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 이승기] NBA 빅 마켓, 안녕들 하십니까?
 
1. 이번 시즌 불과 두 달만의 성적으로 수천 명의 팬들이 할말을 잃었습니다. 다른 팀도 아닌 뉴욕 닉스가 무너진 이유만으로 농구 팬들의 팬심(Fan 心)이 무장해제 된 것입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본인이 "탱킹(Tanking,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 한 시즌 내내 패하는 미필적 고의 행위)은 나쁜 DNA를 불러온다"며 고의 패배는 않겠다던 그 LA 레이커스가 서부 13위라니. 과거 제이슨 키드 감독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브루클린 네츠도 몰락할지 모르겠습니다.
 
LA 레이커스, 브루클린 네츠, 뉴욕 닉스는 모두 빅 마켓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고의 패배 의혹, NBA 사무국의 트레이드 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커미셔너의 마지막 임기인 지금이 과연 빅 마켓 위주로 돌아가는 NBA의 전성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드래프트 농사를 잘 짓은 뒤 알짜배기 트레이드를 통해 결국 우승후보로 올라섰고, 선수들이 부상으로 '먹튀'하여 고생했던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또한 드래프트로 키운 선수들을 중심으로 성공가도에 진입을 했습니다.
 
또, 만년 꼴찌 샬럿 밥캐츠와 토론토 랩터스도 플레이오프 사정권에 진입한 마당에 어찌 빅 마켓 팀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스몰 마켓이라 일컬어지는 연고지 팀들을 두고 세상은 인기도 없고 자금도 풍족하지 못한 구단, 신인도, 베테랑도 오기 꺼려하는 팀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2010년 'The Decision Show' 이후 영문도 모른 채 슈퍼스타가 떠난 빈 연고지를 지키고, 매 오프시즌을 전후하여 팀을 떠나가는 적잖은 선수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 받은 것이 우리 스몰 마켓 팀들 아니었나요?
 
우리는 NBA 리그의 비즈니스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리그 차원에서 도와주거나 스타급 선수들이 제 발로 찾아오지 않았기에 스몰 마켓 구단들이 스스로 자급자족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스몰 마켓 팀들이 빅 마켓 팀들을 압도하는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보스턴 셀틱스와 시카고 불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몰락의 길을 걷는 사이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스몰 마켓의 아이콘, 샌안토니오가 16년째 우승후보로 군림해도 문제 없으신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10연승을 내달려도 문제 없으신가, 혹시 '부상과 탱킹'이라는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것은 아닌지 여쭐뿐입니다.
 
만약 안녕하지 못하다면 "탱킹은 없다"고 선언한 피닉스 선즈 혹은 2007-08시즌 이후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출근도장을 찍는 애틀랜타 호크스를 본받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팀이 얼마나 큰 도시를 연고로 하고 있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빅 마켓,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일러스트 제공 = 루키 홍기훈 일러스트(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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