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 NBA 2013-14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16개 팀이 모두 결정되었다.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마이애미 히트, 시카고 불스 등 익숙한 팀들이 변함없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워싱턴 위저즈, 토론토 랩터스, 샬럿 밥캐츠 등 새로운 얼굴들도 눈에 띈다. 공을 둥글고, 변수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각각의 시리즈들을 심층 분석해보자.
인디애나 페이서스(1번 시드) vs 애틀랜타 호크스(8번 시드)
인디애나 페이서스(56승 26패) *( )안은 전체 리그 순위
시즌 평균 96.7득점(24위) 92.3실점(2위) 득실점 마진 +4.4점(7위)
리바운드 44.7개(6위) FG 44.9%(17위) 3P 35.7%(17위) FT 77.9%(8위)
인디애나는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4승 6패에 그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컨퍼런스 우승을 차지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정규 시즌 동부 1위를 차지한 것은 프랜차이즈 최고 스타 레지 밀러의 시대였던 2003-04 시즌. 또한 지난 3년간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고, 각각 성적은 1라운드 탈락-2라운드 탈락-컨퍼런스 파이널 탈락이었다. 순서대로 단계를 밟는다고 가정하면 올해는 파이널 진출을 달성할 차례다. 1번 시드로 올라간 2004년에는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배드 보이스 2기’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게 6차전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인디애나의 가장 큰 장점은 각각의 구역에 확실한 수비 코어가 존재한다는 부문이다. 일선에서 상대 가드를 공격적으로 압박하는 조지 힐과 랜스 스티븐슨, 돌파를 허용할 경우 2선에 든든한 림 프로텍터 로이 히버트와 데이비드 웨스트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상대 주득점원을 전담 마크하면서 공격에서도 20득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에이스 폴 조지가 건재하다. 모든 시나리오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누구도 그들의 팀 단위 수비를 쉽게 공략할 수 없을 것이다.
애틀랜타 호크스(38승 44패)
시즌 평균 101.0점(14위) 101.5실점(15위) 득실점 마진 ?0.5점(17위)
리바운드 40.0개(28위) FG 45.8%(13위) 3P 36.3%(13위) FT 78.1%(6위)
애틀랜타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8번 시드 싸움을 펼쳐야 했다. 다행히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7승 3패의 호성적을 거둔 덕분에 뉴욕 닉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인디애나, 마이애미, 브루클린 네츠 등 컨퍼런스 강호들을 연파하는 등 이미 정규 시즌 막판부터 플레이오프 모드에 돌입했다. 7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은 그들의 마지막 전성기였던 90년대 기록과 동률. 무키 블레이락, 스티브 스미스, 그랜트 롱 등이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시기다.
팀 전력은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출신 신임 감독 마이크 부덴홀져가 팀에 이식한 ‘시스템 농구’를 통해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문까지는 훌륭하다. 그러나 부상 선수 이탈이 많았던 관계로 100% 전력이 아니다. 또한 기본적인 선수들의 재능(탤런트)에서 열세다. 호흡이 긴 정규 시즌과는 달리 진검 승부가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단기전에서 승리하려면 정립된 시스템에 더해 구성원들의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다. 보통 에이스 또는 엑스 팩터(x-factor)라고 부르는 항목들이다.
