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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명가' 시카고 불스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루키=이동환 기자] 시카고 불스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제대로 된 기회도 받지 못한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을 뜬금없이 경질한 데 이어, 이번엔 짐 보일런 신임 감독과 선수단 간의 갈등이 크게 불거졌다. 90년대의 영광이 무색하게도 시카고는 아직도 헤매는 중이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시카고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모든 기록은 12월 19일 기준)

*본 기사는 루키더바스켓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프레드 호이버그는 정당하게 경질됐나?

지난 12월 3일 누구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감독 경질 소식이 전해졌다.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이 시카고 불스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는 뉴스였다. 개막 초반 클리블랜드가 터런 루 감독을 경질한 이후 올시즌 두 번째 감독 경질 소식. 호이버그 감독을 해고한 후 시카고는 다음 행동에 나섰다. 2015년부터 어시스턴트 헤드코치로 일하고 있었던 짐 보일런 코치를 감독 대행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굉장히 빠른 움직임이었다.

호이버그 감독이 경질되던 시점에 시카고의 성적은 엉망이긴 했다. 당시 시카고는 5승 19패를 기록하며 동부지구 19위, 리그 전체 28위에 머물고 있었다. 성적 자체만 놓고 보면 호이버그 감독 경질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당시 시카고가 처해 있었던 상황이다. 시즌 전부터 시카고는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로리 마캐넌이 트레이닝 캠프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시즌 개막 후에는 크리스 던, 바비 포티스가 부상을 당했다. 덴젤 발렌타인은 발목 부상을 안고 있었다.(결국 발렌타인은 시즌-아웃됐다)

이런 상황에서 호이버그 감독은 자신의 농구 색깔을 정상적으로 내기 어려웠다. 잭 라빈, 자바리 파커는 수비에서 늘 구멍이었고 웬델 카터 주니어는 이제 막 NBA 코트를 밟은 어린 루키에 불과했다. 저스틴 할러데이, 라이언 아치이아코노 등은 리그 평균 이하의 선수였다. 시카고의 부진은 사실 감독의 책임이라기보다는 로스터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제로 이후에도 시카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카고는 호이버그 경질 후 7경기에서 2승 5패를 기록했다. 시카고는 피닉스와 함께 리그 공동 꼴찌로 내려가 있다.(1월 9일 기준으로도 시카고는 동부 13위, 리그 26위에 머물고 있다.)

호이버그 감독이 부임한 것은 2015년이었다. 탐 티보도 감독(현 미네소타)의 뒤를 이어 시카고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호이버그 감독은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로 큰 성공을 거둔 상태였다.

하지만 호이버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시카고는 단 한 번도 그에게 매력적인 로스터를 구성해주지 못했다. 첫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에는 티보도 시절의 로스터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2016-2017시즌도 개막을 앞두고는 뜬금없이 라존 론도와 드웨인 웨이드를 영입했다. 둘 모두 호이버그 감독이 원하는 스페이싱 농구에 적합하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2017-2018시즌에는 시카고는 ‘전략적 탱킹(?)’을 선택했다. 그리고 2018-2019시즌에는 개막 후 한 달 반 만에 경질됐다. 호이버그 감독에게 제대로 된 기회가 있었는지조차 의문이다.

최근 시카고는 감독들과 불편하게 결별하고 있다. 비니 델 니그로 전 감독은 존 팩슨 사장과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있었으며, 탐 티보도 감독은 시카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공개적으로 시카고 프런트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번에 경질된 호이버그 감독의 경우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경질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상황. 시카고의 계속되는 부진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정말 선수들과 감독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강압적인 짐 보일런 신임 감독과 선수단의 갈등

이제 호이버그는 팀을 떠났다. 하지만 이후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짐 보일런 신인 감독이 선수단과 큰 갈등을 벌인 것이다.

지난 12월 8일이었다.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시카고는 56점 차 패배를 당했고, 이 경기가 끝난 후 가진 미디어 인터뷰에서 보일런 감독은 다음 날 강도 높은 팀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보스턴전이 백투백 일정의 두 번째 경기이자, 4일간 3번째 경기 일정이었다는 사실이다. 인터뷰에 놀란 시카고 베테랑 선수들이 보일런 감독을 직접 찾아가 다음날 훈련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고, 선수단의 피로도가 높으니 훈련은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보일런 감독의 반응은 ‘No’였다.

