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 NBA 2013-14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16개 팀이 모두 결정되었다.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마이애미 히트, 시카고 불스 등 익숙한 팀들이 변함없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워싱턴 위저즈, 토론토 랩터스, 샬럿 밥캐츠 등 새로운 얼굴들도 눈에 띈다. 공을 둥글고, 변수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각각의 시리즈들을 심층 분석해보자.
토론토 랩터스(3번 시드) vs 브루클린 네츠(6번 시드)
토론토 랩터스(48승 34패) *( )안은 전체 리그 순위
시즌 평균 101.3득점(13위) 98.0실점(7위) 득실점 마진 +3.3점(9위)
리바운드 42.5개(17위) FG 44.5%(22위) 3P 37.2%(7위) FT 78.2%(5위)
루디 게이 트레이드 전/후로 분류할 수 있는 팀. 좀 더 범위를 확장하면 우지리 단장 영입 전(Before Ujiri)과 영입 후(Anno Ujiri)로 나눌 수 있다. 게이를 기준으로 잡으면 전(6승 12패)/후(42승 22패), 우지리 단장을 기준으로 잡으면 2012-13시즌(34승 48패)/2013-14시즌(48승 34패)가 된다. 어쨌든 두 가지 큰 사건(?)을 통해 6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했으며 단일 시즌 48승은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 기록. 3번 시드 역시 47승을 거뒀던 ‘빈스 카터’의 2000-01시즌의 5번 시드를 경신했다. 토론토의 이번 시즌은 농구라는 스포츠를 단순히 공을 던져놓고 선수 5명이 뛰는 것은 보는 미시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트레이드와 전격적인 팀 개편 등 거시적인 관점으로도 바라보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대대적인 로스터 개편을 통해 안정적인 로테이션 구축에 성공했다. 카일 라우리와 드마 드로잔의 백코트는 생산력에서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요나스 발렌시우나스, 아미르 존슨, 타일러 핸스브로, 패트릭 패터슨 등이 버틴 인사이드 전력 역시 터프함과 전술적 유연함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 여기에 게이 트레이드의 최대 수혜자인 스몰포워드 터렌스 로스가 급성장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언제 해고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었던 드웨인 케이시 감독이 4쿼터 승부사로 환골탈태한 부문.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의 다크호스로 꼽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브루클린 네츠(44승 38패)
시즌 평균 98.5득점(21위) 99.5실점(10위) 득실점 마진 ?1.0점(19위)
리바운드 38.1개(29위) FG 45.9%(12위) 3P 36.9%(11위) FT 75.3%(18위)
오프 시즌 우승후보에서 개막 후 경로당으로, 그리고 다시 우승후보군으로. 브루클린의 2013-14시즌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프 시즌에는 케빈 가넷과 폴 피어스, 안드레이 키릴렌코 등 역전의 용사들을 대거 영입해 마이애미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달콤한 꿈도 잠시. 막상 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12월까지 10승 20패에 그쳤다. 다급했던 제이슨 키드 감독의 *HIT ME! 사건은 당시 그들의 사정을 잘 설명해준다. 다행히 2014년부터는 정상궤도에 진입하며 좋은 분위기를 유지한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막판에는 껄끄러운 상대 시카고 불스를 1라운드에서 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 토론토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브루클린은 11월 28일 LA 레이커스와의 경기 4쿼터 종료 직전까지 2점 차이로 뒤지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작전 지시를 위한 타임아웃 기회를 이미 모두 소진한 상황. 여기서 키드는 잔머리를 굴려 소속 팀 선수에게 자신과 충돌해 음료수를 쏟으라고 지시했다. 코트 정리를 위해 잠시 경기가 중단되었고, 원하는 작전 지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결국 경기에 패하고, 5만 달러 벌금 징계에 전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었으니 남는게 없는 장사였다.
주축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손발을 맞춘 후반기에는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데론 윌리엄스, 조 존슨, 폴 피어스 삼각 편대에 풍부한 벤치 자원을 활용해 48분 내내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부문이 최대 강점.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만큼 경험과 템포 조절이 중요해지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어차피 그들은 정규 시즌이 아닌 우승을 위해 조직된 팀이다.
