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마이애미 히트는 NBA 2013-14시즌 35경기를 소화한 현재 27승 8패를 기록, 동부 컨퍼런스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뉴올리언스 펠리컨즈와의 홈경기에서도 107-88로 완승을 거뒀다.
 
뉴올리언스와의 경기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단연 에이스 르브론 제임스였다. 32득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에 실책은 단 3개밖에 범하지 않았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야투 22개 중 13개를 적중시켰고, 3점슛 3개까지 곁들였다. 자유투 역시 백발백중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번 시즌 르브론이 거의 매 경기 뉴올리언스전처럼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기록을 살펴보자.
 
35경기 평균 36.2분 출전 25.5득점 6.7리바운드 6.5어시스트 1.3스틸
FG 58.9% 3P 41.0% FT 75.4%
 
커리어 대비 평균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누적 기록이 다소 감소한 반면 야투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은 모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야투 성공률의 경우 평균 15득점 이상 선수 중 리그 전체 1위, 3점슛 성공률은 동일한 기준으로 리그 전체 7위에 스몰 포워드 포지션에서 단연 1위다.
 
그렇다고 시도수가 적은 것도 아니다. 르브론은 경기당 평균 15.9개(리그 전체 20위)의 야투를 던지고 있으며 3점슛 역시 평균 3.4개로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여기에 평균 7.1개의 자유투를 획득(리그 전체 7위)하면서 그는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개별 선수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각종 기록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TS% 66.9%(리그 전체 4위, 평균 15득점 이상 선수 중 단연 1위)
eFG% 63.3%(리그 전체 7위, 평균 15득점 이상 선수 중 단연 1위)
오펜시브 레이팅(ORtg) 122(리그 전체 6위, 평균 15득점 이상 선수 중 4위)
PER 29.2(리그 전체 2위)
윈 쉐어(WS) 7.2(리그 전체 2위)
 
우선 자유투에 가산점을 부여해 계산하는 트루 슈팅 %에서 레귤러 선수 중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커리어 평균 TS%인 57.8%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 또한 3점슛에 보정을 가한 eFG%에서 커리어 평균인 52.7%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특히 3점슛의 경우 과거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르브론의 약점 중 하나였다. 신이 주신 재능에 더해 그가 얼마나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소속 팀이 100번의 공격을 시도할 경우 개별 선수의 득점 생산 기대치를 나타낸 오펜시브 레이팅에서는 역시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크리스 폴(L.A. 클리퍼스)과 케빈 듀란트(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 비해 다소 뒤처진다. 이는 아무래도 포인트 가드 포지션인 폴, 그리고 러셀 웨스트브룩의 부상 아웃으로 인해 공격 기회를 거의 독점(물론 반강제적이다)하고 있는 듀란트와는 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별 선수의 분(分)당 생산력을 나타낸 PER(Player Efficiency Rating)와 승리 공헌도를 측정한 윈 쉐어(WS)에서는 모두 듀란트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역시 듀란트와 다른 팀 상황이 순위 차이를 만들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듀란트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놀라운 효율성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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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역대 전설적인 선수들과 슈팅 효율성을 비교해보자.

월트 챔벌레인  1966-67시즌 24.1득점 FG 68.3% TS 63.7% eFG 68.3%
카림 압둘자바  1979-80시즌 24.8득점 FG 60.4% TS 63.9% eFG 60.4%
케빈 맥헤일     1986-87시즌 26.1득점 FG 60.4% TS 65.5% eFG 60.4%
찰스 바클리     1989-90시즌 25.2득점 FG 60.0% TS 66.1% eFG 66.1%
샤킬 오닐        2004-05시즌 22.9득점 FG 60.1% TS 58.3% eFG 60.1%
르브론 제임스  2013-14시즌 25.5득점 FG 58.9% TS 66.9% eFG 63.3%
*평균 30분 이상 출전, 20득점 이상, eFG 60%/TS 58%/FG 58% 이상 기준
*바클리와 맥헤일은 기록이 가장 좋은 시즌
 
이번 시즌 르브론의 슈팅 효율성은 시대를 지배한 선수들과 비교해 봐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놀라운 부분은 MVP급 선수가 커리어를 통틀어 단 한 번도 달성하기 힘든 위의 기록을 바클리는 3회, 맥헤일은 2회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챔벌레인과 오닐은 3점슛을 전혀 시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괴물 같은 eFG%를 기록했다. 최소한 슈팅 효율성에서 만큼은 현재의 르브론이 전설들과 비슷한 반열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르브론이 슈팅에서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페인트존 마무리 실력이다. 이번 시즌 돌파 또는 컷인을 통해 페인트존 내에서 야투를 시도했을 때 299개 중 223개를 적중시켜 성공률 74.1%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리그 전체 선수들 중 단연 1위다.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세컨트 찬스 득점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로 트럭’ 니콜라 페코비치(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성공률이 54.4%, no.1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휴스턴 로케츠)가 59.6%임을 감안한다면 르브론이 얼마나 탁월한 마무리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 될 부분은 르브론이 스몰 포워드 포지션이라는 점이다. 동 포지션에서 각각 평균 득점 1~2위를 달리고 있는 듀란트, 카멜로 앤써니(뉴욕 닉스)와 비교해 보자.
 
르브론  평균 25.5득점 페인트존 성공률 74.1% 시도 299회
듀란트  평균 29.5득점 페인트존 성공률 60.5% 시도 279회
앤써니  평균 26.3득점 페인트존 성공률 53.1% 시도 230회
 
결국 농구는 림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슛을 시도할 경우 성공률이 높아진다. 물론 듀란트와 앤써니의 중거리 점프 슛과 3점슛이 르브론에 비해 정교하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단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득점하고 있는 선수가 르브론이라는 점은 분명한 셈이다. 그것도 자신보다 신체 조건이 좋은 상대 빅맨들의 수비를 극복하고 놀라운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그는 전통적인 스몰 포워드 포지션의 경계를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 최고 선수인 마이클 조단은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이상의 것들을 경기 내에서 만들어냈다. 또한 패트릭 유잉, 매직 존슨, 래리 버드 등은 숫자로는 결코 완벽하게 기록할 수 없는 플레이들을 실제 경기에서 선보였다. 숫자놀음이 실제 플레이의 위대함을 가리는 경우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허나 분명한 사실은 이번 시즌의 르브론은 숫자가 표현하는 만큼의 활약을 실제 코트 내에서 완벽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 그가 앞서 언급한 선수들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영광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시즌 만들어내고 있는 기록 자체는 전혀 과장되지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다.
 
사진 제공 = ⓒ gettyimages/멀티비츠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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