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 NBA 2013-14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16개 팀이 모두 결정되었다.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마이애미 히트, 시카고 불스 등 익숙한 팀들이 변함없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워싱턴 위저즈, 토론토 랩터스, 샬럿 밥캐츠 등 새로운 얼굴들도 눈에 띈다. 공을 둥글고, 변수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각각의 시리즈들을 심층 분석해보자.

마이애미 히트(2번 시드) vs 샬럿 밥캐츠(8번 시드)

마이애미 히트(54승 28패) *( )안은 전체 리그 순위
시즌 평균 102.2득점(12위)  97.4실점(5위)  득실점 마진 +4.8점(4위)
리바운드 36.9개(30위)  FG 50.1%(11위)  3P 36.4%(12위)  FT 76.0%(14위)

디팬딩 챔피언 마이애미 히트는 시즌 막판 컨퍼런스 1위를 차지할 기회가 있었지만 마지막 8경기에서 2승 6패에 그친 끝에 2번 시드를 획득에 만족했다. 2010년 ‘빅 3’가 결성된 후 4시즌 동안 3번째 2번 시드다. 시드를 가리지 않고 3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할 점을 감안하면 딱히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닌 셈이다. 또한 6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며 프랜차이즈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90년대 후반, 알란조 모닝, 팀 하더웨이 등을 주축으로 첫 번째 전성기를 달렸던 시점에도 6년 연속 진출이 최고 기록이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반적인 전력은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 2옵션 드웨인 웨이드가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극진한 보살핌 하에 54경기 출전에 그쳤고, 고질적인 약점인 빅맨 전력 역시 딱히 보강이 없었다. 또한 +4.8점의 득실점 마진은 ‘빅 3’ 결성 후 최저 수치다. 실제 경기 내용에서도 이전과는 다르게 상대를 압도하는 경향이 덜했다. 마이애미의 리그 3연패를 저지하기 위한 경쟁 팀들의 전력이 한층 강화되었다는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1라운드보다는 본격적으로 상위 시드 팀과 맞대결을 치르는 2라운드부터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샬럿 밥캐츠(43승 39패)
시즌 평균 96.9득점(23위)  97.1실점(4위)  득실점 마진 ?0.2점(16위)
리바운드 42.7개(15위)  FG 44.2%(25위)  3P 35.1%(23위)  FT 73.7%(24위)

샬럿은 후반기 대약진을 통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올스타전 휴식기 전까지 성적이 23승 30패. 동부 컨퍼런스 8위는 고사하고 5할 승률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반면 후반기를 4연승으로 시작하며 기세를 올리더니 3월 8승 8패, 4월 8승 1패의 호성적을 바탕으로 4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및 5할 승률 이상을 확정지었다. 짧은 프랜차이즈 역사를 살펴봐도 위에서 언급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경우는 단 두 차례. 2009-10시즌과 2013-14시즌이다.

후반기 대약진의 선봉장은 센터 알 제퍼슨. 올스타 브레이크 후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24.5득점 11.4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53.5%를 기록하며 상대 팀들의 인사이드를 박살냈다. 같은 기간 동안 25득점 이상을 기록했던 팀들과의 매치업 상대를 살펴보면 로빈 로페즈, 로이 히버트, 앤써니 데이비스, 안드레 드루먼드 등 수준급 빅맨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플레이오프 무대는 빅맨의 안정적인 득점력 가치가 상승한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샬럿이 1라운드에서 업셋을 연출한다면 그 중심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제퍼슨일 것이다.

정규 시즌 맞대결 전적
마이애미 히트(4승) vs 샬럿(4패)
1차전  샬럿(홈) 81-97 마이애미
2차전  마이애미(홈) 99-98 샬럿
3차전  샬럿(홈) 96-104 마이애미
4차전  마이애미(홈) 124-107 샬럿

맞대결 주요 선수 기록
마이애미 히트 평균
르브론 제임스  37.8득점 6.0리바운드 5.5어시스트 FG 62.9%
드웨인 웨이드  평균 10.5득점 3.5어시스트 1.5블록슛 FG 41.2%
크리스 보쉬  평균 17.3득점 6.5리바운드 FG 57.4%
샬럿 밥캐츠
알 제퍼슨  평균 25.3득점 15.3리바운드 1.7스틸 FG 57.4%
켐바 워커  평균 15.5득점 6.0어시스트 1.3스틸 FG 38.2%
제럴드 핸더슨  평균 13.7득점 5.3리바운드 3.7어시스트 1.3스틸 FG 40.0
%

샬럿은 마이애미 ‘빅 3’가 결성된 후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정규 시즌 16연패.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뒀던 시점이 2009년 3월 10일이었다. 굳이 다른 기록들을 살펴볼 필요 없이 맞대결 전적만 봐도 천적 관계인 셈이다. 수비에서 르브론을 제어할 방법을 찾지 못했고, 승부처에서의 집중력도 상대가 한 수 위였다.

마애이미 입장에서 샬럿은 비교적 쉬운 상대다. 인사이드를 폭격당하더라도 상대의 일선 압박을 무너뜨릴 수 있는 특급 스윙맨을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일선을 돌파해 페인트존으로 진입하면 득점 성공이나 다름없었다. 샬럿 2선 수비의 돌파 저지 능력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상대 3번 포지션의 마이클 키드-길크리스트가 대학 시절 기대치였던 스코티 피펜처럼 갑자기 수비력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르브론을 위시한 상대 슈터들에게 대량 실점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리즈 포커스
①마이애미의 ‘관우’ 르브론 제임스

르브론은 지난 3월 4일, 샬럿과의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 무려 61득점을 폭발시켰다. 커리어 전체를 놓고 살펴봐도 35경기에서 평균 27.7득점 야투 성공률 53.5%를 기록하는 등 유난히 맞대결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물론 농구는 5명이 힘을 합치는 팀 스포츠. 그러나 적어도 ‘샬럿전에서의 르브론’ 만큼은 혼자 힘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다.

②샬럿의 ‘여포’ 알 제퍼슨
마이애미에 관우가 있다면 샬럿에도 상대 수비가 제어할 수 없는 여포 제퍼슨이 버티고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고사에 비유하면 화웅(켐바 워커/맞대결 평균 15.5점)이 제압당한 가운데 ‘인중여포’ 제퍼슨이 상대 인사이드를 무인지경으로 누빌 전망이다. 유비(웨이드), 관우(르브론), 장비(보쉬) 세 명이서 달려들어도 막기 어렵다. 조표(유도니스 하슬렘), 하후무(크리스 앤더슨)에게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사실 르브론의 61득점 퍼포먼스에 가려졌을 뿐 제퍼슨 역시 해당 경기에서 38득점 19리바운드를 기록한 비운의 조연이었다.

③속공을 저지하라
마이애미 공격의 주요 패턴 중 하나는 속공을 통한 쉬운 득점이다. 살인적인 일선 압박 수리를 통해 상대 실책을 유도한 후 르브론과 웨이드 등이 속공을 성공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4쿼터 초반에 결정적인 승기를 잡는 전술로 주로 활용된다. 반면 샬럿은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속공 실점(10.2점)과 실책 허용(11.6개)이 가장 적은 팀. 실제로 마이애미는 정규 시즌 맞대결 4경기에서 평균 속공 11득점(시즌 평균 13.2득점), 실책 유발 11.1개(시즌 평균 15.6개)로 다른 팀들과의 경기에 비해 수치가 감소했다. 샬럿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들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의외의 부문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시리즈 결과 예상 ? 마이애미 4승
접전 승부를 펼치는 것과 최종 승리를 거두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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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NIKE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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