정규 시즌 맞대결 전적
토론토 랩터스(2승 2패) vs 브루클린 네츠(2승 2패)
1차전 토론토(홈) 100-102 브루클린
2차전 토론토(홈) 96-80 브루클린
3차전 브루클린(홈) 103-104 토론토
4차전 브루클린(홈) 101-97 토론토
맞대결 주요 선수 기록
토론토 랩터스
카일 라우리 평균 22.0득점 4.8리바운드 6.0어시스트 2.3스틸 FG 50.0%
드마 드로잔 평균 22.3득점 5.3리바운드 3.0어시스트 FG 50.5%
터렌스 로스 평균 10.8득점 4.3리바운드 0.8어시스트 FG 39.5%
브루클린 네츠
데론 윌리엄스 평균 13.5득점 3.0리바운드 8.0어시스트 1.0 스틸 FG 41.7%
조 존슨 평균 14.5득점 4.8리바운드 4.0어시스트 FG 37.0%
폴 피어스 평균 19.8득점 4.5리바운드 2.0어시스트 2.0스틸 FG 56.1%
정규 시즌 맞대결 결과는 2승 2패로 팽팽했다. 두 팀이 거의 100% 전력으로 충돌한 4차전에서는 매 쿼터 리드가 뒤집히는 등 격전을 치른 끝에 브루클린이 승리를 거뒀다. 14득점 이상 선수 4명, 정교한 3점슛, 적당한 페이스 등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전개시킨 경우였다. 2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에서 모두 4점차 이내 접전 승부가 펼쳐졌던 점을 감안하면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도 명승부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맞대결에서 가징 빛난 선수는 라우리와 피어스. 두 선수 모두 상대 수비에 구애받지 않고 멋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라우리는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 포인트가드 서열을 바짝 끌어올렸다. 브루클린의 no.1 가드 윌리엄스 입장에서 이번 플레이오프 맞대결은 팀 승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브루클린의 케빈 가넷이 맞대결 4경기 중 두 차례나 결장했던 점도 변수다. 물론 현재 몸 상태를 감안하면 오히려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시리즈 포커스
①브루클린의 클래스 논쟁
‘클래스는 영원하다!’ 또는 ‘클래스는 영원할까?’ 브루클린에게 붙은 꼬리표다. 윌리엄스, 가넷, 피어스 등 주축 선수들의 올스타 선정 회수를 합치면 무려 36회. 토론토의 경우 고작 1회다.(드마 데로잔) 물론 과거의 영광이 현재의 경기력을 보장할 수는 없다. 가넷(37세/현지 기준), 피어스(36세), 존슨(32세), 키릴렌코(32세) 등 올스타 출신 선수들의 평균 연령대가 꽤 높다. 심지어 가넷과 윌리엄스는 부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키드 역시 감독 역할은 초년병에 불과하다.
②경기 스타일
두 팀은 비슷한 경기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다. 브루클린은 브룩 로페즈의 부상 아웃 이후 가드&스윙맨 중심으로 공격 중심축이 이동했지만 여전히 하프 코트 지공 스타일을 즐긴다. 토론토 역시 라우리와 드로잔을 중심으로 다양한 하프 코트 전술 세팅을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 스타일. 경기 페이스에서 토론토가 94.42(23위), 브루클린이 93.68(25위)로 비슷하며 속공 득점도 모두 하위권이다. 백코트 중심의 전술 운영, 높은 3점슛 의존 역시 유사점. 단, 전반적인 에너지 레벨이 더 높은 토론토가 상대에 비해 경기당 4개의 슛을 더 시도했다.(토론토 81.9개/브루클린 77.9개) 이는 리바운드 차이에서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두 팀 중 누가 카운터 전술을 들고 나올지 여부를 지켜보자.
③어리다고 얕잡아보면 곤란하다
양 팀 선수단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4쿼터에 강한 쪽은 브루클린이다. 반면 이번 시즌의 경우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토론토가 승부처에서 더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4쿼터 평균 득점 마진에서 토론토가 +2.4점으로 리그 전체 1위인 반면 브루클린은 ?1.1점으로 25위에 불과하다. 실제로 정규 시즌 맞대결 4경기에도 토론토가 4쿼터 평균 24.5득점을 기록하는 동안 브루클린은 20.5득점에 그쳤다. 가비지 타임 등 외부 변수도 딱히 없었다. 토론토 케이시 감독이 지난 시즌까지 가장 큰 비난을 받았던 부문이 바로 승부처 장악력. 역시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
시리즈 결과 예상 ? 토론토 4승 3패
토론토는 ‘어렵게 지고, 쉽게 이기는 팀’으로 성장했다. 또한 서로간의 원정 경기력 차이가 크다. 체감상의 업셋(?) 시리즈가 될 전망이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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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쳐 = www.nowtoronto.com/드마드로잔 페이스북
데런 윌리엄스 공식 홈페이지(http://www.deronwilliams.com)
카일 라우리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ages/Kyle-Low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