그날 밤부터 시카고 선수들은 불만 쌓인 문자들을 끊임없이 주고 받았다. 다음 날 아침까지 선수들 사이에는 문자가 오갔고, 결국 시카고 선수들은 훈련을 보이콧했다. 또한 선수들끼리의 미팅과 코치들과의 미팅을 열어 최근 보일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팀 운영에 대해 ‘너무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사실 그럴 법도 했다. 이 사건 전부터 시카고 선수들은 보일런 감독의 강압적 태도에 크게 지쳐 있었다. 보일런 감독은 정식 감독 부임 후 일주일 동안 3번이나 선수들에게 두 시간 반 이상의 훈련을 강제로 시켰다. 이 훈련에는 군대식 팔굽혀펴기와 달리기 훈련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현지 취재 기자들이 묻자 보일런 감독은 “체력을 아끼는 것이 팀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매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그리고 보스턴전이 끝난 후 보일런 감독은 일반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백투백 일정 다음 날에 또 다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카고 선수들이 크게 들고 일어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야후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한 시카고 선수는 보일런 감독의 강압적인 태도와 훈련 방식에 대해 “프로선수가 아니라 고등학교 선수가 된 기분이다”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보스턴전 패배 후 보일런 감독은 패배로 크게 상심해 있는 선수들에게 곧바로 경기 영상을 다시 보게 했다고 한다. NBA에서는 일반적으로 패한 경기의 영상 분석 미팅은 경기가 끝난 다음 날에 가지는 것이 관례다. 선수들의 기분을 고려해서다. 하지만 보일런 감독은 이런 부분을 모두 무시하고 시카고 선수들을 대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전 이전에도 보일런 감독은 선수들에게 실책을 저지르는 영상과 수비 리바운드를 실패하는 영상을 돌려보게 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비디오 미팅’이 아니라 ‘비디오 훈계’다.

경기 시작 후 주전 선수 5명을 질책성으로 한꺼번에 교체해버리는 사건도 있었다. 이에 대해 현지 기자들이 묻자 보일런 감독은 “나는 샌안토니오에서도 코치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그렉 포포비치 감독도 5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일이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어떤 선수도 이에 대해 토를 달지 않았다”라고 대답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시카고의 한 선수는 보일런 감독의 이 코멘트에 대해 “그는 포포비치가 아니다”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시카고 선수단과 보일런 감독의 심리적 거리가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일런의 시카고는 달라질 수 있을까?

어쨌든 보일런 감독과 선수단의 갈등은 어느 정도 해결됐다. 미팅을 주도했던 잭 라빈과 저스틴 할러데이는 “솔직하게 얘기를 나눴다. 미팅 결과에 만족한다”라고 밝힌 상황. 이제는 다시 코트 위 경기력에 집중할 때다.

하지만 이후에도 시카고의 행보는 여전히 위태롭다. 새크라멘토에 19점 차 대패를 당하더니 12월 18일에는 오클라호마시티에 25점 차 패배를 당했다. 수비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공격성을 잃어버린서 시카고는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보일런 부임 후 치른 첫 7경기에서 시카고가 10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는 12월 8일 오클라호마시티전 뿐이었다.

물론 호이버그 경질 전부터 시카고는 득점대가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득점 빈곤을 보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당시와 달리 현재의 시카고는 핵심 선수들이 모두 코트로 돌아온 상황. 다득점 트렌드가 거센 이번 시즌에 현재 시카고 로스터로 100득점도 기록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라빈이 발목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시카고의 득점 빈곤과 눈 뜨고 보고 힘든 경기력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시카고는 올시즌을 앞두고 ‘탱킹 탈피’를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잭 라빈을 4년 8,000만 달러에 붙잡았고 FA 시장에 나와 있던 자바리 파커도 2년 4,000만 달러(1+1 계약)에 영입했다.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빅맨 유망주 웬델 카터 주니어도 데려왔다. 로스터 이름값만 보면 건강한 시카고는 절대 동부지구 꼴찌에 머물 팀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지금 시카고는 ‘그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

과연 시카고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일단 지금 시카고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다. 바로 조금이라도 더 많이 승리해 하위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사진 = 펜타프레스 제공, NBC스포츠 캡쳐

이동환 기자  ldh2305@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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