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의 성적 변화 ③슛 거리별 야투 성공률
2009-10시즌  림 근처 58.5%  중거리 점프슛 43.1%  장거리 점프슛 48.4%
2012-13시즌  림 근처 54.8%  중거리 점프슛 39.2%  장거리 점프슛 39.4%
2013-14시즌  림 근처 55.1%  중거리 점프슛 44.1%  장거리 점프슛 37.6%
[루키] 염용근 기자 = LA 레이커스의 노장 빅맨 파우 가솔의 거취가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팀 리더 코비 브라이언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장기계약이 마감되는 가솔이 팀과 재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지난 2009년 레이커스와 2011-12시즌부터 시작되는 3년 5,7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문제는 가솔과 레이커스의 관계가 굉장히 복잡하게 꼬여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몇 시즌동안 구단은 끊임없이 가솔의 트레이드를 시도했고, 이에 지친 선수 본인 역시 다가오는 오프 시즌 행선지에 있어 돈보다는 승리할 수 있는 팀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트레이드 마감 기간을 떠올려 보자. 당시 레이커스는 센터 전력 강화가 절실했던 피닉스 선즈와 진지하게 가솔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했다. 해당 과정이 언론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도되었으며 이미 트레이드 루머에 진력이 난 가솔은 해탈(解脫)한 것처럼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결국 가솔의 부상, 다수의 미래 1라운드 지명권을 원한 레이커스의 무리한 요구 등으로 인해 트레이드 협상은 중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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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에는 가솔이 자신을 홀대하는 구단에 대해 반격을 펼쳤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레이커스 선수들이 지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고, 승리를 향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아울러 마이크 댄토니 감독의 스몰 라인업과 팀 전술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당연히 댄토니 감독은 실망감을 표현했다. 사실 감독 역시 이미 탱킹(tanking)으로 노선을 바꾼 팀 체제 하에서 승리보다는 개인 성적 위주로 뛰는 선수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현재 레이커스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 중 부상으로 아웃된 코비와 스티브 내쉬, 신인 계약에 묶여 있는 로버트 사크레를 제외할 경우 모두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목표가 없는 팀에서 자신의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인플레이가 난무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기록적인 연패 행진 중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좋은 사례다)
 
과연 오프 시즌 가솔이 레이커스에 잔류할 수 있을까? 그는 2007-08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이래 2번의 우승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각각 3번씩 올스타와 ALL-NBA 팀에 선정되었다. 비록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니지만 공헌도와 업적만큼은 2008년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코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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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댄토니 감독의 거취를 체크해야 한다. 가솔은 레이커스 합류 후 필 잭슨 감독 밑에서 뛰며 트라이앵글 오펜스(Triangle offense) 전술에 익숙해졌다. 우승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팀 공격의 허브(Hub)였기 때문이다.
반면 댄토니는 런&건(run&gun) 전술을 기반으로 스피드와 슈팅 중심의 농구를 구사한다. 하프코트에서의 정적인 스타일을 고수했던 가솔과 궁합이 좋을 리가 없다.
 
팀의 터줏대감인 코비의 의사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만약 레이커스가 차기 시즌에도 탱킹을 하며 유망주 수집이나 할 경우 흙 속의 진주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댄토니와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부상에서 복귀할 코비는 탱킹보다는 당장의 승리를 원하다. 커리어가 얼마 남지 않는 그가 패배하는 팀에서 뛰고 싶어 할리가 없다. 레이커스가 팀 성적 반등을 위해 감독을 교체할 경우 가솔의 잔류 가능성이 상승할 전망이다.
 
구단이 가솔의 경쟁력을 어떻게 판달 할지 여부도 중요하다. 그는 나이를 먹어가며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파워포워드보다는 센터 포지션에 정착한 상태다.
레이커스와 우승했던 시기와 지난 시즌, 그리고 이번 시즌 가솔의 성적 변화를 살펴보자.
 
가솔의 성적 변화 ①일반 기록
2009-10시즌  평균 37.0분 출전 18.8득점 10.2리바운드 3.3어시스트 1.6블록슛 FG 52.9%
2012-13시즌  평균 33.8분 출전 13.7득점 8.6리바운드 4.1어시스트 1.2블록슛 FG 46.6%
2013-14시즌  평균 31.6분 출전 17.7득점 9.8리바운드 3.2어시스트 1.5블록슛 FG 48.3%
 
우승 당시보다는 개인 기록이 다소 감소한 반면 부상에 시달렸던 지난 시즌과 비교할 경우 확실히 반등했다. 1980년 노장 빅맨임을 감안한다면 경기당 평균 30분 이상의 출전 시간도 준수한 편이다.
 
