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붉은 악마 3인방!"
2013-14시즌 NBA 플레이오프가 점입가경이다. 1라운드에서 깜짝 3점슛을 터뜨리며 화제를 낳은 선수들을 짚어 보았다. 이들은 모두 붉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로이 다니엘스
이번 플레이오프 최고의 신데렐라를 꼽자면 누구를 택하겠는가? 제프 티그? 몬테 엘리스? 더마 드로잔? 누구도 이 선수를 제칠 수는 없을 것이다. 휴스턴 로케츠의 신인, 트로이 다니엘스다.
다니엘스는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3차전 연장 막판 천금같은 3점슛을 꽂아 넣으며 휴스턴의 119-116, 시리즈 유일한 승리에 일조했다. 처음 보는 신인이 위닝샷을 터뜨리자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다니엘스는 휴스턴의 프로젝트형 신인이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시절부터 3점슛 능력은 출중했다. 하지만 2013 드래프트에서 낙방, NBA에 입성하는데는 실패했다.
지난 2013년 11월, 다니엘스는 로케츠 산하 팀인 D-리그의 리오그란데 밸리 바이퍼스와 계약하며 때를 기다렸다. 다니엘스는 D-리그에서 펄펄 날았다. 48경기에 출전, 경기당 무려 5.0개의 3점슛(40.1%)을 폭발시켰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로케츠에게 콜업된 다니엘스는 정규리그 세 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세 번째 경기에서 3점슛 6개 포함, 22점을 올리며 뛰어난 슈터로서의 자질을 드러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차전 마지막 순간 자신있게 3점슛을 시도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다니엘스는 4차전에서도 빛났다. 3점슛 다섯 개 중 네 개를 성공시키며 17점을 올린 것. 다니엘스의 위닝샷은 우연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이제 모두가 다니엘스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게 됐다. 해외 팬들은 벌써부터 'Trey(3점) Daniels'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마이크 던리비
마이크 던리비는 2000년대 초반 듀크대가 낳은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었다. 2002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큰 기대를 받으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입단했지만 프로 무대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던리비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밀워키 벅스를 거쳐 2013-14시즌 시카고 불스에 둥지를 틀었다. 팀 내 최고의 슈터 중 한 명으로서 중책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베테랑으로서 어린 친구들을 잘 이끌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 첫 두 경기에서는 대단히 부진했다.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가 11점, 9점에 그치며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시카고는 두 경기를 내리 패하며 위기에 처했다.
던리비는 3차전에서 생애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40분을 소화하며 무려 35점을 퍼부은 것. 19개의 야투 중 12개나 림을 갈랐다. 가장 놀라운 것은 폭발적인 외곽포였다. 10개의 3점슛을 시도해 8개를 성공시킨 것. 이는 불스 구단의 플레이오프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1997년 파이널에서 나온 스카티 피펜의 7개였다.
시카고는 이날 100-97로 신승하며 시리즈 첫 승을 챙겼다. 빼어난 활약을 펼친 던리비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승리였다. 시카고는 현재 1승 3패로 탈락 위기에 직면했다. 외곽 공격에 애를 먹는 불스로서는 던리비의 3점슛이 절실하다.

마이크 스캇
애틀랜타 호크스의 경기를 즐겨본 팬이라면 마이크 스캇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스캇은 이번 시즌 알 호포드의 시즌-아웃 이후 꾸준한 출장시간을 보장 받으며 활약해온 스트레치 파워포워드다.
1월 13경기 중 12번이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13경기 연속 10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2월 말에는 이틀간 20점, 30점을 쓸어담았다. 4월에도 두 차례나 20점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벤치 멤버치고는 놀라운 꾸준함과 폭발력을 갖췄다.
스캇의 장점은 득점루트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내외곽을 넘나들며 활약할 수 있다. 특히 스캇의 3점슛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에 6개의 3점포를 가동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적도 있을 정도다.
이러한 중장거리 슈팅력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돋보인다. 인디애나와의 5차전 2쿼터는 스캇이 지배했다. 스캇은 2쿼터에 6개의 야투를 시도해 모두 넣었다. 3점슛은 다섯 방이나 폭발시켰다. 해설자가 "마이크 스캇 쇼를 보고 계십니다"라고 멘트할 정도였다.
애틀랜타는 완전히 경기를 장악했다. 2쿼터 중반 25점차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쿼터 8분 30여초를 소화하며 17점을 몰아넣은 스캇 덕분이었다. 애틀랜타는 3승 2패로 시리즈를 앞서며 또 한 번의 '8번 시드 업셋'에 단 1승만을 남겨두었다. 인디애나는 스캇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패배를 바라봐야 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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