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비상하는 갈매기"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올스타 파워포워드, 앤써니 데이비스(21, 208cm)의 기세가 매섭다. 최근 연이은 대활약으로 소속 팀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
 
데이비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뉴올리언스 스무디킹 센터에서 열린 2013-14시즌 NBA 정규리그 보스턴 셀틱스와의 홈 경기에서 혼자 40점, 21리바운드, 3어시스트, 3블록의 원맨쇼를 펼치며 펠리컨스의 121-120, 신승을 이끌었다. 22개의 야투 중 14개를 적중시켰으며 자유투 또한 12개를 얻어 모두 성공시켰다.
 
데이비스의 활약은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났다. 4쿼터 종료와 동시에 터진 보스턴의 빅맨, 크리스 험프리스의 버저비터가 아니었다면 경기는 데이비스의 위닝샷으로 끝날 뻔했다. 또, 연장 종료 10여 초를 남기고는 천금과도 같은 결승 수비 리바운드를 따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데이비스가 기록한 40점-20리바운드 기록은 NBA 역사상 네 번째로 어린 나이에 달성한 것이었다. 1974년 존 드류가 만 20세 47일(44점, 20리바운드), 20세 89일(40점, 25리바운드)의 나이로 두 차례 달성한 바 있으며, 1993년 샤킬 오닐 역시 만 20세 347일의 나이로 46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한 바 있다. 데이비스는 이날 탄생한지 만 21년 5일째 되는 날이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 뉴올리언스는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 일찌감치 멀어진지 오래다. 하지만 최근 데이비스의 맹활약 덕에 지난 여섯 경기에서 4승을 따냈다. 데이비스는 최근 다섯 경기에서 평균 33.2점, 14.2리바운드, 2.8어시스트, 1.0스틸, 3.4블록, 야투 성공률 57.1%, 자유투 성공률 90.2%를 올렸다.
 
데이비스는 지난 2012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뉴올리언스에 입단했다. 켄터키 대학 시절 전지전능한 수비력으로 대학 무대를 초토화하며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데뷔 첫 시즌에는 잦은 부상 등으로 기대치에 못미쳤으나 두 번째 시즌부터는 가능성을 폭발시키고 있다.
 
데이비스의 특별함은 어디서 나올까? 우선 축복 받은 신체능력을 들 수 있다. 맨발 신장은 약 206.4cm로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압도적인 팔 길이가 모든 것을 커버한다. 약 228cm에 달하는 양팔 넓이는 상대에게 굉장한 위압감을 준다. 게다가 운동능력 또한 대단히 놀랍다. 점프력, 기동력, 민첩성 등 빅맨 기준 필요한 운동능력에서 만점에 가깝다.
 
이채로운 경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데이비스는 학창시절 포인트가드로 시작했으나 키가 급성장함에 따라 포지션을 빅맨으로 변경한 케이스다. 그 덕에 부드러운 슛 터치와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빅맨 중에서는 볼 핸들링 및 캐치, 간수 능력 또한 수준급이다.
 
리그 역사를 돌아봐도 만 21세의 2년차 빅맨이 이 정도로 잘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데이비스는 이번 시즌 평균 21.0점, 10.2리바운드, 1.5어시스트, 1.4스틸, 2.9블록을 기록 중이다. 2.9블록은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며, 점프슛을 즐겨 던짐에도 야투 성공률이 52.4%로 몹시 안정적이다.
 
이미 정상급 기량을 갖췄음에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 바로 데이비스가 지닌 최대 장점이다. 데이비스가 과연 앞으로 뉴올리언스의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러스트 제공 = 루키 홍기훈 일러스트(incob@naver.com)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