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미운 오리' 박다정이 3점슛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나고 있다. 시즌 3점슛 성공률은 47.7%에 달하며 최근 11경기 연속 3점슛을 성공 중이다.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지난 9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OK저축은행 읏샷과 경기에서 69-64로 승리했다. 

박다정은 이날 19분 52초 동안 6점을 올렸다. 6점 모두 3점슛이었으며 이날 3점슛 성공률은 50%(2/4)에 달했다. 박다정의 시즌 3점슛 성공률은 47.7%(21/44)로 더 올랐다.

올시즌 기록한 103점 중 63점이 3점슛으로 올린 득점이다. 득점에서 3점슛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1%에 달한다. 3점슛 스페셜리스트. 이 정도면 '클레이 다정'이라는 수식어도 아깝지 않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미운 오리 새끼’였던 박다정은 올시즌 우리은행으로 이적해 백조로 거듭났다.

고교 시절 타고난 득점기계로 이름을 떨치며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생명에 전체 1순위로 입단했으나 박다정은 좀처럼 프로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두각을 드러냈으나 1군 무대에서 활약은 미미했다. 그는 여러 팀을 전전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렇게 “이곳에서 마저 안 되면 끝”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어렵사리 정착한 곳이 바로 지금의 우리은행. 그는 지난 여름 선수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은 ‘우리은행 표 비시즌’을 겪었다. 박다정을 지도한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는 수비 시 기본 스텝부터 슛 자세까지 모두 뜯어고쳤다. 

 

노력은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이 악물고 고된 여름을 버텨낸 그는 반쪽 자리 선수에서 진짜 선수가 됐다.

올시즌 박다정은 팀이 치른 19경기에 모두 출전해 핵심 식스맨으로 활약 중이다. 올시즌 19경기에서 103득점을 기록한 그의 8시즌 통산 득점은 207점. 올시즌에만 올린 득점이 지난 7년 동안 올린 것과 비슷하다. 

3점슛 기록은 더욱 특별하다. 박다정의 프로 통산 3점슛 성공 개수는 32개(32/108 성공률 29.6%). 그 중 올시즌 기록한 것이 21개(21/44 성공률 47.7%)다. 

박다정의 활약이 더 대단한 이유는 꾸준함에 있다. 박다정은 지난 12월 2일 KEB하나은행전을 시작으로 1월 9일 OK저축은행전까지 11경기 연속 3점슛을 성공하고 있다. 현재 리그에서 11경기 연속 3점슛을 기록 중인 선수는 박다정을 포함해 단 2명 밖에 없다. 나머지 한 명은 같은 팀의 박혜진(19경기)이다. 

그러나 ‘리그 에이스’ 박혜진과 식스맨 박다정의 팀내 위상은 분명 다르다. 박다정의 3점슛 시도 개수는 경기당 2.3개에 불과하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꾸준함을 증명해내고 있다.

이에 대한 박다정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다른 것보다는 슛에 더 자신이 있기는 하다. 어릴 때부터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 슛이었다”라고 말했다.

기록의 비결에 대해서는 “나는 언니들 덕분에 오픈 찬스에서 던질 때가 많다. 편하게 던지기 때문에 잘 들어가는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 뒤 ”(박)혜진 언니가 더 대단하다. 집중 견제 속에서도 올시즌 전 경기에서 3점슛을 성공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선배의 기록을 치켜세웠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29승 6패로 1위를 차지했으나 3점슛 성공률은 29.72%로 3위에 그쳤다. 그러나 올시즌 우리은행의 3점슛 성공률은 33.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박다정은 47.7%로 팀내 1위를 기록 중이다. ‘은혜 갚은 오리’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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