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스티브 내쉬(40, 191cm)가 돌아온다.
 
LA 레이커스는 내쉬를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내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열릴 워싱턴 위저즈와의 홈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내쉬는 선수생활 내내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고생해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각종 잔부상에 시달렸는데 이번 시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회복 속도가 더딘 것이 문제였다.
 
이번 시즌 내쉬가 출전한 경기는 고작 10경기. 남긴 기록은 평균 22.5분간 7.6점, 4.7어시스트에 야투 성공률 36.0%가 전부다. 그야말로 생애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2-13시즌 개막을 앞두고 레이커스는 내쉬와 3년간 2,7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내쉬는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서 기량을 유지 중이었다.
 
하지만 피닉스 선즈의 선진 의료 시스템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자 내쉬의 몸은 급격하게 망가져 갔다. 이적 첫 시즌 32경기에 결장하는 등 급격한 기량 감퇴를 보인 것.
 
이번 시즌은 처참한 수준이다. 심지어 내쉬의 야투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31.6%) 모두 생애 최저 수치다. 역사상 최고의 슈팅력을 지녔다고 평가 받는 내쉬답지 않은 기록이다. 이는 현재 내쉬의 몸 상태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나타내주는 지표다.
 
내쉬는 이번 복귀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굉장히 기대된다"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다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벤치에서 뛴다고 해도 상관 없다. 나에게는 그것 또한 재미있을 것이다. 그저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느껴지는 인터뷰였다. 레이커스의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내쉬는 어찌됐든 일단 뛰고 싶어한다. 조던 파마, 켄달 마샬과 함께 출전시간을 분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내쉬는 2000년대 중반 제이슨 키드와 함께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군림했다. 2004-05, 2005-06시즌에는 피닉스를 이끌고 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켜 2년 연속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포인트가드로서 2년 연속 MVP를 받은 것은 매직 존슨 외에 내쉬가 유일하다.
 
그간 철저한 자기관리 및 기량유지, 끊임없는 훈련, 모범적인 사생활 등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던 내쉬. 뛰어난 리더십과 친근함, 유쾌함 등으로 인해 동료들에게도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런 내쉬였지만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코트를 호령하던 시절을 뒤로 하고 어느덧 은퇴를 준비하게 됐다. 계약은 2014-15시즌까지 되어 있지만 내쉬의 몸 상태가 버텨줄지는 미지수다.
 
내쉬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 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언제나 그래왔듯 말이다. 이제 우리가 내쉬의 농구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황혼의 언덕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이 위대한 농구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진 제공 = ⓒ 나이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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