정규 시즌 맞대결 전적
인디애나 페이서스(2승 2패) vs 애틀랜타 호크스(2승 2패)
1차전 애틀랜타(홈) 97-87 인디애나
2차전 애틀랜타(홈) 85-89 인디애나
3차전 인디애나(홈) 108-98 애틀랜타
4차전 인디애나(홈) 88-107 애틀랜타
맞대결 주요 선수 기록
인디애나 페이서스
폴 조지 평균 22.5득점 7.0리바운드 2.25어시스트 3.3스틸 FG 40.8%
데이비드 웨스트 평균 15.0득점 8.3리바운드 3.0어시스트 1.3스틸 FG 50.%
랜스 스티븐슨 평균 8.7득점 4.7리바운드 4.0어시스트 FG 45.5%
애틀랜타 호크스
폴 밀샙 평균 8.8득점 9.3리바운드 3.5어시스트 1.8스틸 FG 31.1%
제프 티그 평균 14.3득점 2.8리비운드 4.3어시스트 FG 44.7%
카일 코버 평균 14.0득점 4.0리바운드 3.8어시스트 FG 64.7%
두 팀의 정규 시즌 맞대결 전적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인디애나가 승리를 거둔 2~3차전의 경우 애틀랜타가 한창 주축 선수들의 부상 릴레이로 8연패를 당했던 시기다. 4차전은 반대로 인디애나가 멘탈 붕괴를 경험했던 3월 후반. 그나마 1차전이 정상 전력(?)으로 맞대결을 펼쳤던 시기로 당시 경기에서는 주축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애틀랜타가 승리를 거뒀다.
맞대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찾아보면 인디애나에서는 폴 조지, 애틀랜타의 경우 티그다. 조지는 매치업 더마 캐롤 등을 어렵지 않게 제압하며 평균 20점이 넘는 득점포를 가동했다. 애틀랜타에서는 에이스 밀샙이 인사이드에서 허우적거린 반면 포인트가드 티그가 멋진 돌파 실력을 뽐내며 상대 수비를 휘저었다.
시리즈 포커스
①인디애나의 원정 경기력
인디애나는 정규 시즌 홈에서 35승 6패로 리그 최고 승률을 작성한 반면 원정에서는 21승 20패에 그쳤다. 이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16개 팀 중 고작 1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실제로 시즌 마지막 원정 8경기에서 단 1승을 수확하는데 그쳤다.(1승 상대는 마이애미) 물론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는 홈에서 4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7차전까지 시리즈가 진행될 경우 유리한 쪽은 인디애나. 그러나 과연 1번 시드 팀이 8번 시드 팀을 상대로 7차전까지 치르고 싶을까?
②애틀랜타의 페인트존 득점
플레이오프에서는 확률 높은 공격이 우선시된다. 물론 케빈 듀란트처럼 확실한 에이스 스윙맨을 보유하고 있다면 큰 상관없지만 불행하게도 애틀랜타의 스윙맨들은 팀 플레이이어에 가까운 더마 캐롤과 카일 코버다. 일반적으로 농구에서 가장 확률 높은 득점 루트는 페인트존 공격. 애틀랜타는 시즌 페인트존에서 평균 44.5득점을 기록한 반면 인디애나와의 맞대결 4경기에서는 평균 33.5득점에 그쳤다. 모션 오펜스를 활용하는 팀에 있어 확률 높은 페인트존 오픈 찬스를 생성하지 못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③인디애나의 멘탈 붕괴
애틀랜타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선수들이 부덴홀져 감독의 ‘시스템 농구’에 적응했다. 이는 원조 샌안토니오가 팀 어시스트 1위(25.2개), 애틀랜타가 2위(24.9개)라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알 호포드 등 부상 선수 없이도 승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평가. 반대로 인디애나는 전반기에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지만 시즌 막판 에너지 레벨이 크게 저하된 탓에 ‘수비 못하는 팀+공격은 더 못하는 팀’으로 전락했다. 프랭크 보겔 감독이 특정 경기를 벤치 선수들로만 운영하는 등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 시간을 부여하기도 했지만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 이는 로이 히버트 등의 각성을 촉구한 충격요법이기도 했다. 만약 그들이 좋았던 시기의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의외로 시리즈가 길어질 수도 있다.
시리즈 결과 예상 ? 인디애나 4승 2패
‘수비가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드문’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인디애나의 견고한 수비가 애틀랜타의 ‘시스템 농구’에 비해 한 수 위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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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쳐 = 폴 조지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aulgeorge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