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 지난 시즌 뉴욕 닉스는 54승 28패 승률 65.9%를 기록, 동부 컨퍼런스 2위를 차지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60%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던 것은 패트릭 유잉이 마지막 불꽃을 태웠고, 앨런 휴스턴과 라트렐 스프르웰의 ‘트위 테러’가 맹활약했던 1999-00시즌(50승 32패/승률 61%)이었다.
뉴욕은 3년 전부터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타이슨 챈들러, 카멜로 앤써니 등 대형 FA들을 잇따라 영입해 ‘빅 마켓식 리빌딩’에 성공했다. 최근 3시즌 연속 5할 승률 이상과 플레이오프 진출은 유잉의 시대였던 90년대 이후 최초였다.
비록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만나 2승 4패로 탈락했지만 뉴욕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앤써니를 중심으로 챈들러, 레이몬드 펠튼, J.R. 스미스 등 로스터에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았고, 조직적인 농구를 통해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뉴욕은 플레이오프 진출은커녕 5할 승률 달성조차 위협받고 있는 처량한 신세다. 전반기 일정을 마친 현재 성적은 20승 32패. 5할 승률에 12승이 모자란 처참한 현실이다. 순위 역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22승 30패)에 이어 컨퍼런스 10위에 그치고 있다. 이번 시즌 제이슨 키드(現 브루클린 네츠 감독)의 은퇴 정도를 제외할 경우 지난 시즌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해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것도 노골적인 탱킹(tanking)을 선언한 팀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말이다.
최근 성적 역시 암울하다. 전반기 마지막 6경기에서 1승 5패에 그쳤고, 5할 승률 이상 팀에게 전패를 당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비교적 약체인 새크라멘토 킹스전에서는 승부처에서 끔찍한 경기력을 노출한 끝에 연장전 패배를 당했다. 이는 현 시점에서 그들이 더 이상 강팀이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뉴욕의 잔여 2월 일정
19일 vs 멤피스 그리즐리스(원정)
20일 vs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원정)
22일 vs 올랜도 매직(원정)
23일 vs 애틀랜타 호크스(원정)
25일 vs 댈러스 매버릭스(홈)
28일 vs 마이애미 히트(원정)
3월 1일 vs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홈)
*골든 스테이트와의 경기는 현지 기준으로 2월 일정이다.
19일 vs 멤피스 그리즐리스(원정)
20일 vs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원정)
22일 vs 올랜도 매직(원정)
23일 vs 애틀랜타 호크스(원정)
25일 vs 댈러스 매버릭스(홈)
28일 vs 마이애미 히트(원정)
3월 1일 vs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홈)
*골든 스테이트와의 경기는 현지 기준으로 2월 일정이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남은 2월 일정을 살펴보자. 7경기 중 만만한 상대는 올랜도 매직밖에 없다. 하지만 원정 경기임을 감안한다면 역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7경기 중 5경기가 원정 일정으로 진행된다. 반전을 노리기는커녕 시즌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이번 시즌 뉴욕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에이스 카멜로 앤써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다. 그는 경기당 평균 38.8분 출전으로 리그 1위에 올라 있으며 1쿼터부터 팀 공격의 대부분을 주도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4쿼터 승부처만 되면 체력적인 부담을 겪는 경우가 많다. 공격에서 2옵션 역할을 해줘야 하는 펠튼, 스타더마이어, 스미스 등은 모두 부상과 기량 저하 등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조직력이 붕괴되었다. 지난 시즌 뉴욕은 지역 수비와 대인 수비가 절묘하게 혼합된 수비 조직력을 통해 경기당 평균 95.7점(리그 전체 7위)만 실점한 템포가 느린 팀이었다. 공격에서도 앤써니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기 보다는 외곽에서의 빠른 패싱 게임을 통해 많은 오픈 찬스를 창출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키드의 은퇴로 공/수에서의 보이지 않는 구심점이 사라졌다. 각각 내/외곽 수비의 핵심인 챈들러와 이만 슈퍼트가 부진한 부분도 뉴욕의 몰락을 야기했다.
셋째, 마이크 우드슨 감독의 존재감이 거의 없다. 지난 시즌의 경우 워낙 베테랑 선수가 많다 보니 그의 무색무취한 존재감이 딱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과거 애틀랜타 시절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수비 전술 구성과 팀원들을 하나로 묶는 인화력도 돋보였다. 반면 이번 시즌에는 장기(라고 알려졌던)인 수비가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빅 마켓 감독의 필수 조건 중 하나인 선수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J.R. 스미스가 좋은 예다) 또한 그는 애초부터 승부처 위기 관리 능력과 공격 전술이 없는 감독이다. 선수들이 알아서 좋은 플레이를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어쩌면 우드슨은 감독보다는 단장이 어울리는 인물일수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상황이 차기 시즌에도 딱히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뉴욕은 차기 시즌에도 샐러리 캡(salary cap)을 한참 초과한 연봉을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좋은 선수 영입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연봉 2,300만 달러는 받는 앤써니가 플레이어 옵션을 활용해 FA로 팀을 떠나준다면 한결 숨통이 트이지만 그 순간 팬들은 홈코트인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찾는 발길을 끊을 것이다.
미래 드래프트 지명권조차 없다. 지난 몇 시즌동안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운영을 한 대가로 2017년까지 대부분의 드래프트 지명권이 다른 팀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비효율적인 선수단 연봉 구조, 실력대비 많은 연봉을 받는 베테랑 선수들, 미래 드래프트 지명권의 부재. 이는 뉴욕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최악의 프랜차이즈’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이유와 동일하다.
유일한 위안거리라면 더 이상 순위가 하락할 일은 없다. 뉴욕 밑에 위치한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보스턴 셀틱스, 올랜도 매직,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밀워키 벅스는 모두 탱킹을 천명한 팀들로 후반기에는 더욱 빠른 페이스로 패배를 쌓을 가능성이 높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클리브랜드와 뉴욕의 승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다)
험난한 잔여 2월 일정만 버텨내면 3월에는 약체들과의 경기가 연속된다. 분위기만 탄다면 5할 승률 수복은 어려울지라도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진입하는 것은 가능한 시나리오다.
*뉴욕은 3월 16경기 중 12경기가 5할 승률 미만 팀들과 상대한다.
*뉴욕은 3월 16경기 중 12경기가 5할 승률 미만 팀들과 상대한다.

아마 뉴욕이 시즌 중에 문제를 고칠 수는 없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은 우드슨 감독의 경질 정도다. 트레이드 등을 알아보고 있지만 매물이 전무하다. 미래 드래프트 픽이 없는 상황에서 팀 하더웨이 주니어 등 유망주들을 트레이드 패키지에 포함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현재 가진 자원들을 가지고 최대한 노력해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는 정도가 최대치일 것으로 전망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들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암울한 팀이다. 더 이상 눈앞의 이익을 위해 미래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면 곤란하다. 스타더마이어와 안드레아 바그냐니 등과의 계약이 끝나는 차기 시즌까지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일러스트 제공 = 루키 홍기훈 일러스트(incob@naver.com)
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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