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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웨버의 타임아웃
[루키] 이승기 기자 = 2013-14시즌 NBA 플레이오프의 열기가 뜨겁다. 잠시 쉬어가는 차원에서 중요한 순간 터져나온 어이없는 실수를 짚어보았다.

트레버 아리자의 패스 미스
 
26일(한국시간) 워싱턴 위저즈는 시카고 불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3차전을 치렀다. 적지에서 2승을 따내고 와 한결 마음이 가벼운 상태였다. 하지만 단단히 벼르고 나온 시카고는 강했다. 불스는 결국 100-97로 승리하며 시리즈 첫승을 따냈다.
 
경기 막판, 시카고가 근소하게 앞서고 워싱턴이 따라가는 흐름이 지속됐다. 경기 종료 3.1초전 워싱턴은 다시 한 번 반칙 작전을 펼쳤다. 불스의 타지 깁슨이 자유투 라인에 섰다. 1구는 성공시켰지만 긴장한 나머지 2구를 놓치고 말았다.
 
워싱턴의 트레버 아리자는 수비 리바운드를 따냈다. 100-97, 시카고의 3점차 리드. 아쉬운 점은 위저즈에게 남은 작전 시간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워싱턴은 마지막 작전을 정돈할 틈도 없이 바로 공격을 이어가야 했다.
 
여기서 실책이 발생했다. 아리자는 존 월에게 패스를 건넸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 나머지 월의 머리 위로 패스하는 우를 범했다. 월은 공을 놓쳤고, 공격권은 시카고에게 넘어갔다. 남은 시간은 0.3초. 시카고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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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 지노빌리의 반칙
 
2006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댈러스 매버릭스의 맞대결이었다. 두 팀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7차전에 돌입했다. 7차전 역시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양 팀은 4쿼터 후반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샌안토니오는 경기 종료 32초 전 104-101로 리드를 안았다. 댈러스는 작전 시간을 요청한 후, 공격을 재개했다. 댈러스가 들고 나온 작전은 단순했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위크사이드로 빠진 뒤 덕 노비츠키가 브루스 보웬을 상대로 1대1을 하는 것이었다.
 
작전대로 45도 부근에서 공을 잡은 노비츠키는 거침없이 인사이드로 치고 들어갔다. 노비츠키는 레이업을 시도했고 보웬은 그 높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이를 본 마누 지노빌리가 쏜살같이 달려왔다. 노비츠키의 슛을 블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열정이 지나쳤던 것일까. 지노빌리는 그만 노비츠키에게 반칙을 범하고 말았다. 바스켓 카운트가 선언되었고, 노비츠키는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경기는 104-104, 동점이 됐다. 게다가 지노빌리는 조쉬 하워드의 수비에 막혀 마지막 슛까지 놓쳤다. 승부는 연장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댈러스는 이미 기세를 오를 대로 오른 상태였다. 연장전에서 15점을 쓸어담으며 스퍼스의 득점을 7점에 묶으며 승리를 따냈다. 샌안토니오와 지노빌리 입장에서는 두고 두고 후회할 만한 실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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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웨버의 타임아웃
 
NBA 플레이오프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열기를 자랑하는 NCAA 토너먼트에서도 결정적 실수가 나온 적이 있다. 단언컨대, 중요도로 따지면 역사상 가장 큰 실책이었다. 그 경기가 바로 1993년 NCAA 토너먼트 결승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시건 대학은 크리스 웨버, 제일린 로즈, 주안 하워드, 지미 킹, 레이 잭슨 등 특급 신입생 5인방이 이끄는 팀이었다. 이들은 'Fab 5'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또, 1992년 토너먼트 결승전에 올랐으나 듀크 대학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팹 5는 모두 대학에 남았다. 2학년이 된 이들은 다시 한 번 NCAA 결승전에 진출했다. 상대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경기 종료 19초 전, 노스캐롤라이나가 73-71로 2점 앞선 상태. 웨버는 수비 리바운드 이후 홀로 드리블해 상대 진영까지 넘어갔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는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웨버에게 기습적인 더블-팀 수비를 가했다. 웨버는 당황한 나머지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였다. 미시건 대학은 이미 모든 타임아웃을 다 소진한 상태. 심판은 웨버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경기는 사실상 거기서 종료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77-71로 승리하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경험 부족이 빚어낸 웨버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였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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