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각 팀별로 NBA 2013-14시즌 일정을 절반가량 소화한 가운데 서서히 먹이 사슬 최상위권에 위치하는 팀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34승 9패/전체 1위), 마이애미 히트(32승 12패/전체 4위)가 2강을 형성한 가운데 서부 컨퍼런스의 경우 오클라호마시티 썬더(36승 10패/전체 2위), 샌안토니오 스퍼스(33승 11패/전체 3위)가 각각 1~2위에 위치해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서부는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33승 12패/전체 5위), L.A. 클리퍼스(32승 15패/전체 6위)가 2위 샌안토니오를 각각 0.5게임, 2.5게임 차이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최종 성적을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아무래도 러셀 웨스트브룩 없이도 잘 나가고 있는 오클라호마시티와 완벽한 ‘시스템 농구’가 장착된 샌안토니오를 호흡이 긴 정규 시즌에서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전체 승률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BIG 4’ 팀들의 맞대결 상성은 어떻게 될까? 이미 맞대결을 치른 팀들이 있는 반면 오클라호마시티와 마이애미처럼 아직 진검 승부를 겨루지 않은 팀들도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맞대결 성적을 참고삼아 이번 시즌 우승 도전 구도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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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페이서스
vs BIG 4 ? 총 4경기 2승 2패/홈 1승 원정 1승 2패
vs 마이애미 홈 1승 원정 1패
vs 샌안토니오 원정 1승
vs 오클라호마시티 원정 1패
 
인디애나는 ‘BIG 4’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시즌 홈 승률 1위(21승 1패)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미 서부 원정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시즌부터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마이애미와의 홈 맞대결 4승 1패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남은 홈경기들에서 모두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우선 마이애미와는 확실히 상성에서 앞선다. 비록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3승 4패로 패퇴했지만 인사이드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고, 큰 경기를 소화한 어린 선수들의 경험치가 누적되었다. 또한 랜스 스티븐슨의 가파른 성장으로 인해 더 이상 백코트 전력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 그리고 대니 그레인져, 루이스 스콜라가 벤치에 추가되면서 전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괜히 마이애미의 3연패 도전에 있어 인디애나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지난 12월에 있었던 샌안토니오와의 원정 대결에서는 4쿼터 초반에 가비지 타임을 만들었을 정도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빅 3’와 카와이 레너드가 모두 출전한 샌안토니오에 전력 누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특히 최적화된 상성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웨스트-로이 히버트 인사이드 콤비가 32득점 18리바운드 7어시스트 3블록슛을 기록해 팀 던컨-티아고 스플리터 조합을 압도했다. 에이스 폴 조지가 레너드와의 매치업에서 완승을 거뒀던 부분도 플러스 요인이다.
 
역시 12월에 있었던 오클라호마시티 원정에서는 118-94로 완패를 당했다. 폴 조지가 32득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무려 62점을 합작한 케빈 듀란트-러셀 웨스트브룩 콤비를 막을 수 없었다. 리그에서 가장 에너지 레벨이 높은 콤비인 듀란트&웨스트브룩 조합은 인디애나의 짠물 수비로도 억제하기 힘들었다. 변명을 하자면 지옥의 서부 원정 6연전을 치르는 와중에 샌안토니오와 맞대결을 펼친 후 백투백(back-to-back)으로 오클라호마시티 원정을 소화했다. 오클라호마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4월 14일 경우 반대로 인디애나 쪽의 일정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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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히트
vs BIG 4 ? 총 3경기 2승 1패/홈 2승 원정 1패
vs 인디애나 홈 1승 원정 1패
vs 오클라호마시티 전적 없음
vs 샌안토니오 홈 1승
 
‘르브론 vs 듀란트’ 매치업이 초미의 관심사를 모으고 있는 오클라호마시티와의 맞대결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아직 서부 강팀들과 원정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인디애나와의 잔여 일정인 홈/원정 각각 1경기를 나눠 가진다고 가정한다면 결국 오클라호마시티와의 맞대결 2경기 결과에 따라 강팀 상대 승률이 결정될 전망이다.
 
인디애나와의 맞대결은 노림수인 그렉 오든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만약 오든이 건강하게 20분 정도 출전 시간을 소화해 ‘진격의 히버트’를 막아준다면 의외로 쉽게 상성을 극복할 수도 있다. 다른 변수라면 스티븐슨의 존재다. 스티븐슨이 각각 부상과 노쇠화로 수비가 둔해진 드웨인 웨이드와 레이 알렌을 상대로 날뛴다면 기존에 우위를 가져갔던 백코트 상성이 깨질 위험이 존재한다.
 
에너지 레벨에서 큰 차이가 나는 샌안토니오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크리스 보쉬가 상대 수비 로테이션의 미세한 약점을 사정없이 파고들고 있다. 지난 시즌과 똑같은 파이널 대결이 성사되더라도 결국 7차전 승부의 승자는 마이애미가 될 것이다.
 
