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 황호재] 매 시즌마다 부상, 자기 관리 실패 등 많은 이유로 추락하는 선수들이 있다. 2013-14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한창 전성기를 누릴 나이에 기량이 하락한 선수들에는 누가 있을까? 루키에서 선정한 2013-14시즌 ‘MDP(Most Downgraded Player)’의 후보는 다음과 같다. (데뷔 15년차 미만 선수 기준)


1. 데론 윌리엄스 (브루클린 네츠)

통산 기록 : 경기당 평균 17.6득점 / 3.2리바운드 / 8.9어시스트 / 1.1스틸

2013-14시즌 기록 : 경기당 평균 13.6득점 / 2.2리바운드 / 6.9어시스트 / 0.9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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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2, 3년전 만해도 윌리엄스는 리그 베스트 포인트가드로 꼽혔다. 하지만 현재 그를 크리스 폴, 토니 파커 등과 동일선상에 두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상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윌리엄스는 발목, 손목 등 성한 곳이 없었다. 걸핏하면 부상과 수술, 치료의 반복이었다. 연이은 부상은 컨디션 저하와 슈팅 난조 등으로 이어졌고, 이것은 브루클린의 기대 이하 성적과 직결됐다.

고령화가 진행중인 케빈 가넷과 폴 피어스와 달리 윌리엄스와 브룩 로페즈는 아직 젊다. 이들의 예상치 못했던 부상은 제이슨 키드 감독을 코너로 몰았다. 1984년생인 윌리엄스에게 아직 반등의 기회는 남아있다. 하지만 팬들의 인내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크리스 폴과 대결할 때만 타오르는 윌리엄스가 아닌 꾸준하게 리그를 지배하는 윌리엄스를 원한다.

 

2. O.J 메이요 (밀워키 벅스)

통산 기록 : 경기당 평균 15.0득점 / 3.3리바운드 / 3.0어시스트 / 필드골 성공률 43.3%
2013-14시즌 기록 : 경기당 평균 13.0득점 / 2.7리바운드 / 2.4어시스트 / 필드골 성공률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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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J 메이요는 프로 데뷔하기 전에 오히려 지금보다 더 잘나갔다. 그는 10대의 어린 나이에 프로선수들도 하기 힘든 미국농구전문지 ‘슬램(SLAM)’의 표지를 장식했었다. 하지만 장래가 촉망받던 이 유망주는 현재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주축 선수에서 메이요는 2010-11시즌부터는 식스맨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지난 시즌 댈러스 매버릭스에서도 초반의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차츰 내려앉았다. 2013-14시즌 현재 메이요는 리그 최하위팀 밀워키 벅스에서 조차 주전에서 벤치로 밀려났다. 


물론 키식스맨 역할을 맡고 있지만, 데뷔 전 받던 큰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댈러스에서 현재 그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몬테 엘리스가 승승장구하는 모습과 대조돼 더욱 안타깝다.


3. 벤 고든 (샬럿 밥캐츠)

통산 기록 : 경기당 평균 15.6득점 / 2.6어시스트 / 필드골 성공률 43.2% / 3점슛 성공률 40.2%
2013-14시즌 기록 : 경기당 평균 13.0득점 / 2.4어시스트 / 필드골 성공률 35.7% / 3점슛 성공률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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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벤 고든을 기억하는가? 고든의 데뷔 시즌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는 NBA 역사상 유일하게 신인 시즌에 식스맨상을 수상했으며, 당시 식스맨이면서도 팀 내 시즌 총 득점 1위를 차지했다(고든은 이 시즌 82경기를 출전해 그 중 단 3경기만을 선발로 출전했다.). 에디 커리, 타이슨 챈들러, 루올 뎅, 커크 하인리히 등과 함께 시카고의 새 시대를 열어갈 기대주였다. 


그랬던 그의 지금 모습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고든은 작고 폭발적인 득점원이었지만 ‘좀 더 커진 앨런 아이버슨’이 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볼호그’, ‘난사쟁이’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었다. 지난 시즌 샬럿 밥캐츠에 합류한 후 근근히 유지했던 식스맨으로서의 입지도 이번 시즌에는 사라졌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리 수 평균 득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출전시간도 대폭 줄었다. 당초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어린 유망주들의 성장에 걸림돌일 뿐이다. 


그러면서도 이번 시즌 1,320만 달러(약 140억원)로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다. 즉 샬럿 입장에서 고든은 도움이 안돼서 빨리 집에 보내버리고 싶은 ‘말년병장’과 같은 존재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고든은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 한다. 물론 연봉의 대폭 삭감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4. 제럴드 왈라스 (보스턴 셀틱스)

통산 기록 : 경기당 평균 12.5득점 / 6.0리바운드 / 1.5스틸 / 0.9블록슛 / 자유투 성공률 71.1%
2013-14시즌 기록 : 경기당 평균  4.0득점 / 3.3리바운드 / 1.1스틸 / 0.2블록슛 / 자유투 성공률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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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라스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에너지 덩어리’ 그 자체였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포스(G-Force)'라는 별명은 이제 옛날 이야가기 됐다. 나이가 많아서 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한창 전성기를 달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32세이다. 고교 졸업 후 NBA에 뛰어든 탓이 경력이 긴 것이지 절대 초고령 선수가 아니다. 


2004-05시즌 샬럿 밥캐츠로 이적한 후 왈라스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샬럿 밥캐츠 창단 이래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으며 밥캐츠 소속으로 올스타 게임에 첫 출전한 역사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기량은 ‘롤러코스터’처럼 정점에서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 


2013-14시즌에 기회가 적었던 것도 아니다(그는 11월 한달 동안 6경기에서 30분 이상을 소화했다.). 그러나 단 3경기에서만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했다. 팀 후배 제프 그린의 폭발적인 플레이를 볼 때마다, 젊은 시절 왈라스의 모습을 떠올리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무상할 뿐이다. 



사진 제공 = 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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