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메인 오닐(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996년 전체 17순위)
[루키] 염용근 기자 =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제이슨 키드(前 뉴욕 닉스 등), 그랜트 힐(前 LA 클리퍼스 등), 주안 하워드(前 마이애미 히트 등) 등이 나란히 현역 은퇴를 선언하면서 1994년 드래프티 전원이 리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울러 리그 최고참 지위는 1995년 드래프티인 케빈 가넷(브루클린 네츠)에게로 넘어 갔다.
가넷은 데뷔 시즌인 1995년 당시만 하더라도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 19세 소년에 불과했다. 반면 리그에서 무려 19시즌을 장수한 현재는 만 37세의 백전노장이 되어 코트를 누비고 있다. 일반적인 선수였다면 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을 나이다. 현역 최연소 감독인 보스턴 셀틱스의 브래드 스티븐슨이 1976년생으로 그와 동갑이며 올랜도 매직 감독인 자크 본의 경우 1997년 드래프티 출신으로 2년 후배다.
팬들은 어린 선수들의 재기발랄함과 잠재력에 열광한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노장 선수들의 노련함과 투혼에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특히 이미 우승과 MVP 수상 등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모두 달성한 노장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코트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을 ‘리스펙트’(Respect)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뛰고 있는 노장 선수들을 살펴보았다. 기준은 21세기 이전에 데뷔한 선수들로 최고참은 가넷, 가장 어린 애송이(?)는 1999년 드래프트인 안드레이 키릴렌코(브루클린 네츠)다.
1995년 드래프티
케빈 가넷(브루클린 네츠/1995년 전체 5순위) *( )안은 역대 순위
통산 1,372경기(9위) 25,604득점(15위) 14,170리바운드(10위) 2,006블록슛(18위)
1,782스틸(16위) 10,298야투 성공(11위)
올스타 15회 선정, MVP 1회 수상, 올해의 수비수 1회 수상, ALL-NBA 팀 9회 선정
2014-15시즌까지 1,200만 달러 계약 보장
통산 1,372경기(9위) 25,604득점(15위) 14,170리바운드(10위) 2,006블록슛(18위)
1,782스틸(16위) 10,298야투 성공(11위)
올스타 15회 선정, MVP 1회 수상, 올해의 수비수 1회 수상, ALL-NBA 팀 9회 선정
2014-15시즌까지 1,200만 달러 계약 보장
가넷은 1995년 드래프티 중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당시 파격적이었던 고졸 선수 출신으로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high risk-high return) 유형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남은 커리어동안 리바운드 830개만 추가한다면 리그 역사상 단 4명밖에 없는 25,000득점-15,000리바운드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해당 선수들은 윌트 챔벌레인, 카림 압둘-자바, 엘빈 헤이즈, 모제스 말론으로 모두 리그의 전설들이다.
변수는 부상이다. 이번 시즌 등, 어깨 부상 등으로 인해 49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으며 평균 출전 시간 역시 21.0분으로 데뷔 이래 최저 수치다. 공격력과 활동 범위도 반 토막 났다. 하지만 코트 위에 있을 때만큼은 예전과 다름없는 멋진 수비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내년 시즌까지 계약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은퇴할 이유가 없다. 마지막 시즌은 보스턴 셀틱스 또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유니폼을 입고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1996년 드래프티