오클라호마시티와의 맞대결은 무척 흥미롭다. 듀란트의 최근 기세라면 마이애미의 살인적인 협력 수비는 물론 매치업 르브론까지 극복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만큼 존재감이 대단하다. 지난 시즌에 비해 일선 압박이 다소 부실해진 점도 변수다. 만약 웨스트브룩과 레지 잭슨의 백코트 콤비가 100%의 몸 상태로 맞대결에 임한다면 불리한 쪽은 마이애미다. 마이애미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라면 경기 내에서 변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승부처 임기응변에서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상대 스캇 브룩스에 비해 훨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실을 잊으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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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 스퍼스
vs ‘BIG 4’ 총 5경기 5패/홈 3패 원정 2패
vs 마이애미 원정 1패
vs 오클라호마시티 홈 2패 원정 1패
vs 인디애나 홈 1패
 
샌안토니오는 시즌 7할 승률 이상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충격적인 7전 전패를 당하고 있다. 딱히 맞대결에서 부상 선수로 인한 전력 누수가 발생했던 것도 아니다.(레너드와 스플리터가 결장한 경기가 있지만 팀 던컨,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의 ‘BIG 3’는 건재했다) 이는 철저하게 분업화된 ‘시스템 농구’가 명확한 약점이 있는 중하위권 팀들과의 대결에서 강점을 발휘한 반면 전력이 탄탄한 강팀들에게는 통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우선 오클라호마시티에게 3전 전패를 당했다. 듀란트에게 3경기 평균 31.3득점을 허용했고, 리바운드에서 열세였다. 상대가 맞대결에서 더 많은 공격 기회를 가져가고 있는 점도 문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승부처 해결 능력에서 ‘BIG 3’에 비해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의 존재감이 더 크다. 최전성기에 진입한 상대 에이스들과 비교해 샌안토니오 ‘BIG 3’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디애나의 경우 상대가 벤치 전력을 대거 보강하면서 비교 우위점이 사라졌다. 샌안토니오의 장점은 주전과 벤치간의 적은 전력 차이다. 48분 내내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시스템 농구’의 기본 작동 원리인 셈이다. 그러나 인디애나 역시 강력한 주전 라인업에 더해 그레인져, 스콜라로 대표되는 벤치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결국 주전 대결에서 밀렸을 때 이를 벤치 싸움에서 만회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마이애미와의 맞대결은 지난 시즌 파이널 6차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뒀어야 했다. 알렌의 극적인 3점포가 터진 그 순간, 더 이상 샌안토니오가 마이애미를 잡을 기회는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간은 샌안토니오 노장들의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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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시티 썬더
vs ‘BIG 4’ 총 4경기 4승/홈 2승 원정 2승
vs 샌안토니오 홈 1승 원정 2승
vs 인디애나 홈 1승
vs 마이애미 전적 없음
 
오클라호마시티는 현재까지 성적만 놓고 본다면 최상위권 먹이 사슬의 정상에 있다. 무엇보다 서부 컨퍼런스 라이벌들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수월하게 파이널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입장이다. 유일하게 맞대결에서 열세인 포틀랜드(맞대결 1승 2패)와 플레이오프 7차전 승부를 펼친다면 누적된 경험과 함께 에이스의 승부처 지배력에서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샌안토니오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2시즌 전에 펼쳐졌던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 4승 2패로 승리한 경험이 있고, 당시와 비교해 오클라호마시티 주축 선수들의 성장이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최근 맞대결에서 서지 이바카가 매치업 던컨을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파커의 경기 캐리(carry) 능력은 지난 23일에 있었던 맞대결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감안한다면 지노블리에 의한 변수 역시 크지 않다.
 
인디애나는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특히 인사이드 전력에서 크게 열세다. 이바카는 웨스트 같은 타입의 매치업에서 강점을 발휘하기 힘들며 켄드릭 퍼킨스와 스티브 아담스 역시 히버트를 제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서는 부분이라면 역시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의 원투 펀치다. 상대 에이스 폴 조지와 X-factor가 될 수 있는 스티븐슨은 경기별 기복이 심한 편이다.
 
마이애미와의 경기는 결국 ‘듀란트 vs 르브론’의 에이스 대결 결과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시즌 전 파이널 시리즈에서는 마이애미가 압승을 거뒀지만 당시와 비교해 듀란트가 더욱 성장한 반면 르브론은 그대로다.(사실 르브론은 더 이상의 성장점이 무의미한 존재다) 그리고 당시 시리즈에서 오클라호마시티가 완패를 당했던 결정적인 패인 중 하나는 제임스 하든(現 휴스턴 로케츠)의 부진이었다. 웨스트브룩의 부상을 틈타 가파르게 성장한 잭슨이 얼마나 해줄 수 있을지 여부도 맞대결에서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
 
‘BIG 4’ 팀들의 정규 시즌 남은 맞대결 일정
1월 30일  마이애미 히트 vs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2월 21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vs 마이애미 히트
3월 7일  샌안토니오 스퍼스 vs 마이애미 히트
3월 27일  인디애나 페이서스 vs 마이애미 히트
4월 1일  인디애나 페이서스 vs 샌안토니오 스퍼스
4월 4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vs 샌안토니오 스퍼스
4월 12일  마이애미 히트 vs 인디애나 페이서스
4월 14일  인디애나 페이서스 vs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사진 제공 = ⓒ gettyimages/멀티비츠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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