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이 보이는 2014 플레이오프
[루키] 이승기 기자 = 2013-14시즌 NBA 플레이오프가 1라운드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시리즈가 전문가의 예상을 뒤엎는 혼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2002-03시즌 1라운드가 7전 4선승제 체제로 변경된 이후 역대 최고의 1라운드 시리즈를 알아보았다.
 

2007 댈러스 vs 골든스테이트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8번 시드 팀이 1번 시드를 꺾은 경우는 총 다섯 차례가 나왔다. 1994년 덴버 너게츠는 시애틀 슈퍼소닉스를 잡았고, 1999년 뉴욕 닉스는 마이애미 히트를 탈락시켰다. 이 두 시리즈는 5전 3선승제 체제 때였다. 댈러스와 골든스테이트의 시리즈는 1라운드가 7전 4선승제로 바뀐 이후 발생한 8번 시드의 첫 업셋 사례였다.
 
댈러스는 67승 15패를 기록하며 리그 전체 승률 1위에 올랐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42승 40패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 했다. 무려 25승이나 차이가 나는 팀들의 대결이었다. 전문가와 팬들 모두 입을 모아 댈러스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만만치 않았다. 댈러스에서 오랜 기간 감독 생활을 한 돈 넬슨이 지휘봉을 잡은 탓이었다. 넬슨은 댈러스의 전술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또,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댈러스를 괴롭혔다. 댈러스는 결국 2승 4패로 패하며 짐을 싸야 했다.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었다.
 
사실 댈러스는 정규리그에서부터 골든스테이트에 약했다. 정규리그 세 차례 맞대결 모두 워리어스가 이겼다. 하지만 댈러스는 이에 대한 대책을 특별히 마련하지 않았다. 정규리그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다 완패하고 말았다.
 

2009 보스턴 vs 시카고
 
간단하게 말해서 이 시리즈는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최고의 1라운드 대결이었다. 보스턴 셀틱스와 시카고 불스의 1라운드 7차전 접전 직후, NBA.com은 공식 설문을 통해 "역대 최고의 1라운드 맞대결은?"이라는 설문을 실시했다. 당시 과반수가 넘는 팬들이 이 시리즈를 꼽았다. 그야말로 단연 최고의 매치업이었다.
 
62승 20패의 보스턴은 41승 41패의 시카고 불스와 7차전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간신히 승리했다. 주축 케빈 가넷이 부상으로 결장했는데 이 공백을 메우지 못한 탓이었다. 허나 당시 신인이었던 데릭 로즈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젊은 황소들의 저력은 매서웠다.
 
이 시리즈는 역사상 최고로 치열했던 승부로 꼽힌다. 1차전은 연장 접전 끝에 105-103으로 시카고가 이겼다. 2차전은 118-115로 보스턴이 가져갔다. 4차전은 2차 연장에서야 승부가 갈렸다. 시카고의 121-118 승리. 5차전은 보스턴이 106-104로 연장 혈투에서 살아남았다. 6차전은 무려 3차 연장까지 치르며 시카고가 128-127로 웃었다.
 
매경기가 피말리는 접전이었던 만큼 클러치샷과 위닝샷도 숱하게 나왔다. 보스턴의 폴 피어스와 레이 알렌, 시카고의 벤 고든 등은 승부처에서 맹활약하며 주가를 한껏 높이기도 했다. 또, 보스턴의 라존 론도와 로즈 역시 시리즈 내내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치며 차세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자리매김했다.
 

가능성이 보이는 2014 플레이오프
 
2013-14시즌 플레이오프는 1라운드부터 역대급 경기가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하위 시드가 시리즈를 리드하거나 혹은 상위 시드와 동률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총 30경기 중 15경기가 5점차 이내로 끝났다. 양대 컨퍼런스 모두 전력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마이애미 히트와 샬럿 밥캐츠의 시리즈를 제외하면 모든 매치업이 불꽃튀는 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NBA 역사상 한 시리즈에서 최다 연장 승부가 나온 것은 7차례. 2009년 보스턴과 시카고의 대결에서였다. 그 뒤는 1953년과 1957년 셀틱스가 세운 4회였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역시 이에 못지 않다. 휴스턴 로케츠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1, 3, 4차전에서 연장을 치렀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멤피스 그리즐리스 역시 2차전부터 세 경기 내리 연장 승부를 펼쳐야 했다.
 
사실 두 시리즈 외에도 거의 모든 시리즈가 치열하다. 어떤 하위 시드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워싱턴 위저즈와 포틀랜드는 이미 각각 3승 1패를 거두며 1라운드 통과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단일 시리즈가 아니라 1라운드 8가지 매치업을 통틀어서 본다면, 먼 훗날 "2014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가장 뜨거웠노라"고 회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캡처 = NBA.com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