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기록적인 연패 행진이 ‘24’라는 숫자까지 진행되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시카고 불스 원정에서 91-81로 패하며 24연패 째를 당했다. 1월 30일 보스턴 셀틱스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후 거의 두 달 동안 승리하지 못했으며 2월 12경기 전패, 3월 현재까지 치른 12경기에서도 모두 고개를 숙이고 코트를 나서야만 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불과 3년 전에 작성했던 NBA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인 26연패에도 어느새 2경기 차이로 접근했다. 당시 클래블랜드는 12월 21일 유타 재즈전을 시작으로 2월 1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까지 근 두 달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NBA 역대 최장 기간 연패 기록
1위 클리블랜드 ? 26연패(2010년 12월 21일~2011년 2월 10일)
2위 클리블랜드 ? 24연패(1982년 3월 20일~1982년 11월 6일)
2위 필라델피아 ? 24연패(2014년 2월 1일~2014년 3월 23일)*
4위 밴쿠버 그리즐리스 ? 23연패(1996년 2월 17일~1996년 4월 3일)
*공동 2위 필라델피아는 현재 진행형
 
현재 필라델피아는 지난 1996년 밴쿠버가 작성했던 23연패 기록을 추월해 역대 공동 2위에 랭크되었다. 당시 밴쿠버가 신생팀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가 얼마나 형편없는 팀인지 알 수 있다.
 
연패 기록 경신 주기를 살펴보자. 클리블랜드가 자신들이 1982년 세웠던 기록을 경신하기까지는 18년의 세월이 걸렸다. 하지만 필라델피아가 클리블랜드의 위엄(?)에 도전하는데 있어 걸린 시간은 3년이면 충분했다. 또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팀 간 전력 평준화가 진행되었던 이천년대에 20연패 이상을 당한 팀은 오직 ‘르브론 이탈 후 멘탈 붕괴’를 경험했던 2010년 클리블랜드와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 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말 연패 신기록이 작성될까?
 
우선 24일 샌안토니오 스퍼스전에서 25연패를 당해 역대 단독 2위에 등극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상대는 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며 감독 그렉 포포비치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냉철한 사람이다. 아직 리그 1위 싸움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자비를 기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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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에게 패하더라도 26번째 경기에서 배수의 진을 친다면 비극을 멈출 수 있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다음 상대는 리그 전체 승률 6위인 휴스턴 로케츠. 설상가상으로 원정 경기다. 그들은 최근 홈 10경기에서 전승을 거뒀으며 마이애미 히트, 인디애나 페이서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 같은 강호들을 모조리 제압했다. 승산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26연패 기록과 동률이 되는 것은 거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인 셈이다. 필라델피아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매치는 30일 디트로이트와의 맞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트로이트 역시 현재 진행형인 5연패 포함, 최근 9경기에서 1승 8패에 그치고 있으며 그들 못지않게 문제가 많은 팀이다.
 
하지만 세상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기란 쉽지 않다. 디트로이트 역시 연패 중이기 때문에 해당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까지 치른 시즌 3번의 맞대결에서도 디트로이트가 3전 전승을 거뒀다.
 
이제 전무후무만 30연패 달성 가능성을 살펴보자. 4월 1일 애틀랜타 호크스 원정, 3일 샐럿 밥캐츠 홈경기에서 승리하기는 힘들 것이다.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1승이 아쉬운 상황이다. 그나마 5일 보스턴 셀틱스 원정은 해볼 만한 승부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팀이 바로 보스턴이었다. 당시에도 경기는 원정 일정으로 치러졌다.
 
만약 보스턴에게까지 패한다면? 이제 바다 건너 KBL의 대구 동양 오리온스가 작성했던 전설의 32연패에 도전하게 된다. 브루클린 네츠, 토론토 랩터스, 멤피스 그리즐리스 등 강팀들과 연속 경기를 치르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32연패를 넘어 남은 시즌 전패를 당할 수도 있다. 이번 시즌 잔여 일정 모든 경기를 패할 경우 36연패가 된다.
 
현실적으로 필라델피아가 연패 기록 중단을 위해서는 두 번의 찬스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첫 번째 찬스는 30일 디트로이트전, 두 번째 찬스는 4월 5일 보스턴전이다. 그 경기들에서조차 고장 난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 초반, 역사상 최초로 40연패를 당하는 NBA 팀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제발 이번 시즌 내로 연패를 끊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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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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