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벤치 멤버, 혹은 득점력이 롤 플레이어 등 예상 밖의 선수가 어느날 갑자기 대량득점을 쏟아 붓는 경우가 있다. 2013-14시즌 NBA 역시 마찬가지였다. 『루키』는 이번 시즌 가장 놀라운 대량득점 사례 Top 5를 꼽아보았다.
5위
트레버 아리자 40점
지난 3월 2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76ers는 '영원한 레전드' 알렌 아이버슨의 영구결번식을 가졌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워싱턴 위저즈의 트레버 아리자였다. 아리자는 홀로 40점을 퍼부으며 필라델피아의 축제 분위기를 망쳐놨다.
워싱턴은 1쿼터에만 41점, 전반 74점을 퍼붓는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122-103로 낙승했다. 필라델피아는 힘 한 번 못써보고 경기 내내 끌려다닌 끝에 패하며 13연패를 기록했다.
아리자는 1쿼터에 시도한 6개의 3점슛을 모두 꽂아넣으며 24점을 쓸어 담았다. 이날 아리자는 12개의 3점슛을 시도해 8개를 적중시키는 등 40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을 올렸다.

4위
챈들러 파슨스 34점
휴스턴 로케츠의 스몰포워드, 챈들러 파슨스는 대단히 다재다능한 선수다. 코트 위에서 많은 것을 해내는 살림꾼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1월 25일,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홈 경기는 파슨스의 진가를 잘 보여줬다.
휴스턴은 9점 뒤진 채 3쿼터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파슨스의 신들린 득점쇼가 시작됐다. 파슨스는 후반전에만 30점을 몰아치며 멤피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날 터뜨린 10개의 3점슛을 모두 후반에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파슨스는 이날 14개의 3점슛 중 10개를 적중시키며 34점, 4리바운드를 올렸다. 경기는 결국 멤피스의 88-87, 신승으로 끝났지만 파슨스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3위
조지 힐 37점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조지 힐은 특별한 장기가 없는 선수다. 인디애나 출신의 '홈 타운 보이'라는 점이 아니었다면 홈 팬들에게 결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을 터. 하지만 지난 2월 8일,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홈 경기에서는 순수 실력만으로 대단히 큰 환호를 이끌어 냈다.
힐은 이날 19개의 야투 중 12개를 성공시켰을 뿐만 아니라 12개의 자유투를 얻어내 11개나 집어 넣었다. 최종 성적은 37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단연코 생애 최고의 활약이었다.
가장 놀라운 활약은 4쿼터 종료 8초 전이었다. 인디애나는 103-100으로 뒤지고 있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힐은 이날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로이 히버트의 패스를 받아 깨끗한 클러치 3점슛을 작렬시킨 것. 힐의 활약에 힘입은 인디애나는 연장에서 118-113으로 포틀랜드를 제압할 수 있었다.

2위
테렌스 로스 51점
파슨스가 후반에 10개의 3점슛을 몰아친지 단 하루가 지난 1월 26일, 토론토 랩터스의 테렌스 로스는 3점슛 10방 포함, 51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하지만 토론토는 LA 클리퍼스에 126-118로 패했다. 로스가 이 순위에서 2위로 밀린 것은 순전히 팀이 패했기 때문이다.
로스는 NBA 역사상 50점을 올린 선수 중 커리어 평균 득점이 가장 낮은 선수로 등록됐다. 당시 로스의 커리어 평균 득점은 고작 7.4점에 불과했다. 또, 50점을 기록하기 전 생애 최다 득점이 가장 낮은 선수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로스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은 26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시즌 평균 득점이 10점이 안 되는 선수가 50점을 넘긴 것은 NBA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이날 로스가 올린 51점은 14년 전 빈스 카터가 세웠던 토론토 구단 역대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과 타이 기록이기도 했다.

1위
코리 브루어 51점
케빈 러브도, 니콜라 페코비치도, 케빈 마틴도 없었다. 하지만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휴스턴 로케츠를 112-110으로 꺾었다면 믿겠는가? 그런데 4월 12일,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코리 브루어의 대폭발 덕분이었다.
브루어는 이날 작정하고 나온 듯 보였다. 평소 속공과 3점슛 외에는 별 다른 공격 옵션이 없는 브루어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빙의한 듯 코트 전방위를 누비며 신들린 활약을 펼쳤다. 2쿼터 종료와 동시에는 하프라인 뒤에서 3점슛 버저비터까지 터뜨렸다. 이날 브루어의 손끝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나타내는 장면이었다.
브루어는 전반에만 26점을 퍼붓는 등 총 51점, 6스틸을 올렸다. 이로써 브루어는 스틸이 공식 집계 된 1973-74시즌 이후 50점-6스틸을 동시에 달성한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됐다. 다른 세 명은 릭 배리, 마이클 조던(3회), 알렌 아이버슨이다. 브루어가 이 대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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