레이 알렌(마이애미 히트/1996년 전체 5순위)
통산 1,287경기(15위) 24,370득점(21위) 4,339어시스트(77위) 1,441스틸(44위)
3점슛 성공 2,948개(1위) 자유투 성공률 89.4%(5위)
올스타 10회 선정, ALL-NBA 팀 2회 선정
2013-14시즌 끝으로 현재 계약 종료
1996년은 NBA 역대 최고의 드래프트 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알렌은 현재까지 살아남은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순번인 5순위로 지명되었다.(전체 2순위 마커스 캠비의 경우 복귀 여부가 불투명하다) 라이벌들이었던 앨런 아이버슨(1순위)이 얼마 전에 공식 은퇴식을 치렀고, 스테판 마버리는 중국 CBA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그들과 비교해 스타성은 부족했지만 가장 꾸준한 활약을 통해 3점슛 부문 등 리그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3월 18일 현재 통산 3점슛 성공 개수는 2,948개로 전인미답의 경지인 3,000개에 단 52개 차이로 접근했다. 이번 시즌 100개 이상 성공시킬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차기 시즌 내로 무조건 달성 가능한 영역이다. 마이애미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지만 최근 2경기 연속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아직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 시골 동네도 마다하지 않는다면 출전 시간 조정이 가능한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 우승 전력 팀에서 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1996년 전체 13순위)
통산 1,245경기(24위) 31,700득점(4위) 5,925어시스트(33위) 1,835스틸(15위)
야투 성공 11,055개(6위) 3점슛 성공 1,640개(13위) 자유투 성공 7,950개(3위)
올스타 선정 16회, MVP 수상 1회, 파이널 MVP 수상 2회, ALL-NBA 팀 선정 15회
2015-16시즌까지 평균 2,425만 달러 계약 보장
코비는 가넷, 모제스 말론 등과 더불어 역대 가장 성공한 고졸 출신 선수로 평가받는다. 롤 모델이자 라이벌로 인식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에 가장 근접한 사나이로 각종 통산 기록에서도 기라성 같은 선배 선수들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종종 지나친 승부욕으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그의 커리어를 만든 원동력은 소름끼치는 승리에 대한 갈증과 끈임 없는 자기 개발 노력이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아킬레스건과 무릎 부상 등으로 인해 이번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1979년생으로 만 35세인 그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복귀하더라도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나마 다행은 2015-16시즌까지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팀 상황도 일찌감치 탱킹(tanking)을 선택한 덕분에 조기 복귀에 대한 압박이 전혀 없다. 그가 차기 시즌 건강을 회복해 다시 역대 기록 사냥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보자.

스티브 내쉬(LA 레이커스/1996년 전체 15순위)
통산 1,212경기(27위) 17,361득점(75위) 10,296어시스트(4위) 895스틸(196위)
3점슛 성공 1,683개(11위) 3점슛 성공률 42.8%(8위) 자유투 성공률 90.4%(1위)
올스타 8회 선정, MVP 2회 수상, ALL-NBA 팀 7회 선정
2014-15시즌까지 970만 달러 계약 보장
내쉬는 역대 포인트가드 계보를 통틀어 슛과 패스의 밸런스가 가장 훌륭한 선수다. 통산 야투 성공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며 커리어 ‘180클럽’ 가입이 어려워졌지만 3점슛 성공률과 자유투 성공률 모두 역대 TOP 10 내에 위치한다. 어시스트의 경우 38개만 추가하면 마크 잭슨(10,334개)을 끌어내리고 역대 3위를 차지할 수 있다. 역대 15,000득점-10,000어시스트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그와 존 스탁턴, 제이슨 키드, 매직 존슨 단 4명밖에 없다.
현재 상황은 같은 1996년 드래프티 출신이자 레이커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코비와 비슷한 처지다. 등 부상으로 인해 이번 시즌 아웃이 확정되었으며 차기 시즌 복귀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설상가상으로 이미 레이커스의 포인트가드 포지션은 켄달 마셜-조단 파머 체제로 정비되었다. 복귀하더라도 20분 남짓으로 철저하게 출전 시간이 조정될 전망이다. 예전처럼 코트를 쥐락펴락하는 ‘승상’의 모습은 더 이상 보기 힘들 전망이다.

저메인 오닐(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996년 전체 17순위)
통산 1,001경기(106위) 13,214득점(175위) 7,197리바운드(89위) 1,812블록슛(20위)
올스타 6회 선정, 2002년 기량 발전상 수상, ALL-NBA 팀 3회 선정
2013-14시즌을 끝으로 현재 계약 종료
오닐은 또 다른 고졸 출신 스타 선수다. 데뷔 팀이었던 ‘스타 군단’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인디애나 페이서스로 트레이드된 후 기량이 만개했다. 탁월한 수비력과 높은 타점의 블록슛을 앞세워 인사이드 수비를 진두지휘했고, 전성기 시절에는 평균 20점이 넘는 득점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는 유일하게 남은 목표인 우승 반지 획득을 위해 우승권 팀들에서 커리어 말년을 불태우고 있다.
30세가 넘어가면서 각종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지난 시즌 ‘메디컬 볼’의 1인자 피닉스 선즈에서 활약하며 건강을 회복했다. 이번 시즌의 경우 골든스테이트에서 앤드류 보것과 함께 수준급의 센터 로테이션을 구성 중이다. 특히 보것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는 주전으로 출전해 전성기 못지않은 멋진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늘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빅맨 포지션임을 감안한다면 향후 몇 시즌동안 우승권 전력 팀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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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제공 = 루키 홍기훈 일러스트(incob@naver.com)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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