않았더라면 기록이 더 연장될 수도 있었다. 듀란트는 2월 1일 브루클린 네츠전이 일찌감치 가비지 타임으로 진행되자 더 이상 코트에 나서지 않았다. 단 30분만 뛰며 이미 26득점을 기록한 상태였다.
연속 경기 30득점 이상 기록한 주요 선수들
마이클 조단(1986-87시즌/11경기 연속 30득점+)
평균 40.6득점 FG 51.0% 3P 0% FT 87.6% TS 61.0%
FG+3P+FT=138.6
앨런 아이버슨(1999-00시즌/8경기 연속 30득점+)
평균 35.2득점 FG 42.1% 3P 44.1% FT 76.5% TS 52.0%
FG+3P+FT=162.7
코비 브라이언트(2002-03시즌/16경기 연속 30득점+)
평균 40.4득점 FG 48.6% 3P 42.9% FT 85.1% TS 59.4%
FG+3P+FT=176.6
르브론 제임스(2005-06시즌/10경기 연속 30+)
평균 37.9득점 FG 52.6% 3P 36.2% FT 74.4% TS 62.0%
FG+3P+FT=163.2
또한 무려 41경기 연속 25득점 이상을 기록해 마이클 조던의 기존 기록인 40경기를 뛰어 넘었다. 이번 시즌 얼마나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즌 81경기에 출전해 25득점 미만에 그친 경우는 단 8회에 불과했다. 역대 연속 경기 25득점 이상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윌트 챔벌레인(1961-62시즌) 80경기
2위 오스카 로버트슨(1963-64시즌) 47경기
3위 케빈 듀란트(2013-14시즌) 41경기
4위 마이클 조던(1986-87시즌) 40경기
단일 게임 최다 득점 부문에서는 르브론이 체면치레를 했다. 3월 4일 샬롯 밥캐츠를 상대로 커리어 하이인 61득점을 기록한 것. 이는 역대 19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단, 이미 뉴욕 닉스의 카멜로 앤서니가 1월 25일 샬럿을 상대로 62득점을 폭발시켜 르브론의 61득점 임팩트가 약했다.
단일 경기 33개 이하의 슛만 시도하고 60득점 이상 기록한 선수들
1위 칼 말론(1989-00시즌) ? 야투 시도 26개/61득점
2위 버나드 킹(1984-85시즌) ? 야투 시도 30개/60득점
3위 코비 브라이언트(2005-06시즌) ? 야투 시도 31개/62득점
4위 길버트 아레나스(2006-07시즌) ? 야투 시도 32개/60득점
5위 르브론 제임스(2013-14시즌) ? 야투 시도 33개/61득점
여기에 듀란트 역시 1월 18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에서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54득점을 작성했다. 시즌 50득점 이상 경기 역시 듀란트 2회, 르브론이 1회였다. 범위를 40득점 이상 경기로 확장하더라도 듀란트가 무려 14회로 르브론(3회)를 압도한다. 심지어 르브론의 전공과목인 트리플 더블에서조차 듀란트(3회)가 우위를 점했다.(르브론 1회)
시즌 임팩트 승 : 케빈 듀란트
모든 부분을 종합하면 근소하게 듀란트의 우위다. 무엇보다 21세기 들어 팀 기여도 측면에서 독보적인 존재나 다름없었던 르브론을 일인자 자리에서 끌어 내렸다. 르브론이 최근 5년간 4번이나 MVP를 수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팀 기여도가 워낙 탁월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만큼은 듀란트가 르브론보다 더 많이 팀 승리에 기여했고, 임팩트 역시 강렬했다. 물론 그 차이는 크지 않다. MVP 수상자 발표 후 누가 웃더라도 둘 모두에게 박수를 칠 수 있는 시즌 활약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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