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4) 샤크 vs 코비
[루키] 이승기 기자 = "비슷하면 싸운다?"
 
서로 비슷하면 싸운다는 옛 이야기가 있다. NBA 코트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동료들끼리 다툰 사례를 짚어보았다.
 
 
사례1) 스터너 (스티븐슨 vs 터너)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라커룸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 페이서스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줄곧 라커룸 문제를 지적 받았다. 동료들끼리 불화가 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도 많이 나왔다. 모든 불화의 중심에는 랜스 스티븐슨이 연관되어 있다.
 
인디애나는 2013-14시즌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1차전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팀 연습에 한창이었다. 자체 훈련 도중 스티븐슨이 에반 터너와 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스티븐슨은 "약간의 다툼이 있었지만 훈련의 일부일 뿐 터너와의 관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이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과열됐을 뿐이다. 주먹다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슨과 터너는 역할이 비슷하다. 동포지션 대비 최고의 리바운드 실력, 포인트가드를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 공을 들고 플레이해야 진가가 발휘되는 것도 똑같다. 터너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이번 시즌 계약만료 되는 스티븐슨에 대한 보험이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한편, 스티븐슨은 정규리그 후반기에도 한 차례 동료와 다툰 적이 있다. 조지 힐과 서로 언성을 높이고 으르렁대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하지만 얼마 뒤에는 서로 격려해주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례2) 3J
 
1994-95시즌, 댈러스 매버릭스는 제이슨 키드, 짐 잭슨, 저말 매쉬번, 이른바 '3J' 트리오를 결성했다. 이들은 탁월한 실력과 화려함을 모두 잡으며 큰 인기를 누렸다. 물론 팀 성적은 챙기지 못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들은 3년을 못가고 해체하게 됐다. 모든 전쟁의 역사 저편에는 '여자'가 있듯이 3J 역시 똑같았다. 여자 문제로 인해 불화를 겪었고, 결국 갈라서게 됐다.
 
키드와 잭슨 사이에 토니 브랙스턴이 있었다. 브랙스턴은 R&B 가수로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이었다. 키드는 당시 NBA의 각광 받는 신성이었고 잭슨 역시 뛰어난 득점력을 지녀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여자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기묘한 3각 관계는 3J의 사이를 완전히 찢어버렸다. 결국 키드는 1996-97시즌 도중 피닉스 선즈로 트레이드 됐다. 또, 잭슨은 뉴저지 네츠(현 브루클린), 매쉬번은 마이애미 히트로 떠나며 짧았던 3J 시대가 막을 내렸다.
 
 
사례3) 신입생 잡는 예비역
 
2000년대 초반, 케빈 가넷의 혈기가 가장 왕성하던 당시의 이야기다. 때는 2004년 늦여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외로운 늑대가 한창 으르렁대던 시절이었다. 가넷은 2003-04시즌 MVP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었다. 미네소타는 2004-05시즌을 앞두고 자체 훈련을 했다.
 
이날 훈련에는 미네소타가 2003년 드래프트 2라운드 55순위로 뽑았던 릭 릭커트도 참여했다. 이날 릭커트의 컨디션은 최고였다. 자신의 우상인 가넷을 상대로 몇 차례 연속 득점에 성공한 것. 심지어 인유어페이스 덩크까지 터뜨리며 포효했다. 동료들 역시 "MVP가 신인 선수한테 고전하고 있다"며 놀라워 했다. 자존심 강한 가넷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결국 사단이 났다. 가넷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릭커트의 턱에 주먹을 날린 것. 이 사건으로 인해 릭커트는 이가 부러지고 턱을 7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슬픈 것은 릭커트가 NBA 입성에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정규리그 최종 로스터에 들지 못한 릭커트는 이후 D리그와 유럽 리그를 전전해야 했다. 현재는 일본 JBL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편, 가넷의 동료 폭행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00년 11월에도 한 차례 사건이 있었다. 당시 신인이었던 월리 저비악과 논쟁을 벌이던 가넷은 화가 치민 나머지 저비악의 머리를 구타한 바 있다. 이쯤 되면 신입생 군기 잡는 예비역 오빠가 떠오른다.
 
 
사례4) 샤크 vs 코비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불화는 워낙 유명해 더 설명할 것도 없다. 두 선수는 LA 레이커스 소속으로 1999-2000시즌부터 내리 리그 3연패를 달성한 역대 최고의 콤비다. 하지만 2000-01시즌을 기점으로 불화가 싹 텄고, 이는 언론에 상세히 다뤄진 바 있다.
 
당시 샤킬 오닐은 스스로를 "MDE(Most Dominant Ever, 역사상 최강의 지배자)"라고 칭했다. 그러나 아무도 반박할 수 없었다. 사실이 그랬다. 레이커스를 제외한 다른 팀들은 "어떻게 하면 샤크를 막을 수 있을까"만 고민하던 시절이다. 오닐의 위상은 그 정도로 대단했다.
 
문제는 코비가 성장하면서 발생했다. 자존심 센 코비는 자신이 팀내 1인자가 되고 싶어했다. 하지만 팀에는 이미 오닐이 버티고 있었다. 모두가 오닐을 1인자로 인정했다. 코비는 오닐에게 패스를 잘 하지 않았다. 오닐은 그 당시 코비를 상당히 귀여워했다. 하지만 코비의 이기적인 행동이 지속되자 더 이상은 봐주지 못했다.
 
두 선수는 언론에 대고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훗날 코비, 오닐에 의하면 당시 언론이 실제보다 과장하여 보도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두 선수의 불화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면 언제 싸웠냐는 듯이 의기투합,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일러스트 제공 = 루키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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