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동부 컨퍼런스 최하위 5팀의 탱킹(tanking) 레이스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밀워키 벅스, 보스턴 셀틱스, 올랜도 매직,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등 ‘동부 탱킹 5걸’ 팀들은 6일(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경기를 가졌다.
필연적으로 승리 팀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보스턴-필라델피아의 맞대결에서는 보스턴이 승리를 거둬 필라델피아가 웃은(?) 반면 밀워키와 클리브랜드는 무난하게 1패씩을 추가했다. 올랜도의 경우 잠재적인 탱킹 레이스 후보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게 승리를 거둬 연패 사슬을 끊었다.
다가오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는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이하 마이애미 히트), 카멜로 앤써니(뉴욕 닉스) 등이 등장한 지난 2003년 드래프트 이래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팀들 입장에서 미래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위에서 언급한 5개 팀 중 올랜도, 보스턴, 필라델피아가 시즌 개막 전부터 노골적으로 2014년 드래프트를 대비한 반면 밀워키와 클리브랜드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전력 보강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밑바닥 인생을 전전 중이다. 현재 그들은 각자의 사정이 어떻게 되었든 치열한 탱킹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동부 컨퍼런스 탱킹 레이스
밀워키 9승 40패 - 최근 10경기 2승 8패
올랜도 14승 37패 ? 최근 10경기 3승 7패/선두와 승차 4게임
필라델피아 15승 35패 ? 최근 10경기 2승 8패/선두와 승차 5.5게임
클리브랜드 16승 33패 ? 최근 10경기 2승 8패/선두와 승차 7게임
보스턴 17승 33패 ? 최근 10경기 3승 7패/선두와 승차 7.5게임
밀워키 9승 40패 - 최근 10경기 2승 8패
올랜도 14승 37패 ? 최근 10경기 3승 7패/선두와 승차 4게임
필라델피아 15승 35패 ? 최근 10경기 2승 8패/선두와 승차 5.5게임
클리브랜드 16승 33패 ? 최근 10경기 2승 8패/선두와 승차 7게임
보스턴 17승 33패 ? 최근 10경기 3승 7패/선두와 승차 7.5게임
밀워키가 승률 18.3%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랜도부터 보스턴까지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승차다. 5개 팀 모두 선수 구성상 딱히 반등을 노리기 힘들고, 탱킹을 방해할만한 특급 선수의 부상 복귀도 없기 때문에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함께 컨퍼런스 하위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변수가 있다면 클리브랜드의 선수단 개편이다. 시즌 포기 선언이 임박한 클리브랜드는 에이스 카이리 어빙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선수들을 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잠재적으로 밀워키의 가장 큰 라이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선수단보다 더 큰 문제인 구단주, 단장, 감독이 건재하기 때문에 패배를 쌓기 더욱 용이한 조건이다.
보스턴의 대니 에인지 단장은 노심초사 중이다. 리더 론도가 복귀한 후 첫 8경기에서 1승 7패에 그치며 안심했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연승을 수확했다.(상대가 라이벌들인 올랜도, 필라델피아라 더욱 속이 쓰렸다) 내심 드래프트 전체 1번 픽을 기대하는 입장에서 부상에서 복귀한 론도의 활약으로 팀이 자꾸 승리하면 곤란하다. 어쩌면 론도의 상품 가치를 바짝 끌어올린 후 트레이드 마감일 전에 처분할 수도 있다. 이미 오프 시즌에 폴 피어스를 브루클린 네츠로 보낸 에인지라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탱킹 파이브' 맞대결 성적
밀워키
vs 클리브랜드 1승 2패/보스턴 2승 1패/올랜도 2패/필라델피아 1승 1패
필라델피아
vs 보스턴 1승 1패/클리브랜드 1승 2패/올랜도 1승 1패/밀워키 1승 1패
클리브랜드
vs 밀워키 2승 1패/보스턴 2패/올랜도 2승/필라델피아 2승 1패
올랜도
vs 밀워키 2승/보스턴 1승 3패/클리브랜드 2패/필라델피아 1승 1패
보스턴
vs 밀워키 1승 2패/올랜도 3승 1패/클리브랜드 2승/필라델피아 1승 1패
서로간의 맞대결 성적도 무척 중요하다. 맞대결에서 1패를 추가하면 승차를 2배로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고 물리는 상성도 흥미롭다. 밀워키는 맞대결에서 무난하게 패배를 추가했지만 유독 보스턴전에서 경기력이 좋았다. 반면 보스턴은 올랜도와 클리브랜드를 상대로 쓸데없이 좋은 경기를 했다. 올랜도는 밀워키에게 전승을 거두면서 선두 추격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클리브랜드의 경우 본격적으로 탱킹 레이스에 참전한 만큼 남은 맞대결에서 밸런스 조절에 신경 써야 하는 처지다.
필라델피아는 시즌 초반 강팀들을 연거푸 잡으며 팀 프런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12월부터 본격적인 패배 사냥에 나선 끝에 초심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핵심은 최선을 다하며 패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무턱대고 지는 경기를 하다보면 어린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사로잡힐 위험이 크다. 4쿼터 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치다 승부처에서 아깝게 지는 쪽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접전 승부 패배를 통해 승부 근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는 다음 시즌 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탱킹에도 나름 철학이 있는 셈이다.
시즌이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각 팀들은 30~32경기 내외의 잔여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트레이드 마감일, 부상 등 각종 변수를 넘어 어떤 팀이 탱킹 레이스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여부를 지켜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