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 NBA 2013-14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16개 팀이 모두 결정되었다.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마이애미 히트, 시카고 불스 등 익숙한 팀들이 변함없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워싱턴 위저즈, 토론토 랩터스, 샬럿 밥캐츠 등 새로운 얼굴들도 눈에 띈다. 공을 둥글고, 변수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각각의 시리즈들을 심층 분석해보자.
시카고 불스(4번 시드) vs 워싱턴 위저즈(5번 시드)
시카고 불스(48승 34패) *( )안은 전체 리그 순위
시즌 평균 93.7득점(30위) 91.8실점(1위) 득실점 마진 +1.9점(13위)
리바운드 44.1개(10위) FG 43.2%(30위) 3P 34.8%(24위) FT 77.9%(7위)
시카고는 이번 시즌 프로 팀이 승리를 위해 땀을 흘릴 때 얼마나 빛날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데릭 로즈의 커리어 두 번째 시즌 아웃 부상과 프랜차이즈 스타 루올 뎅의 전격 트레이드. 구단은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하고 미래를 준비하려 했다. 반면 탐 티보두 감독과 호아킴 노아를 위시한 선수들은 결사항전을 외쳤다. “리빌딩은 없다. 우리는 오늘의 승리를 원한다.”가 주요 골자였다. 결국 그들은 시즌을 12승 18패로 시작한 후 36승 16패를 기록하며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4번 시드를 획득했다. 특히 마지막 10경기에서는 무려 8승 2패를 기록, 끝까지 승리에 굶주린 상태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정규 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 30위와 평균 실점 1위. 수비를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실제로 노아와 타지 깁슨 인사이드 콤비가 선보이는 승부처 수비는 상대 팀 장에서 악몽 그 자체다. 코트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다니는 지미 버틀러와 마이크 던리비의 공헌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이번 시즌 *‘마이너 데릭 로즈’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D.J. 어거스틴이 공격에서 맹활약했다. 비슷한 수비 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멤피스 그리즐리스 등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외인 구단’ 이미지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티보두 가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티보두는 로즈가 없는 상태로 맞은 지난 2013년 플레이오프에서 네이트 로빈슨에게 공격에서의 그린 라이트를 부여해 큰 효과를 봤다. 로즈가 수행했던 역할이다. 이번 시즌의 경우 어거스틴이 동일한 역할을 맡고 있다.
워싱턴 위저즈(44승 38패)
시즌 평균 100.7득점(16위) 99.4실점(8위) 득실점 마진 +1.3점(15위)
리바운드 42.2개(20위) FG 45.9%(10위) 3P 38.0%(4위) FT 73.1%(25위)
마침내 존 월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그를 드래프트에서 지명한지 4년째. 워싱턴은 6년 만에 정규 시즌 5할 승률 이상과 플레이오프 진출을 동시에 달성했다. 아울러 길버트 아레나스의 시대(또는 잔재)는 공식적으로 마감되었다. 시즌 시즌을 2승 7패로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특히 최다 연패가 4연패에 불과했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했다. 강팀의 조건은 연승을 길게 하는 것이 아닌, 연패를 짧게 당하는 것이다. 에이스 월은 생애 첫 올스타로 선정된 후 슬램덩크 컨테스트에서 최고의 남자가 되는 등 즐거운 시즌을 보냈다.
워싱턴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 우선 공격 일변도 팀이 아니다. 평균 득점 전체 16위에 실점이 8위. 꽤나 공수 밸런스가 잡혔다. 둘째, 월은 이기적인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또래 포인트가드들 중 가장 이타적인 팀플레이를 펼친다. 셋째, 원정에서 약한 팀이 아니다. 시즌 원정 22승 19패는 마이애미, 토론토 랩터스와 함께 컨퍼런스 1위에 해당한다. 물론 맞는 부문도 있다. 지난 시즌까지 오랜 친구 사이를 유지했던 5할 승률 미만 팀을 상대로 30승 18패를 기록, 컨퍼런스 3위에 올랐다.(vs 5할 승률 이상 14승 25패) 비난할 것 없다. 약자를 상대로 무자비해야만 5할 승률 팀이 될 수 있다.
