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슈퍼맨의 망토는 찢어졌고, 망토를 수선할 재단사는 없다!”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LA 레이커스가 탱킹 중인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105-110으로 패배하며 연패에 빠지자 ‘폭스스포츠’의 콜린 카워드는 자신의 토크쇼에서 이렇게 외쳤다. 

“슈퍼맨의 망토는 찢어졌고, 망토를 수선할 재단사는 없다!”

최근 5경기 성적 1승 4패. 후반기 르브론은 “플레이오프 모드를 켜겠다”며 큰소리쳤으나 레이커스는 앤써니 데이비스가 없는 뉴올리언스에 115-128로 패했고, 이어 마크 가솔(이적)과 자렌 잭슨 주니어(부상)가 없는 멤피스를 상대로도 무기력하게 졌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8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승차는 3경기.

이날 경기 패배 이후 현지 농구 통계 전문 사이트 <바스켓볼 레퍼런스>는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단 3%로 예측했다. 이로써 레이커스는 올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3%)보다 1위부터 3위까지의 신인 선수를 뽑을 수 있는 로터리 지명권(6%)을 뽑을 확률이 더 높아졌다. NBA가 르브론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른 것은 무려 14년 전의 일이다.

3% 확률. 실낱 같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8위에 위치한 샌안토니오는 최근 8경기 1승 7패로 레이커스보다 더 가파르게 추락 중이다. 7위 LA 클리퍼스 역시 트레이드 마감 직전 에이스 토바이어스 해리스를 필라델피아에 넘기며 올시즌 플레이오프가 아닌 미래를 택했다. 게다가 르브론의 최근 10년간 후반기 승률은 195승 72패로 73%에 달한다.

 

또한 레이커스의 공격을 이끄는 르브론, 브랜든 잉그램, 카일 쿠즈마 삼각 편대의 후반기 공격 지표는 나쁘지 않다. 여기에 레이커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당시 레지 불록이라는 쏠쏠한 슈터 자원을 영입했다. 불록은 최근 4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48.1%와 함께 경기당 13.0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력은 충분하다. 지금 레이커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에이스도, 득점원도, 슈터도 아니다. 바로 '수비'다.

잉그램은 축복받은 신체 조건에 비해 아직 수비 요령이 부족하다. 쿠즈마는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에디터로 모든 스탯을 공격에 몰아넣은 캐릭터다. 마지막으로 르브론의 올시즌 수비는 따로 하이라이트 필름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로 최악이다.

그런데 여기 한 가지 흥미로운 기록이 있다. 왼쪽 발목 부상으로 지난 1월 20일 이후 13경기 연속 결장 중인 론조 볼의 관한 기록이다.

레이커스는 올시즌 볼이 출전한 47경기에서 팀 수비 효율성을 나타내는 기록인 디펜시브 레이팅 106.3(리그 7위)을 기록했다. 반면, 볼이 결장한 13경기에서는 115.7(리그 27위)에 그쳤다(디펜시브 레이팅은 낮을수록 좋은 기록). 볼은 레이커스 수비의 핵심이자 X-팩터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루크 월튼 레이커스 감독은 최근 “꾸준히 의료진과 대화 중이지만, 론조의 복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돌아온 볼은 과연 르브론의 찢어진 망토를 수선할 수 있을까? 르브론의 1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키는 어쩌면 2년 차 가드 론조 볼이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표 = 원석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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