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염용근 기자] 201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 앤써니 베넷의 입지가 사면초가다.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베넷의 D-리그 강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NBA 역사상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가 데뷔 첫 해에 D-리그로 강등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역사상 데뷔 첫 해에 D-리그 강등이라는 치욕을 겪은 가장 높은 드래프트 순번 선수는 2009년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2순위로 지명되었던 하심 타빗(現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다.
도대체 얼마나 활약의 저조하면 팀 내 정규 로테이션 포함은커녕 가비지 타임에서조차 활용하지 못해 D-리그 강등 얘기가 나오게 되었을까?
31경기 평균 10.4분 출전 2.4득점 2.2리바운드 FG 26.9% FT 59.1%
TS 31.9% eFG 28.7% ORtg 66 WS ?0.9
TS 31.9% eFG 28.7% ORtg 66 WS ?0.9
베넷의 2013-14시즌 기록이다. 보통 농구 선수를 기록으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 될 수도 있는 반면 그는 기록만으로 평가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66의 ORtg(오펜시브 레이팅)와 ?0.9의 WS(윈 쉐어)는 그가 코트에서 뛰는 시간만큼 팀 패배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NBA.COM에서 제공하는 슛 차트를 살펴보자. 시도 횟수 자체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한 눈에 코트 어디에서도 자신 있게 슛을 시도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도저히 트위너 포워드(3번과 4번을 동시에 소화)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외곽에서 전혀 슛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붙박이 4번으로 기용하기에는 수비와 리바운드 능력이 NBA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낮은 타점의 슛은 릴리즈까지 느려 도무지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높은 드리블과 미숙한 볼 핸들링로 인해 돌파 후 마무리 실력 역시 미덥지 못하다. 베넷은 정규 시즌 개막 후 첫 야투를 성공시키기 까지 16개의 슛을 실패했으며 그나마 상대 수비의 방해를 덜 받는 3점슛 8개를 시도해 단 하나도 적중시키지 못했다.
그렇다고 자유투 획득을 통해 팀 공격에 기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번 시즌 10분 이상 출전해 35% 이하의 TS%(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를 기록하고 있는 신인은 그와 필 프레시(보스턴 셀틱스) 단 두 명밖에 없다. 그나마 프레시는 포인트 가드 역할을 맡으며 경기 운영과 패싱에서 어느 정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비와 리바운드, 전술적인 움직임 역시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트위너 포워드가 실패하는 일반적인 공식인 3번을 상대하기에는 너무 느리고, 4번과 매치업 될 경우 파워와 높이에서 열세다. 보통 이런 선수는 슛이라도 정확해야 하지만 베넷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NCAA 시절 각광받았던 신체 조건과 스피드가 상위 리그인 NBA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앤써니 베넷 평균 10.4분 출전 2.4득점 2.2리바운드 WS ?0.9
제레미 파고 평균 9.6분 출전 2.9득점 0.8리바운드 WS ?0.8
조쉬 셀비 평균 8.5분 출전 2.3득점 0.5 리바운드 WS ?0.5
브리튼 존슨 평균 14.5분 출전 2.1득점 2.3리바운드 WS ?0.6
카림 러쉬 평균 11.5분 출전 3.0득점 1.2리바운드 WS ?0.7
제레미 파고 평균 9.6분 출전 2.9득점 0.8리바운드 WS ?0.8
조쉬 셀비 평균 8.5분 출전 2.3득점 0.5 리바운드 WS ?0.5
브리튼 존슨 평균 14.5분 출전 2.1득점 2.3리바운드 WS ?0.6
카림 러쉬 평균 11.5분 출전 3.0득점 1.2리바운드 WS ?0.7
이천년대 들어 데뷔한 신인들 중 그와 유사한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다. 파고와 존슨은 아예 드래프트에 지명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며 셀비는 2라운드 출신이다. 그나마 러쉬가 1라운드 출신이지만 전체 20순위 지명자로 1번 픽에 빛나는 베넷과는 출신 성분(?) 자체가 다르다. 만약 베넷이 파고와 존슨처럼 D-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면 좋은 성적을 기록해 NBA로 콜업될 수 있었을까? 현재 기량이라면 매우 부정적이다.
마이클 올로워캔디(L.A. 클리퍼스/1998년 전체 1순위)
평균 28.4분 출전 8.9득점 7.9리바운드 FG 43.1% ORtg 89 WS ?0.3
콰미 브라운(워싱턴 위저즈/2001년 전체 1순위)
평균 14.3분 출전 4.5득점 3.5리바운드 FG 38.7% ORtg 96 WS 0.8
앤써니 베넷
평균 10.4분 출전 2.4득점 2.2리바운드 FG 26.9% ORtg 66 WS ?0.9
평균 28.4분 출전 8.9득점 7.9리바운드 FG 43.1% ORtg 89 WS ?0.3
콰미 브라운(워싱턴 위저즈/2001년 전체 1순위)
평균 14.3분 출전 4.5득점 3.5리바운드 FG 38.7% ORtg 96 WS 0.8
앤써니 베넷
평균 10.4분 출전 2.4득점 2.2리바운드 FG 26.9% ORtg 66 WS ?0.9
이번에는 지난 30년 동안의 드래프트에서 최악의 1번 픽으로 꼽히는 올로워캔디, 브라운과의 비교다. 올로워캔디에게는 비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며 브라운 역시 베넷에 비해 훨씬 양호한 기록을 남겼다. 무엇보다 최소한 두 선수는 팀의 정규 로테이션에 포함되어 일정한 출전 시간을 보장 받았다.
베넷이 이번 시즌에 D-리그로 강등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체 1순위 선수를 데뷔 시즌에 강등시키는 것은 그를 지명한 구단이 ‘나는 바보다’라고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못하기로 소문난 클리브랜드 구단은 자신들의 잘못을 빠르게 인정한 후 개선책을 찾을 만큼 영리하지 못하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유망주들이 주로 참여하는 섬머 리그에서부터 다시 기량을 갈고 닦을 수밖에 없다. 이번 정규 시즌 코트에서는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차기 정규 시즌에서도 발전없는 기량으로 고전한다면 D-리그 강등은 물론 신인 계약 종료 후 곧바로 NBA 무대 퇴출이라는 철퇴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