정규 시즌 맞대결 전적
시카고(1승 2패) vs 워싱턴(2승 1패)
1차전 시카고(홈) 88-102 워싱턴
2차전 워싱턴(홈) 96-93 시카고
3차전 워싱턴(홈) 78-96 시카고
맞대결 주요 선수 기록
시카고 불스
호아킴 노아 평균 12.7득점 13.3리바운드 4.0어시스트 1.0스틸 FG 56.5%
지미 버틀러 평균 8.0득점 4.3리바운드 4.7어시스트 1.7스틸 FG 28.6%
D.J. 어거스틴 평균 12.8득점 3.8어시스트 1.3스틸 FG 39.0%
워싱턴 위저즈
존 월 평균 20.7득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 1.7스틸 FG 50%
브래들리 빌 평균 13.7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1.7스틸 FG 50%
마신 고탓 평균 13.0득점 8.3리바운드 1.7블록슛 FG 58.6%
정규 시즌 맞대결 3경기 결과는 2승 1패 워싱턴의 우위였다. 최근 3시즌 성적을 합산해도 10경기 5승 5패로 팽팽하다. 호적수끼리 만난 셈이다. 워싱턴은 속공 부문 리그 전체 8위(경기당 평균 15.7점)로 시카고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득점할 수 있다. 상대 수비가 정돈된 상태에서도 월&빌 콤비를 중심으로 꽤 정교한 공격 작업 전개가 가능하다. 트레버 아리자와 마텔 웹스터 등 슛 거리가 긴 유틸 플레이어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점도 시카고 입장에서 까다롭다.
맞대결에서 맹활약한 선수는 시카고의 노아, 워싱턴에서는 월이었다. 노아는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포인트센터라는 멋진 별명을 얻었다. 각각 3월과 4월 평균 어시스트가 7.5개와 7.0개. 참고로 센터의 컨트롤 타워 역할로 유명한 ‘밀레니엄 킹스’ 시절 브래드 밀러의 단일 시즌 최고 기록이 4.7어시스트였다. 월은 점프슛 능력이 개선되면서 더욱 수비하기 힘든 선수로 거듭났다. 특히 이번 시즌 3점슛 기록이 경기당 1.3개 성공에 성공률 35.1%. 그의 데뷔 시절 슛 실력만 봤던 사람들이 해당 기록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장족의 발전이 있었다.
시리즈 포커스
①워싱턴의 에너지
시카고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이어진 캐치프레이즈는 ‘이와 잇몸이 없으면 입천장으로’다. 매 경기 엄청난 투혼을 발휘하며 육탄전을 펼친 것. 작년 희생양이 바로 경기 템포가 느린 브루클린이었다. 반면 워싱턴은 에너지 레벨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특히 시카고의 약화된 일선 수비는 월과 같은 빠른 가드를 제어하기 힘들다. 심지어 슈팅까지 장착했다. 월에게 위험 지역을 허용할 경우 반드시 도움 수비가 필요하며 이때 주요 3점슛 라인을 점령한 빌, 아리자, 웹스터 등에게 오픈 찬스가 발생한다. 아무리 로테이션 수비를 하더라도 모든 슈터를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②널뛰는 경기력
수비력을 기반으로 하는 팀은 48분 내내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한다. 공격에서 난조를 겪더라도 수비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의미. 수비를 3번 성공하고, 공격에서 2번의 슛만 성공시켜도 승리할 수 있다. 워싱턴의 경우 아직 어린 선수가 많고, 점프슛 의존도가 높다보니 쿼터별로 기복이 심한 편이다. 4쿼터 승부처에서 중요한 자유투를 놓치는 장면도 자주 목격된다. 워싱턴의 경기력 널뛰기가 자주 발생할 경우 마지막에 웃는 쪽은 시카고가 될 것이다.
③336분을 버텨낼 수 있을까?
시리즈가 7차전까지 진행되고, 연장전이 없다고 가정해보자. 특정 선수가 소화할 수 있는 최대 출전 시간은 336분이다. 물론 10명 이상의 로스터로 운영되는 NBA 경기에서 한 선수가 336분을 모두 소화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카고의 경우 300분에 가까운 출전 시간을 기록하는 선수가 많게는 4명 이상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리그에서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 중 하나기 때문이다. 워싱턴 역시 주전 평균 출전 시간이 33.5분으로 리그 전체 2위였다.(3위 시카고) 플레이오프 무대는 검증된 선수들만 출전 시간을 얻을 수 있다. 뒤가 없는 승부라 체력 보존을 신경 쓰며 뛰기도 힘들다. ‘아이언맨 매치’에서 승리하는 쪽은 누가될지 여부를 지켜보자.
시리즈 결과 예상 ? 시카고 4승 3패
두 팀 모두 원정에서 1승을 수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7차전 홈 어드벤테이지를 보유한 시카고의 승리가 예상된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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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아디다스 코리아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