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라멘토 킹스는 과연 '넥스트 오클라호마시티'가 될 수 있을까.
새크라멘토 킹스는 과연 '넥스트 오클라호마시티'가 될 수 있을까.
 
[루키 = 이승기] 2014년 새해에는 새크라멘토 킹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새크라멘토의 경기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킹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새크라멘토 슬립 트레인 아레나에서 열린 2013-14시즌 NBA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맞아 124-80, 43점차로 완승했다.
 
새크라멘토는 이날 승리로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최근 여섯 경기에서는 4승, 최근 10경기에서 6승째를 올렸다. 새크라멘토의 시즌 승률이 37.1%(13승 22패)에 불과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분명 고무적인 승리다.
 
물론 킹스는 아직 서부 컨퍼런스 14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역시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이 몰라보게 좋아지며 연이어 팬들에게 멋진 승부를 선사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어렵다.
 
킹스는 최근 강팀들과도 호각세로 싸우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2년 연속 챔피언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108-103으로 승리했으며 이달 8일에는 또 다른 우승후보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게 123-119, 신승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서부의 강호 휴스턴 로케츠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모두 승리를 따냈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약체팀은 확실하게 잡아내고 있다. 11일 올랜도 매직전에서는 103-83으로 낙승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킹스는 포지션별 교통정리가 안 돼 애를 먹었다. 포지션이 애매하거나 중복되는 선수들이 많아 로테이션의 효율성이 떨어지곤 했기 때문.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이릭 에반스를 내보낸 이유이기도 했다. 킹스가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2월, '루디 게이 트레이드' 직후였다.
하지만 아이재아 토마스와 혼선을 겪던 그레비스 바스케즈, 역할이 애매했던 척 헤이즈와 패트릭 패터슨,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던 존 샐먼스를 내보내고 루디 게이를 받아오면서 로스터가 정리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트레이드로 받아왔던 데릭 윌리엄스 또한 포워드들의 대거 이적으로 인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지머 프레뎃 또한 최근 들어 출전 시간이 늘어나자 조금씩 나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클 말론 감독은 킹스의 어린 선수들을 잘 다독이며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기회를 주는 특유의 로테이션으로 젊은 선수들의 경쟁을 자연스레 유도하고 있다.
 
또, 로스터 정리 후 선수들에게 명확하게 역할을 지시함으로써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악동 드마커스 커즌스는 팀의 기둥이 됐다. 게이는 보다 효율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아이재아 토마스는 역대 최고의 175cm 단신 선수가 될 기세다.
 
벤치의 역량 또한 강화됐다. 킹스의 벤치 멤버들은 최근 세 경기에서 평균 35.3점을 올리며 주전 선수들의 부담을 확실히 덜어주고 있다. 이날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49점의 벤치 득점을 올리며 상대의 혼을 쏙 빼놨다.
 
물론 아직 약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경기력이 일정하지 못하다. 경기별 기복은 물론 쿼터별 경기력 기복까지 심하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킹스는 지난 몇 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췄다. 어린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줄 아는 젊은 감독, 팀의 구심점이 될 선수들, 연고지 이전 문제로 시끄러웠으나 끝까지 믿고 기다려준 팬들까지 말이다. 우리가 새크라멘토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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