가솔의 성적 변화 ②효율성 측정
2009-10시즌  PER 22.9 TS 59.3% TRB% 17.1% USG% 21.4% ORtg 120 DRtg 102
2012-13시즌  PER 16.7 TS 51.2% TRB% 14.0% USG% 20.5% ORtg 107 DRtg 106
2013-14시즌  PER 19.7 TS 52.5% TRB% 16.5% USG% 26.6% ORtg 103 DRtg 107
 
개별 선수의 분당 생산력을 측정한 PER를 기준으로 잡으면 지난 시즌 커리어 최악으로 감소했던 수치가 이번 시즌 다시 반등했다. 리바운드 점유율을 측정한 TRB% 역시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또한 볼 점유율을 나타낸 USG%가 레이커스 이적 후 최고다. 적어도 수치상으로만 보면 가솔은 팀 공격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능력치인 TS%가 52.5%로 감소한 것은 위험 신호다. 해당 수치는 30분 이상 출전 시간을 기록한 리그 센터들 중 로이 히버트(인디애나 페이서스) 다음으로 좋지 못하다. 히버트와 가솔의 팀 내 공격 비중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어쩌면 가솔은 더 이상 효율적인 공격 옵션이 아닐지도 모른다.
 
7%대로 떨어진 ORB%(공격 리바운드 점유율)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전성기 시절의 가솔은 10%이상의 ORB%를 기록했다. 물론 수비 리바운드를 확실하게 단속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공격에서 상대 빅맨들에게 주는 위압감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TS%와 동일한 기준으로 이번 시즌 가솔보다 낮은 ORB%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주로 외곽에 서식하는 스펜서 허즈(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동료 자크 랜돌프에게 리바운드를 양보하는 동생 마크 가솔(멤피스 그리즐리스) 밖에 없다.
 
팀 상황과 연관되어 도출되는 오펜시브 레이팅(ORtg)와 디펜시브 레이팅(DRtg)의 감소는 크게 의미를 부여할만한 수치는 아니다. 단 가솔의 수비력은 확실히 퇴보했다.
 
개별 선수의 림 근처 상대 야투 성공률을 살펴보자. 가솔은 림 근처에서 54.4%의 상대 야투 성공률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는 30분 이상 출전하고 있는 센터들과 비교해 매우 나쁜 수치다. 히버트가 41.0%, 2년차 안드레 드루먼드(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48.8%, 심지어 가솔과 마찬가지로 공격에서의 가치가 더 큰 알 제퍼슨(샬럿 밥캐츠)도 53.5%다. 블록슛 능력이 없다시피 한 니콜라 페코비치(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55.1%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부문은 분명 좋지 못한 신호다.
 
여기에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 페인트존에서 경기당 평균 무려 43.5점을 허용하고 있다. 리그 28위에 해당한다. 아무리 팀 자체가 수비에 흥미가 없다고 할지라도 센터인 가솔이 책임을 100% 회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는 결국 노쇠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가솔의 성적 변화 ③슛 거리별 야투 성공률
2009-10시즌  림 근처 58.5%  중거리 점프슛 43.1%  장거리 점프슛 48.4%
2012-13시즌  림 근처 54.8%  중거리 점프슛 39.2%  장거리 점프슛 39.4%
2013-14시즌  림 근처 55.1%  중거리 점프슛 44.1%  장거리 점프슛 37.6%
 
역시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성공률이 감소했지만 지난 시즌보다는 개선되었다. 워낙 볼 터치가 좋고, 타점이 높기 때문에 여전히 상대 수비수들은 가솔의 슈팅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힘들다. 간결한 드리블에 이은 다양한 슈팅 스킬 역시 유효하다. TS%와 관련해 상대 파울을 유도하는 적극성은 다소 떨어졌을지 몰라도 기본적인 슈팅 능력만큼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한 가지 변수는 이번 시즌 레이커스가 수비를 등한시하고 오직 공격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 선수의 기록이 과장되었다는 의미다. 레이커스의 시즌 평균 득점은 101.8점(전체 12위)으로 준수한 반면 ORtg(100번의 공격 기회에서의 득점 기대치)는 103으로 전체 23위에 불과하다. 워낙 슛을 많이 시도한 결과, 평균 득점은 높지만 정작 효율성은 좋지 못했다.
 
또 다른 ‘댄토니 매직’인 켄달 마샬, 지금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이적한 스티브 블레이크, 오직 림만 보고 달리는 닉 영 등이 대표적인 수혜자다. 가솔 역시 수비보다는 공격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그가 현재 기록을 정상적인(?) 팀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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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시즌 레이커스의 선수단 확정 연봉은 3,5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A급 FA 선수 1~2명 정도는 영입 가능하다. 마침 오프 시즌 카멜로 앤써니(뉴욕 닉스) 등 FA 자격을 획득하는 준수한 매물도 꽤 있는 편이다. 2014년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활용해 좋은 신인을 선발하고, 코비의 부상 복귀, FA 영입 선수와의 시너지를 통해 단숨에 다시 서부 컨퍼런스 우승 전선에 뛰어들 수도 있다. 
 
가솔이 레이커스의 변화 흐름과 같이 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마신 고탓(워싱턴 위저즈) 등 그를 대체할 수 있는 FA 자원이 시장에 없는 것도 아니다. 만약 구단이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가솔의 효율성 저하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경우 이별하는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금액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본인의 의사가 진실이라면 친정 팀 멤피스로 이적해 동생 가솔과 센터 로테이션을 구성하는 것도 흥미로운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페인트존에서의 공격 생산력을 필요로 하는 구단이라면 여전히 그에게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시즌 샬럿이 제퍼슨 영입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연 그가 차기 시즌 레이커스 골드&퍼플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보자.
 
[루키] =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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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쳐 = 파우 가솔 페이스북(https://ko-kr.facebook.com/paugasol)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NIKE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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